골목이 좋다 9

                                     최충산

 

아무도 같이 가는 이 없다
돌아드는 끝까지
웬 늙은이 하나만 걷고 있다
꼭꼭 잠겨 있는 대문들
문 여는 이도 없다
다 어디로 갔을까
저쪽에서 오는 이도 없다

돌아드니 그 길에도
가는 이가 없다
다 큰길로 만 가고
번쩍 거리는 곳으로 만 가고

인생 골목은 외길
끝이 없는 외길
진리의 새벽 별 안고
좁은 길 가는 이 드물구나

오늘도 골목을 가며
천산산맥 너머
드넓은 바다 바라본다

 

최충산 목사, 예장합동 개금교회를 은퇴하고 경남 고성에서 바이블학당을 운영하며 시인으로 작품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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