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배 교수의 구약이야기(67) - 아가서 (2)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그리스도대 구약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부회장 KC대 전 총장

“나의 누이, 나의 신부야 네가 내 마음을 빼앗았구나 네 눈으로 한 번 보는 것과 네 목의 구슬 한 꿰미로 내 마음을 빼앗았구나”(아4:9)

 

구약 성경 중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하나님 사랑을 보여주는 책이 아가서이다. 사랑 이야기만큼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을까. “나의 누이, 나의 신부야 네 사랑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 네 사랑은 포도주에 지나고 네 기름의 향기는 각양 향품보다 승하구나”(아4:10). 아가서는 인간의 존재가 사랑하고 사랑받고, 또 사랑을 표현하는 존재인 것을 말하고 있다. “내 사랑 너는 어여쁘고도 어여쁘다 너울 속에 있는 네 눈이 비둘기 같고 네 머리털은 길르앗 산기슭에 누운 무리 염소같구나”(아4:1). 인간이 사랑할 때만큼 기쁜 때는 없다. 아가서는 그 사랑을 온갖 고대 시대의 아름다운 것, 귀한 것으로서 표현하고 있다. 육체적 사랑, 물리적 사랑에서부터 영적 사랑의 신비까지 알레고리적으로 해석함으로써 구약 성경의 정경으로 들어올 수 있었던 책이다.

아가서의 배경은 결혼 축하 노래로 성경 시대에 결혼식 날, 여러 날 노래하며 춤추고 놀면서 불렀던 사랑 노래이다. 신랑과 신부의 관계에서 불렀던 사랑 노래이다(아가4:9절 이하; 1:2절 이하; 2:4절 이하). 현대 아라비아 노래들 속에서 신랑이 왕으로 표현되고 심지어 솔로몬 왕과 비교되고 있다(아1:4, 12; 3:11; 6:8절 이하; 8:11절 이하). “시온의 여자들아 나와서 솔로몬 왕을 보라 혼인 날 마음이 기쁠 때에 그 모친의 씌운 면류관이 그 머리에 있구나”(아3:11). 그리고 아마도 술람미 여인은 신부를 왕의 딸로서, 즉, “솔로몬에게 속한”(아6:13절 이하) 왕의 딸로서 묘사한다. 술람미 여자는 신부를 왕의 딸과 같은, 공주와 같은 존재로 보며 애칭으로 부른다. “돌아오고 돌아오라 술람미 여자야 돌아오고 돌아오라 우리로 너를 보게 하라”(아6:13). 신부들을 술람미 여인이라고 부르는 고대인들의 풍습이라는 것이다(쉬미트). 신랑은 솔로몬, 신부는 술람미라는 것이다.

An illustration, 'The Song of Songs,' by William Russell Flint (1880-1969)

오늘 우리는 영적 관계 속에서 이 솔로몬과 술람미를, 신랑 예수 그리스도와 신부 성도와 교회 관계로 보며 아가서의 사랑 이야기는 곧 하나님의 사랑과 그리스도 예수의 십자가 사랑으로 본다.

신부의 매력적 사랑의 모습은 특이하게 표현되고 있다. “내 사랑아 너의 어여쁨이 디르사 같고 너의 고움이 예루살렘 같고 엄위함이 기치를 벌인 군대 같구나”(아6:4). “나의 사랑하는 자는 희고도 붉어 만 사람에 뛰어난다(신랑)”(아5:10). 사랑의 표현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비교와 비유, 암시로 가득차서 포도원과 정원이 여자의 상징이 되고(아2:15; 4:12), 성적 즐거움을 표현하는 말로 모여서 먹고 마시는 것으로 묘사된다(아4:16절 이하; 아8:2). “내 포도원을 내가 지키지 못하였구나”(아1:6). “나의 사랑하는 자는 내게 속하였고 나는 그에게 속하였구나”(아2:16). 여자는 놀랍게도 빈번하게 말한다. 때때로 남자가 말하고 경우에 따라 대화로 한다(아1:15 이하). “내 사랑아 너는 어여쁘고 어여쁘다 네 눈이 비둘기 같구나”(아1:15). 아가서는 고대인들이 자신들의 언어와 문화로 사랑을 표현하는 실제적 표현들을 볼 수 있다.

또한 아가서는 지혜문학의 용어를 사용해서 예술적이고 시적으로 하나님 사랑의 표현을 하고 있다. 사랑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인간의 사랑을 생각할 수 있다.

“겨울도 지나고 비도 그쳤고 지면에는 꽃이 피고 새의 노래 할 때가 이르렀는데 반구의 소리가 우리 땅에 들리는구나 무화과나무에는 푸른 열매가 익었고 포도나무는 꽃이 피어 향기를 토하는구나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아2:11-13).

이처럼 아름다운 사랑은 인간의 고귀한 존재 가치를 보여줌으로써, 거룩한 사랑을 할 때 인간은 인간일 수 있음을 보이며 아가서는 이것을 보게 된다. 사랑하는 것은 천국이라고 말하고, 허무한 것은 지옥이며, 인생은 연옥과 같은 고통 속에 살아가는 존재라고 볼 수 있다.

이 땅에서 우리가 천국을 살고 싶은가. 바로 아가서의 솔로몬이 되고 아가서의 술람미 여인이 되는 것이 바로 그러한 천국 삶을 사는 것이다. 더구나 그리스도 예수와 함께 살아가는 삶은 영원한 생명을 소유하며 천국 생활을 하는 영적인 연합의 삶이며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것이 천국 생활인 것이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몸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갈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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