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칼의 신앙적 고백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

나에게 파스칼하면 떠오르는 것은 어려운 수학 공식과 물리 시간에 배운 파스칼의 원리였다. 물론 그가 쓴 <팡세>라는 책이 있다는 것도, 그의 명언 중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는 말도 들어봤다. 하지만 파스칼은 나의 신앙의 영역과는 별개의 세상을 살았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 혹은 철학자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파스칼의 팡세』 (블레즈 파스칼/조병준 역/샘솟는기쁨)을 접하면서 ‘파스칼의 팡세’는 한 순례자의 복음의 증언인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는 위대한 신앙인들의 극적인 회심사건처럼 그의 운명을 완전히 뒤바꾼 신앙의 체험도 있었다. 그가 그의 팡세에서 “아우구스티누스는 기적이 없었다면 그리스도인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말한 것처럼, 팡세도 자신에게 찾아 온 ‘은혜의 불꽃’ 체험이 그를 완전한 그리스도인으로 변화시켰다. 그래서 그는 아우구스티누스에게 임한 기적을 자신에게도 허락하신 하나님을 증거 하는 일에 운명을 걸었을 것이다. 그의 체험은 같은 회심사건을 겪은 요한 웨슬리에게도 감동을 주었다.

이번에 『파스칼의 팡세』를 읽는 내내, 비록 39세의 짧은 삶을 살다갔지만 인류에게 남긴 엄청난 유산을 발견하였다. 세상은 그의 수학이나 물리학적 유산을 평가하지만, 기독교를 변증하는 그의 <팡세>는 앞서 파스칼이 인류에 남긴 그 어떤 유산과도 바꿀 수 없는 기독교의 귀중한 자산이다.

특별히 이번에 출판된 『파스칼의 팡세』(블레즈 파스칼/조병준 역/샘솟는기쁨)는 각 Part가 끝날 때 마다 QT를 나눌 수 있도록 준비했기 때문에, 성도들에게는 좋은 묵상집으로 설교자들에게는 설교에 영감을 주는 가이드북으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모임이나 그룹이 함께 나누기에도 유익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저자 - 블레즈 파스칼(Blaise Pascal, 1623~1662)

프랑스의 천재 수학자, 물리학자, 철학자. 1623년 클레르몽에서 태어났으며, 그가 여덟 살 때 자녀교육을 위해 파리로 이사한 아버지는 저명한 학자들과 토론하기를 즐겼고, 어린 파스칼이 들을 수 있도록 하였다. 당시 수학에 천재성을 보였으며, 열여섯에 ‘파스칼의 정리’를 포함하는 〈원뿔곡선론>을 발표하여 데카르트를 놀라게 하였다. 연구에 몰두하면서 건강이 나빠진 파스칼은, 신학자 생시랑의 저서를 읽고 교리의 논리적 일관성과 금욕주의에 매료되어 가족들에게 신앙을 권면한다. 아버지와 누나 질베르트를 개종시켰으며, 여동생 자클린은 더 깊이 신앙생활을 하게 된다. 1646년, 포르루와얄에 은둔하면서 신앙의 깊이를 더하게 된 파스칼은 <개종을 위한 기도>를 썼으며, <확률론>을 발표하였다. 1654년 11월 23일 밤,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게 된 파스칼은, 비로소 자신을 온전히 하나님께 내어 맡긴다.

1656년에 얀센주의자들에 대한 예수회의 비난이 격해지자, 그들을 위해 ‘시골 친구에게 쓴 편지’ 18편을 발표하기도 했으며 <그리스도교를 위한 변증>을 구상하고 심한 질병의 고통 중에도 집필을 계속하였으나, 1962년 사망하면서 미완성에 그친다. 이 단장들은 사후에 편집자에 의해 『팡세』로 출간되었다.

 

┃옮긴이 – 조병준

연세대학교 법학과 졸업. ㈜SK상사를 거쳐 ㈜정앤조 대표를 지냈고, 현재 감리교 신학대학원 M.div 과정을 마치고,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다. 번역서로는 『톨스토이 단편집- 빛이 있는 동안에 빛 가운데로 걸으라』,『기독교를 위한 변증-파스칼의 팡세』,『본훼퍼의 선데이』가 있다. 특히 이 책 『파스칼의 팡세』는 기독교를 위한 변증 342편을 주제별로 가려 뽑아 새번역 하였고, 각 주제마다 묵상글을 통해 독자와 함께 나누고 있다.

 

옮긴이의 말 | 팡세, 기독교 변증을 위하여 _6

저자에 대하여 | 수학자이자 철학자, 파스칼의 하나님 _8

파스칼의 회심, 양피지의 기록 _17

Part 1 죄 ·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신 목적 _21

Part 2 인간 · 생각하는 갈대인가? _35

Part 3 은혜 · 관계를 회복하기 위하여 _67

Part 4 하나님 · 모든 것을 창조하시고 _75

Part 5 예수 · 그리스도 말씀이 육신이 되어 _87

Part 6 믿음 · 주의 증거에 향하게 하시고 _115

Part 7 그리스도교 · 사랑하도록 하시다 _133

Part 8 교회 ·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곳 _153

Part 9 예언 · 복음을 믿도록 할 뿐만 아니라 _163

Part 10 기적 · 의심의 여지가 없게 하심 _189

Part 11 성경 · 진정한 평안, 진리 _203

Part 12 사유 · 비로소 보이는 것이다 _227

블레즈 파스칼의 약력

 

┃책에서

 

Part 1 죄

1 한 남자가 감옥에 있다. 그는 자신에게 판결이 내려졌다는 사실을 모른다. 이제 한 시간 후 그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 한 시간, 그가 판결을 미리 알았다면 번복하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그 시간에 자신의 판결에 대해 아랑곳하지 않고 카드게임을 즐긴다면 그의 태도는 부자연스럽다. 인간이 눈앞에 벌어질 심판을 근심하지 않고 심심풀이로 소일하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 이야말로 하나님의 손을 무겁게 만든다.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은, 하나님을 찾는 자들의 간구뿐만이 아니라 그를 찾지 않는 자들의 맹목적인 상태이기도 하다. 200

12 지옥에 있는 자들이 당황하는 일 중 하나는 자기의 이성 때문에 저주받은 자신을 목도하는 것이다. 그들은 그저 자기의 이성에 따라 그리스도교를 비난했을 뿐인데 말이다. 563

 

Part 2 인간

22 인간은 자연 가운데 가장 연약한 갈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 인간을 무너뜨리기 위해 온 우주가 무장할 필요는 없다. 한 방울의 수증기, 한 방울의 물로도 인간을 죽일 수 있다, 그러나 우주가 인간을 짓이긴다고 해도 인간은 살육자보다 귀하다. 인간은 자신의 죽음에 대한 것과 인간을 덮고 있는 우주가 자신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깨닫지만 우주는 그렇지 않다. 인간의 존엄은 생각에 존재한다. 회복을 위해서는 채워질 수 없는 시공간이 아닌 생각을 의지해야 한다. 그러므로 생각을 잘하도록 갈망하자. 여기에 도덕의 원리가 있다. 347

62 그리스도인은 자신이 하나님과 연합하는 존재임을 알면서도 얼마나 겸손한가. 또한 자신이 땅의 벌레와도 같은 존재라고 여기지만 얼마나 당당한가. 또한 생명과 죽음, 선과 악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얼마나 멋진가. 538

69 많은 사람들이 사형선고를 받고 쇠사슬에 묶여 있는 상상해 보라. 그들은 날마다 타인의 목전에서 죽음을 맞는다. 남아 있는 자들은 죽어가는 동료들로 인해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게 된다. 그들은 서로를 지켜보며 비통과 절망에 빠져 자신의 차례만 기다리고 있다. 이것이 인간의 상태다. 199

74 세상에는 두 종류의 인간이 존재한다. 한 종류는 스스로 죄인이라고 느끼는 의인, 다른 하나는 스스로 의인이라고 느끼는 죄인. 534

 

Part 3 은혜

85 세상은 하나님의 은혜와 심판을 실현하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다. 인간은 하나님의 피조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을 대적하려고 하나, 하나님은 그분을 갈망하고 따르려 하는 자에게 대적하던 길을 돌이키기에 충분한 빛을 은혜로 주신다. 그러나 그분을 갈망하고 따르지 않는 자에게는 그에 합당한 심판이 기다리고 있다. 584

90 회개하지 않고 죄사함을 받은 죄인, 사랑 없이 거룩해진 의인, 그리스도의 은혜 없는 모든 그리스도인, 인간의 의지를 다스릴 권능이 없는 하나님, 신비 없는 예정론, 확신 없는 구속. 884

 

Part 4 하나님

100 자신의 비참함을 깨닫지 못하고 하나님을 알게 되면 교만해질 수 있다. 자신의 비참함을 깨닫고도 하나님을 모른다면 절망에 빠질 수 있다. 그러므로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자신의 비참함과 하나님을 동시에 아는 균형을 갖게 된다.

 

Part 5 예수 그리스도

116 예수 그리스도가 행하신 것은, 인간으로 하여금 자신이 사랑하는 존재인 동시에 노예이며, 눈먼 자이고 병자이며, 불행한 죄인이라는 것을 깨닫게 하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상태의 인간을 깨닫게 하여 구원하고 성화하여 치유할 자는 예수 그리스도 외에는 없다는 것을 알게 하신 것이다. 구원은 인간이 자신을 미워하고 자기 고통과 십자가 위의 죽음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에게 순종할 때 실현된다. 545

132 예수 그리스도는 교만한 마음을 버릴 때 비로소 다가갈 수 있는 하나님이시며, 그래야만 그분 앞에서 우리는 절망하지 않고 겸손할 수 있다. 528

 

Part 6 믿음

135 믿음에는 세 가지 길이 있다 이성, 습관, 영감. 그리스도교는 올바른 근거를 가진 종교지만, 영감 없이 믿는 자를 참된 자녀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는 그리스도교가 이성과 관습을 배척하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여러 가지 증거에 대해 마음을 열고, 관습을 통해 하나님에 대한 확신을 확고히 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겸손함으로 자신을 영감에 맡김으로써 참되고 유익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헛되지 않게 하려 함이라” (고전 1:17) 245

161 한 상속인이 집에서 재산문서를 발견했다면, 그가 과연 그것이 허위문서인지 알아보는 일이 귀찮겠는가? 217

 

Part 7 그리스도교

171 그리스도교가 진리임을 믿고 나서 저지를 실수를 두려워하기보다 그리스도교가 진리임을 뒤늦게 알게 되는 실수를 두려워하는 것이 마땅하다. 241

 

Part 8 교회

195 교회는 가르침을 주고, 하나님은 영감을 불어넣어 주신다. 어느 것이나 전혀 오류가 없다. 교회의 사역은 단지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푸시거나 심판을 준비하시는 데 있어 도움을 주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심판을 위해 하나님의 영감 이외에 무엇이 더 필요하겠는가. 881

 

Part 10 기적

223 아우구스티누스는 기적이 없었다면 그리스도인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812

238 유대인들은 크고 영광스런 기적에 익숙해 있었기에 홍해와 가나안 땅의 놀라운 기적들을 메시아에 의해 행해질 위대한 일의 축소판 정도로 생각했다. 그들은 모세의 기적같이 하나의 표본에 불과한 그런 영광스러운 무언가를 기대했다. 746

241 기적을 믿지 않으면서 이성적으로 믿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815

 

Part 11 성경

245 성경을 해석하려고 하면서 성경으로부터 그 자체의 의미를 취하지 않는 자는 성경의 적이다. 900

 

246 두 가지 오류

  1. 모든 것을 문자적으로 해석하는 것.

  2. 모든 것을 영적으로 해석하는 것. 648

256 구약과 신약은 모두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것이다. 구약은 소망으로 그분에 대하여, 신약은 모범으로써 그분에 대하여. 모두 그분을 중심으로 기록되었다. 740

262 예수 그리스도는 요셉을 통해 상징화되었다. 죄가 없으며 그분의 아버지가 사랑한 아들, 그의 아버지는 그를 형들에게 보냈으나 그들은 그를 은 이십에 팔아 넘겼다. 이로써 그 분은 그들의 주가 되며, 이방인의 구세주가 되었고, 세상의 구세주가 되었다. 이 모든 것들은 그를 파멸하고, 팔아버리고, 배척하려던 형들의 음모가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교도소에서 죄 없는 요셉은 두 죄인 사이에 서게 되었다. 예수 그리스도는 두 죄인 가운데 십자가에 매달렸다. 요셉은 비슷한 처지의 두 사람 중 한 사람에게는 구원을, 다른 한 사람에게는 죽음을 예언했다. 예수께서는 동일한 죄 가운데 선택받은 자를 구원하고 버림받은 자를 저주하셨다. 요셉은 오직 예언만을 했으나 예수님은 실천하셨다. 요셉은 구원 받은 자에게 그가 영광의 자리에 앉을 때 자신을 기억해 주길 부탁했다. 예수 그리스도에게 구원받은 자는 예수께서 그분의 왕국에 들어가실 때에 자신을 기억해 주길 부탁했다. 768

 

Part 12 사유

274 너무 젊은 사람은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없다. 너무 나이 든 사람도 마찬가지다. 일에 대한 생각이 너무 적거나 너무 많아도 양쪽 모두 완고하게 되거나 광적이 된다. 자신의 일을 마친 후 바로 살핀다 해도 객관적으로 볼 수 없고, 오랜 후에 살핀다 해도 당시 느낌을 간직할 수 없다. 이는 마치 그림을 나무 가까이 또는 너무 멀리서 보는 것과 같다. 사실 그림을 보는 적당한 지점은 하나이며, 이 지점은 다른 지점과 대체될 수 없다. 그 외의 다른 지점은 너무 가깝거나 너무 멀거나 나무 높거나 나무 낮다. 그림의 경우에는 원근법이 그 지점을 결정할 수 있다.(진실과)도덕성의 경우에는 어떻게 그것을 결정할 것인가? 381

295 참된 행복을 찾다가 결실을 맺지 못한 채 피곤하고 지친 상태가 되는 것도 유익한 일이다. 이로 인해 우리는 구세주에게 팔을 뻗고자 할 것이기 때문이다. 422

340 영원한 존재는 한 번 존재함으로 영원히 존재한다. 5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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