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라 기개 넘치는 지식인들의 처절한 희생의 대가’이다 13억중 1인의 외침이 그립다.

이 땅에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유효 기간이 정해져 있다. 우리들이 귀하게 생각하는 생명도, 시간도, 물질도, 건강도, 직장도, 우리가 사랑하는 가족도 언젠가는 이별이라는 정해진 규칙을 따라 움직이고 있다.

고난주간 성경필사하다.

매년 동일한 프로그램으로 고난 주간을 보내는 것에 대한 한계와 염증이 찾아왔다. 그래서 고난주간 목요일에서부터 주일까지 고난과 십자가와 죽음과 부활의 행적을 따라가는 성경을 필사하였다. 성경을 필사하면서 주님은 귀한 깨달음을 주셨다. 

첫째는 유효기간이 없는 인생과 유효기간이 짧은 인생, 두 사람의 모습을 성경에서 보게 되었다. 둘째는, 평생 노트북 자판기만 두들기며 살았던 익숙한 손가락 노름에서, 펜으로 성경을 쓴다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았고, 자신이 없었다. 무엇보다 속도가 너무 느렸고, 글씨 초점이 잡히지 않고 삐뚤삐둘 제각각이었다. 그런데 속도와 경쟁 중심에 익숙한 삶의 테두리에서 천천히 그리고 느리게, 삐뚤삐뚤 걸어가는 길이  웬지 사람 냄새를 찾는 기분이 들었다.  

주님의 제자 중 유다는 종교지도자들에게 예수님을 은 30에 팔았다. 유다가 예수님이 정죄 받고, 십자가에서 고난당하는 것을 보고 마음에 가책을 받고, 자살로 마무리했다. 그 기간이 아주 짧다. 예수님을 목요일에 팔았다. 하루밤을 새우고 금요일에 자살을 했다. 이 사건을 보면서 돈, 권력, 성, 불의, 미움, 사기, 죄악, 범죄, 간음은 유효기간이 아주 짧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섬김의 삶, 옳은 일들, 선교, 구제, 바른 삶들은 유효기간이 없다. 시간이 갈수록 더욱 빛나는 존재가 된다는 사실이다. 의미있고, 거룩하고, 가치 있는 소중한 일들은 점점 영향력이 극대화된다. 그리고 주님나라에 가서는 생명의 면류관을 유업으로 받는다.

최원영목사. 본푸른교회담임, 서울신학대학교신학박사. 본헤럴드발행인, 본국제신학교학장, 등저서: 주기도문연구, 충성된일꾼되어가기, 제자세우기 40일 영적순례 등

마리아는 주님의 장례를 예비하기 위해 향유옥합을 깨뜨려 주님의 머리와 발에 부었다. 그리고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주님의 발을 씻겼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제자들은 여인을 향해 낭비했다고 질책했다. 그러나 주님의 평가는 달랐다. 여인이 내게 좋은 일을 했다고 칭찬했다. 또한 주님을 향한 귀한 섬김이 복음이 전해지는 모든 곳에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인의 행동은 기독교역사에서 아주 귀한 간증이요,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신앙의 표준이 되었다. 마리아는 귀한 것을 의미있게 사용하여 유효기간이 없고 신앙의 아름다운 유산을 물려준 여인으로 존경을 받고 있다.

주님의 십자가의 사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아리마대 사람 요셉이라는 분이다. 요셉이 빌라도에게 가서 예수의 시체를 달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세마포로 예수님을 쌓고, 자신이 들어갈 새 무덤에 예수님을 장사했다. 주님을 사랑했던 제자들도 모두 도망갔다. 아무도 예수님의 시체를 거둘 사람이 없었다. 용기가 없었고, 두려움 때문이다. 그런데 아리마대 사람 요셉이 예수님의 시신을 거두었다. 그리고 정성을 다해 장사를 지냈다.

성경에 기록된 아리마대 사람 요셉은 누구인가? 부자이다. 공회의원이다. 선하고 의로운 사람이다. 누가복음에는그들의 결의와 행사에 찬성하지 아니한 자라, 하나님의 나라를 기다리는 자(23:51)라고 소개하고 있다.

요셉은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분이다. 무엇보다 지킬 것이 많이 있는 분이다. 지킬 것이 많은 사람들이 쉽게 골치 아픈일에 동조하지 않는다. 특히 자신의 삶에 피해를 입는 일에는 쉽게 나서지 않는다. 대부분 적당하게 분위기에 휩쓸려간다. 모난 행동은 하지 않는다.

그런데 요셉의 처신은 달랐다. 자신의 신념을 삶으로 살아냈던 분이다. 예수를 십자가에 죽이자고 모의 할 때 찬성하지 않았다. 왜 그렇게 행동했는가? 하나님의 나라를 기다리는 선하고 의로운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옳은 일과 잘못된 일에 대한 명확한 판단을 가지고 있었고,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을 했다. 요셉은 자신의 생명을 걸고 옳은 일을 한 것이다.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보다 옳은 일을 하는 것이 더 귀하다고 생각했다. 요셉의 선택은 자신과 가족 모두에게 피해를 당할 수 있는 행동이다. 요셉도 두려웠을 것이다. 그는 두려움보다 옳은 일을 선택했다. 자신의 물질과 시간을 드렸다. 그에게는 어떤 보상도 주어지는 것이 없다. 그는 공회의원으로서 왕따를 당할 수 있다. 그에게 주어진 명예가 박탈당할 수 있다. 그래도 옳은 일에 자신의 전부를 걸었다. 옳은 일에 전부를 걸었기에 그의 이름이 존귀하게 되었다. 만약에 요셉이 예수님을 위해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면, 역사에 그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을 것이다. 요셉이 옳은 일에 전부를 걸었기에 유효기간이 없는 하나님 나라에 길이길이 남은 존경받는 인물이된 것이다.

베이징대학 자유전공학부 리첸젠 상무부원장이 시진핑의 장기 집권에 반대해 사표를 냈다고 한다. 그는 ‘포용과 사상의 자유는 베이징대의 정신적 산물’이라며 ‘자유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라 기개 넘치는 지식인들의 처절한 희생의 대가’라고 글을 썼다. 이 글을 읽고 사람들은 베이징대의 기개가 아직 죽지 않았다고 감탄을 했다. 1인 독재 시진핑 황제에게 반기를 드는 것은 쉽지 않은 행동이다. 13억 중 1인의 용기가 주는 메시지가 참 크다.

아리마대 사람 요셉도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일에 전부를 던졌다. 리첸첸 학장도 포용과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는 권력자를 향해 전부를 걸고 학자의 기개를 보여 주었다. 옳은 일을 위해 드린 자기희생 정신은 역사를 통해서 재조명을 받는 다는 사실이다. 옳은 일은 유효기간이라는 한계가 주어진 인간의 삶의 영역에서 유효기간을 뛰어넘는 정신적, 영적, 사회적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힘이된다.

주님이 지신 십자가의 고난은 자신의 몸과 영혼을 드리는 헌신이었다. 자기희생 정신이 예수의 삶의 본질이다. 예수가 죽어서 많은 생명의 열매를 절망의 땅에 던져 주었다. 주님이 제자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으리라”(요12:24).

밀이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듯이, 죽어야 열매를 맺는다는 것이다. 우리의 자존심이 살고, 이기심이 살고, 나의 욕구, 비전, 생각이 살면 하나님의 나라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죽어야 한다. 이것이 기독교 정신이다. 이것이 예수의 정신이다. 예수가 십자가에서 철저히 자신의 전부를 주었기에 유효기간이 없는 영원한 우리의 왕이되었다.

유효기간이 너무 짧은 것에 목숨 걸지 마라.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물질을 낭비하지 마라. 금방 악취가 나며 썩어버린다.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모습이 귀한 것이다. 유효기간이 주어진 인간의 삶의 영역에서 벗어나, 영원히 사람들의 기억속에 깊은 감동으로 남게될 옳은 일을 위해 땀을 흘리고 대가를 지불하라. 주님과 같이, 마리아아와 같이, 요셉과 같이, 민족의 아픔을 몸으로 막아냈던 이순신과 같이, 우리는 부활을 믿고, 부활의 증인으로 살아야 한다. 그러면 유효기간이 없는 축복의 인생이 될것이라 믿는다.

 

저작권자 © 본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