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조사 및 발표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하 기사연, 원장 김영주)은 지난 2월 26일부터 3월 7일까지, 10일 간 전국 16개 시/도 만 20~69세 성인 남/녀 1,000명(개신교인 800명 : 비개신교인 200명)을 대상으로 “신앙관, 개헌, 남북관계 및 통일, 동성애”에 대한 개신교인들의 인식 조사를 진행하였다.

이 조사는 그간 일부 개신교 지도자들에 의해 왜곡된 보수적 신앙관이 일부 정치세력에 의해 악용됨으로써 양산되는 사회적 갈등과 분열의 실체를 보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밝혀내고자 기획되었다. 금번 개신교인 인식 조사를 통해 한국사회의 ‘갈등 해소’와 ‘사회 통합’에 기여하고 특별히 급변하는 정세와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으로 악용되고 있는 보수 개신교적 헤게모니가 그 근거를 가지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 동성애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 결과

우선 “동성애는 죄인가”라는 질문에 개신교인 53.5%, 비개신교인 18.5%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개신교인은 비개신교인에 비해 35%p 이상 동성애를 죄로 인식했다. 반면, 개신교인 23%, 비개신교인 45%가 동성애는 죄가 아니라고 응답함으로써 동성애에 대한 죄 인식 여부에 대해서는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간 현저한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인식은 개신교인일지라도 연령대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동성애를 죄로 보는 경향은 20대 40.1%, 30대 51.9%, 40대 51.1%, 50대 57.7%, 60대 69.1%의 수치를 보임으로써 연령대에 따른 인식차를 보였다. 즉 연령대가 높을수록 동성애를 죄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경향성은 비개신교인의 경우에도 유사하게 나타났으나, 각 연령대별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의 동성애에 대한 죄 인식 비율이 현저한 차이를 보여준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차이는 20~30대 젊은 층에서 잘 드러났다. 같은 20대라도 개신교인 40.1%, 비개신교인 10.8%가 동성애를 죄로 인식했다. 개신교인이 비개신교인보다 29.3%p 높은 비율로 동성애를 죄라고 인식한 것이다. 30대에서는 개신교인51.9%, 비개신교인 10.3%가 동성애를 죄로 인식했으며 이는 무려 41.6%p의 차이를 보여줬다.

이러한 결과는 “동성애가 질병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간 차이를 보여주었다. 개신교인 45.2% 비개신교인 23.5%가 동성애를 질병으로 인식했다. 또한 “동성애가 에이즈와 같은 질병의 원인이라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개신교인 55.1% 비개신교인 35%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에 각 문항별 상관관계 분석 결과에 따르면, 동성애를 죄로 인식하는 개신교인일수록 동성애가 에이즈와 같은 질병의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문항 간 상관계수 0.0638, 검정통계량 23.436, P-value <0.001). 개신교인 내에서도 연령대에 따라 동성애에 대한 인식 차를 보였으나 같은 연령대의 비개신교인에 비하면 동성애는 죄라는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경향을 보였다.

 

◆ 신앙의 충실도 조사

○ 신앙생활 기간 :

한국 개신교인의 절반 이상(72.5%)이 10년 이상 신앙생활을 해온 것으로 나타
났다. 더욱이, 20년 이상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과 10년 이상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정도의 차는 있지만 모든 연령대에서 차례대로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 공식적인 예배 참석 횟수 :

또한 한국 개신교인의 상당수(72.2%)는 적어도 일주일에 1회 이상 공식적인 예배에 성실하게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에 1~2회 정도는 예배에 참여하는 신자들의 비율이 58.8%로 가장 높았고, 3회 이상 참여하는 신자들의 비율은 13.4%로 두 번째로 높았다.

○ 자신의 신앙심이 깊다고 생각 :

신앙생활을 해온 기간이나 공식적인 예배에 참석하는 횟수는 한국 개신교인들의 신앙생활에 대한 객관적 충실도가 비교적 높음을 가리킨다. 이와 비교하면, 한국 개신교인들은 자신의 신앙심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한 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자신의 신앙심이 보통이라고 생각하는 신자들의 비율(44.9%)이 가장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 근본주의 신앙관 조사

○ 다른 종교나 가르침의 진리성과 선함 :

2018년의 한국 개신교인들은 다른 종교나 가르침에도 진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신자들의 비율(47.2%)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종교나 가르침도 선하다고 보는 신자들의 비율(58.0%) 또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20~60대 전 연령층에서 비슷한 양상을 보여준다.

○ 다른 종교나 가르침의 구원 능력 :

다른 종교나 가르침에도 진리가 있으며 선하다는 생각과 비교하면, 2018년 한국 개신교인들은 여전히 구원은 기독교에만 있다는 배타적인 생각(45.6%)이 더 우세한 편이다. 그러나 다른 종교나 가르침에도 구원이 있다고 생각하는 신자들의 비율이 28.4%라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구원에 대한 생각의 배타성 또한 많이 완화됐다고 할 수있다.

○ 성경무오설 :

성경은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된 것이기에 오류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개신교인들의 비율(50.9%)은 오류가 있다고 생각하는 개신교인들의 비율(20.1%)보다 2.5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그럼에도, 한국 개신교인 5명 중 1명은 성경무오설을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사실 또한 무시할 수 없는 통계이다. 이러한 양상은 6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 종합 평가 :

2018년도의 한국 개신교인들은 다른 종교나 가르침에도 진리가 있으며 선하다고 생각하지만, 구원하는 능력은 여전히 기독교에만 있다고 믿는 경향이 강하다. 성경의 진리성에 대한 신뢰도도 높은 편이다. 이러한 경향은 타종교에 대한 태도를 배타주의(exclusivism), 포괄주의(inclusivism), 다원주의(pluralism)로 나누는 앨런 레이스(Alan Race)의 구분 중에서 포괄주의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2018년의 한국 개신교는 배타주의를 벗어나 포괄주의를 향해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의 일부 보수 개신교 목사들의 신앙관이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신앙관이 될 수 없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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