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 아카데미 성백걸 교수의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헌시

사월의 봄비 

 

사월에 내리는 
이 봄비는

비눈물이다

피눈물이다

304명 영혼의 심장에서 
내리는 생명의 눈물이다

그날 그들의 착한 눈망울에서                               
내리는 사랑의 눈물이다
못다한 안녕의 눈물이다

아픈 하나님의 하염없는 눈물,
찢어지는 심장의
한 서린 눈물이다

이승과 저승의
모든 억울한 이들,
영혼의 눈망울에서
흐르는 해원의 눈물
씻김의 눈물이다

아, 알 수 없는,
알 수 없는 그 어떤 눈물이다

그날 그 바다에서 솟구쳐
온 세상을 뒤엎는
비탄의 눈물,
애통의 눈물,
통곡의 눈물이다

그 꽃다운 청춘들의 
못다핀 사랑의 눈물,
못다한 생명들의
피눈물이다

산하를 촉촉히 적시는 
이 봄비는 ,
이 땅의 만물을 살리며,
깨우며 내리는
사월의 봄비는

그날 그 바다 속에서
함께 손 잡고 기도하던 
학생들의 거룩한, 원통한
기도의 눈물이다

무너지는 배의 균형을 잡자며 
반대쪽에 매달려
끝까지 배려와 희생과 희망의 
몸짓으로 버티던
온 몸의 눈물,
전 생명의 눈물이다

나는 괜찮아, 괜찮다며,
물밖의 가족을 염려하던
그 사랑과 초월의 눈물이다

그날 그 바다 그들의 
뛰는 심장에서
솟구쳐 내리는 
비눈물이다
피눈물이다

왜 말이 없나,

왜 말이 없나,

말이 없이 내리는
이 봄비는

그래서 마침내
그 바다의 진실을
밝히려 뛰어든
이 땅의 모든 착한 사람들
용기 있는 이들의 눈망울에서 
하늘로, 하나님의 심장 안으로
솟구쳐 내리는
비통의 눈물이다
참회의 눈물이다
비장의 눈물이다
회한의 눈물이다

우리 따스한 손잡은
결단의 눈물이다
사랑의 눈물이다
평화의 눈물이다
생명의 눈물이다

그리하여 끝끝내
이승과 저승의,
못다한 그 아픈 
사랑의 심장들 하나로 만나
우리 간절히 희구하는
참 생명의 눈물,
참 세상의 눈물,
참 역사의 눈물이다

사월 이 땅에 내리는
봄비는,
우리들 타는 심장에서 솟구쳐
온 땅을 적시며 
이 산하의 모든 강물위에 
내리는 이 봄비는,
그날 그 바다 위에 내리는
이 눈 앞의 처연한 봄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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