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장로교단의 ‘목사’의 자격 부여에 대해서 대법원의 이례적인(?) 판정으로 사회에 파장을 일으켰고, 교회와 목사들에게는 패닉에 이를 정도로 충격을 주었다. 많은 논평자들이 목사의 자격을 국가가 왈가불가하는(?) 것에 대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 원인은 “목사의 자격을 국가가 결정할 수 있는가?”라고 질문했기 때문이다.

“질문이 틀리면 답이 틀리게 나온다. 우문현답(愚問賢答)은 탁월한 스승만이 할 수 있다.”

언제 국가가 목사의 자격의 여탈권에 대해서 결정한 적이 있는가? 국가는 어떤 사안을 스스로 결정할 때도 있지만 국민의 여론에 순응해야 그 존재 목적을 다하는 것이다. 그런데 국가는 국민이 요구할 때 답을 하는 공적 기관이다. 이번 대법원 파기환송 결정은 목사의 자격 시비를 국민이 국가(법원)에 물었기 때문에, 법적 기관에서 답을 한 것이다.

국가 기관이 판정할 때 교회법을 우선해서 판단해야 하는가? 국가의 법과 세속 법리가 우선하다. 그 세속 법정에 거룩한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질문한 것이 부끄럽고 자기 무능을 드러낸 것이다. 그런데 세속 법정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답이 나와서 충격을 받은 것이다. 국가는 목사의 자격 여탈에 대해서 관심이 없다고 보아야 정상이다. 그런데 국가와 종교가 분리된 상태에서 종교가 국가에 물었다. 그래서 국가가 자기 운영체계에 따라서 답을 한 것이다. 국가의 결정은 공권력을 담보한 결정이다. 다시 물을 수 있다. 국가의 공권력이 무서운가? 영원한 생사의 여탈이 더 무서운가?

이번 결정으로 대한민국 국가는 중대한 자세를 보여 주었다. 이제 교회가 국가에 질문(소송)하면 더 신속하게 답변해서 처리할 것이다. 이전에 교회 소송 문제는 10여년 가까운 법리 논쟁을 진행해야 했다. 불필하게 긴 기간을 소비한 것은 국가가 종교 영역에 들어오지 않겠다는 원칙으로 자기 법리를 적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종교에서 국가에게 의뢰하면 국가법에 의해서 판단하여 적용하겠다는 의지가 나타난 것이다. 결정한 것이 잘못일까? 소송을 제기한 것이 잘못일까? 소송의 목적은 소송 의뢰자에게 답변을 구한 것이다. 소송 의뢰자는 자기 규율에 따라서 법리적 답을 하여, 자기 공권력을 적용하여 사회를 운영할 것이다.

목사의 자격을 누가 정하는가 묻지 말자. 교회 안에서도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장로교 목사의 자격은 노회가 정한다. 간혹 총회가 정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러한 무지가 이런 어리석은 질문까지 양산했다. 교회, 노회의 권위가 총회의 권위보다 약하다고 생각하는 목사나 그리스도인이 있는 한에서는 이런 해프닝은 계속 일어날 것이다. 교회(당회), 노회, 총회의 권위는 동일하다. 모두 목사가 구성체이기 때문이다. 목사에 등급이 있다면 다를 것이다. 최소한 장로교에서 상회 개념을 계급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은 부당하다. 그러나 국가와 교회는 영역이 다른 개념이다. 교회가 평안하게 유지되고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데 국가가 종교에 개입한다는 것은 종교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체계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목사의 자격에 대해서 질문하지 말자. 세상에서 어떻게 볼지 몰라도 교회 안에서는 목사를 존중하면 된다. 그리고 목사는 존중받을 품위를 가지면 된다. 그 품위를 손상했을 때에 권징을 실시하면 된다. 최소한 목사를 무너뜨리는 자가 교회 안에 있는 그리스도인은 되지 않아야 한다. 그리스도인을 압제하고 호도하는 목사가 있지 않아야 한다. 두 함수가 만족된다면 불완전한 상태에서도 정치 원리를 따라서 더 완전한 상태로 개혁되고 성장하는 교회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장로교 원리에서 목사는 교회가 원하고 노회가 정한다(장로주의). 침례교는 교회가 원하고 교회가 정하는 방식일 것이다(회중주의).   

교회 내부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 공권력에 호소하는 것은 교회 붕괴의 징조라고 보아도 될 만한 위해한 사안이다. 교회는 사회에서 최상의 합리를 가진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자기 정체성을 부정한 것이다. 교회는 사회에서 세속 가치를 부정하고 영적 가치를 부상시키는 천적 기관이다. 그 가치를 증진시키기 위해서 목사와 성도가 온힘을 다해 협력해서 증진해도 세속에서 버티기 힘들다. 

고경태 목사. 광주 망월동 주님의교회 목사. 크리스찬타임스, 한국성경연구원, 세움선교회, 크리스찬북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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