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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과 무연고 출소자 재활복지 사랑나눔터이승원 목사 “목회는 모든 억울하고 얽매인 것을 풀어주는 것”

‘청각장애인들의 아버지’라는 별명을 가진 목회자가 있다. 사랑나눔터 대표이기도 한 이승원 목사는 청각장애인과 무연고 출소자들을 위한 돌봄과 섬김의 사역을 지난 21년간 이어왔다. 이승원 목사는 청각장애인들이 일반인들처럼 생활할 수 있도록 도울 뿐 만 아니라 교도소에서 만기출소나 중병 등의 이유로 형 집행 정지되어 교도소를 나왔지만 가족들과 단절되어 쓸쓸히 죽어가는 자들의 곁을 지키며 그들의 임종과 장례를 치루기도 했다. 그런 사람들을 지역마다 모아서 그들의 자립을 위해 전국을 뛰어다니다 보니, 매주 서울, 대전, 전주, 울산, 광주, 제주를 돌면서 각 지부를 살피고 있다. 마침 본헤럴드 신문사가 있는 구리를 방문할 일이 있어서 이승원 목사와 인터뷰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Q1_목사님은 일반학과를 전공하다가 중간에 신학을 배우고 목회를 한 것으로 아는데, 특별히 목회를 하게 된 동기가 있나요?

내가 어릴 때 우리 가족은 특별한 은사 체험을 했어요. 형제가 10남매였는데 그중 다섯째 누나가 다리를 저는 장애로 고생을 하다가 신앙을 통해 기적적으로 나았어요. 그 일은 온 가족이 예수를 믿게 된 중요한 사건이 되었어요. 그렇게 어린 시절을 성결교단에서 자랐어요. 그러다가 건축가를 꿈꾸며 서울과학기술대학(당시 서울산업대학교) 건축공학과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로 독서실 총무로 일했어요.

대학 졸업을 앞둔 4학년 한얼산기도원에서 기도하다가 큰 은혜를 받았어요. 집회 마지막 날 ‘하나님께 받은 은혜가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는 감동이 들어서 한얼산기도원에서 몸으로 봉사하기로 했지요.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한얼산기도원에서 찬양을 인도하고 때로는 말씀을 전하기도 했어요. 그 후에 오산리 기도원에서 15일 금식할 때에 목회 사역으로 이끄시는 하나님의 뜻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내 영성의 한 축이어요. 한얼산기도원을 통해 얻은 영성은 “목회자는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증거 하는 사람이다”라는 거여요.

그 후 하나님의 특별한 이끄심으로 여의도순복음 교회 비서실과 국민일보 상무실로 출근하면서 조용기 목사님 가까이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어요. 가까이에서 조용기 목사님을 모시면서 그분을 통해 배운 것은 사람을 적재적소에 잘 세우는 것이었어요.

조용기 목사님이 자주 들려주신 말씀 중에 ‘우산 이야기’가 있는데, “내가 우산을 쓰는 것은 나만 비를 맞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나의 우산이 커서 비가 올 때 너희들이 내 우산으로 들어오면 모두 비를 피할 수 있다.” 그 말씀을 들을 때 ‘나도 나의 우산을 키워서 누군가에게 우산 같은 존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도 그것이 나를 목회로 부른 특별한 동기가 아니었을까 생각해요. 지금도 저는 오늘날 교회나 목회자의 사역 혹은 기독교 언론이 바로 이런 우산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2_그렇군요. 한얼산기도원이나 조용기 목사님의 영향을 받아 목회가 시작되었다면 일반적인 목회 사역이나 부흥사 같은 목회를 생각할 텐데 장애인들을 향한 특수 사역을 하시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그렇지요. 제게 아주 분명한 그 날이 있었어요. 저는 1997년 10월 26일 그날의 일을 아직도 잊지 못해요. 그 날 용산구청에서 구청장과 만남이 약속되어 있어서 구청을 방문했어요. 그런데 구청장실 앞에서 청각장애인이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하소연을 하는 것입니다. 그 사연을 들어보니 한 국회의원이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사무실을 마련하라고 3000만 원을 줬는데 수화통역사가 그 보증금 3000만 원을 가지고 도망을 갔어요. 그래서 거처를 마련하도록 도와 달라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구청을 드나드는 그 누구도 그 일에 관심을 갖지 않았어요. 그런데 저는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그들을 위해 제가 거처를 마련해 줬어요. 그 일이 청각장애인 사역의 첫걸음이 되었고 어느덧 21년째 청각장애인 사역을 하게 되었네요.

그렇게 장애인들을 위해 선한 마음으로 거처를 마련해 줬는데, 어느 날 그들의 거처를 가보니 그들이 술을 팔고 있는 거예요. 순간 너무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며 모두 나가라고 쫓아냈어요. 하지만 그때 그들이 애원하며 자신들의 사정을 말할 때 청각장애인들이 왜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깊이 알게 되었어요. 청각장애인들이 자립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점을 이해한 거지요. 상당수 청각장애인들이 심각한 인권 사각지대에 있는데, 경제적 자립이 어렵기 때문에 앵벌이로 끌려 다니면서 심지어는 앵벌이 두목에게 끌려가서 성착취를 당하는 일도 있다는 사실을 그때 알았어요.

그리고 경제적인 자립이 어려운 청각장애인들이 이단에 빠지기 쉬운 것도 알게 되었어요. 얼마 전에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광주 도가니 사건 피해자들을 일일이 만나면서 그들의 대변인 역할을 했어요. 청각장애인들은 정말 범죄에 노출되어 있어요.

다행히 스마트폰이 발달해서 이제는 영상통화가 가능하다 보니까 수화로 의사소통이 가능해졌어요, 하지만 스마트폰은 양날의 검과 같아서 청각장애인들이 서로 의사소통하도록 큰 도움을 주었지만 동시에 성적인 문제나 각종 범죄에 쉽게 노출되고 있지요.

Q3_ 그렇다면 종종 청각장애인들의 억울한 일들을 많이 목격했을 텐데요.

사람들이 나를 ‘장애인 인권 운동가’라고 말을 해요. 하지만 처음부터 인권 운동을 해야겠다고 해서 이일을 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억울한 사정을 이해하려고 보니 그들의 구조적인 상황을 분석하게 되었고, 법에 취약한 그들 편에 서다 보니 법을 공부하게 되었고 그렇게 인권운동을 하게 된 것이지요.

저는 목회는 모든 얽매인 것을 풀어주고 억울한 자들의 신원을 풀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렇다 보니 저는 오늘날 관료주의가 낳은 피해자들에게도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지요. 국가의 행정관청이 국민을 위해 서비스하는 위치에 있어야 하는데, 국민을 통제하고 억압하는 조직이 되어 공권력에 의해 억울한 일을 당해도 하소연할 수도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행정관청을 통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모임에도 함께 하게 되었어요.

Q4_ 목사님의 모습을 지켜보면 어렵고 힘든 일을 하면서도 늘 역동적이면서도 기쁨이 느껴지는데 그 비결은 무엇인가요?

나는 내 목회를 레크리에이션이라고 생각해요. 목회는 하나님을 의지함으로 하나님의 위대한 일을 할 수 있음에 늘 기대가 되는 즐거운 일 아니겠어요? 그래서 제 목회는 레크리에이션처럼 즐거워요. 또 목회는 말 그대로 재창조(레크리에이션)이지요. 하나님처럼 삶을 변화시키며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는 것이 목회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나는 목회의 영역을 단순히 교회에 국한시키지 않고, 기독교인의 인권운동이나 NGO 활동 같은 사회 영역으로 확장시킨 것이지요.

Q5_ 특별히 목사님이 좋아하는 말씀이 있나요?

내가 감동을 받은 말씀이면서 오늘날 나의 사역에 바탕이 되는 말씀은 바로 요한 1서 4:20 이어요. 말씀에 이르기를 “누구든지 하나님을 사랑하노라 하고 그 형제를 미워하면 이는 거짓말하는 자니 보는 바 그 형제를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보지 못하는 바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느니라”라고 하셨지요. 그래서 눈에 보이는 장애인들의 아픔을 외면할 수 없었어요. 나는 목회는 눈에 보이는 이런 형제들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동시에 가난한 자에게 가난을 이길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것, 그들에게 기도를 가르쳐 능력 있는 삶을 살게 하고 또 세상에서 자립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한데, 그 모티브가 되는 말씀이 바로 요한 1서 4:20입니다.

Q6_아무래도 청각장애인들과 예배드리는 것이 쉽지는 않을 텐데 어떻게 예배를 드리는지요?

청각장애인들에게 설교는 당연히 수화로 설교를 합니다. 수화로 그들에게 말씀을 전할 때는 반드시 한 사람 한 사람 눈을 맞추어 그들의 내면의 소리를 들으면서 말씀을 전해야 해요. 청각장애인들에게는 비교적 이해하기 쉽게 설교하고 30분이 설교 시간이라면 20분은 설교이며 나머지 10분은 어떻게 말씀을 이해했는지, 나와서 그것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고 있어요. 그러면 그들이 말씀을 어떻게 이해했는지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지요.

이승원 목사와 인터뷰를 통해서 그가 얼마나 청각장애인들을 사랑하고 돌보았는지 알 수 있었다. 청각장애인들의 문제들을 풀다보면 행정관청들과 부딪힐 때도 많고 때로는 억울한 누명을 쓸 때도 있다. 하지만 꿋꿋이 한 길을 걸어가는 이승원 목사를 보며, 약자를 사랑하고 돌보는 하나님 아버지의 뜻과 계획이 한 사람을 통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발견할 수 있었다.

 

윤홍식 기자  jesuspoin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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