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태 목사(주님의교회, 형람서원 대표)

미국 LA에 최대 규모의 신학교인 풀러신학교(Fuller Theological Seminary)가 재정위기로 패사데나 캠퍼스를 매각하고 포모나로 이전한다. 풀러신학교는 몰락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이라고 설명하지만, 재정을 운용하지 못해 캠퍼스를 매각한 뒤에 이전하는 상황이다.

학교의 몰락의 원인은 학생이 지원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학교의 몰락은 그것에 있지 않다. 학교는 진리의 전당이다. 특히 신학교는 더욱 그렇다. 풀러신학교는 한국어 과정으로 유명한 학교이다. 우리나라에서 많은 목회자들과 신학생이 풀러신학교(한국어 프로그램)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공부했다. 더 이상 신학생이 유입되지 않기 때문에 재정 악화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풀러신학교의 행보가 한국 신학교의 행보가 되지 않기를 기대한다. 필자는 풀러신학교가 운용에 중점을 두었다고 평가한다. 많은 신학생이 유입되기 때문에 학교가 잘 운용된다는 평가가 좋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한국 신학교도 신학생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미국 신학교는 한국, 중국 등 유학생 유입으로 유지되기도 했다. 그런데 한국 신학교로 유학을 온 경우는 미미하다. 결국 한국 교회의 지원자로 유지해야 하는 매우 긴박한 상황이다. 한국 신학교의 유입의 급감은 결국 한국 교회의 급감으로 보아야 한다.

한국 교회 위기를 교회 사역자들이 가장 먼저 느꼈을 것이다. 그 대책이 무엇일까? 자기 자녀를 신학교 진학에서 보류시키는 것이지 않을까?

신학생이 유입되지 않는 신학교의 존재는 어떠할까? 신학생이 없는 신학교를 유지하려는 운영체가 존재할까? 신학교와 신학생 숫자로 본다면 결코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진리 연마의 유일한 매체로 생각한다면, 신학교는 학생의 숫자와 관계없이 존재하고, 그 가치에 헌신하는 동역자들이 있을 것이다. 그 가치에 헌신된 학생들이 학문에 매진하는 장으로 신학교가 필요하다. 진리는 많은 사람이 사모하는 보화가 아니다. 진리를 소유한 자가 사모할 수 있는 천적 선물이다. 그 하나님의 자녀들이 학문을 연마할 신학교, 교육 기관을 사모하는 하나님의 자녀들이 필요하다.

신학생 유입을 걱정하는 신학교가 아니라 진리의 전당이 되기를 사모하는 신학교가 되자. 신학교는 교육부에서 인가한 운영주체가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복음의 저자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운영하신다. 복음 연마와 전파를 위해서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자. 자람과 거둠은 주 예수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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