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리, 삶, 공동체의 지평융합에 관한 해석학적 성찰

[책 소개]

『기독교 교리와 해석학』

: 교리, 삶, 공동체의 지평융합에 관한 해석학적 성찰

(원제: The Hermeneutics of Doctrine)

앤서니 C. 티슬턴 지음 | 김귀탁 옮김, 1088쪽 | 50,000원

 

앤서니 티슬턴의 『기독교 교리와 해석학』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그동안 티슬턴이 쓴 해석학 시리즈 3부작의 마지막 책으로도 불린다. 이 책은 오랜 시간 해석학과 기독교 신학 사이의 대화를 이끌어온 앤서니 C. 티슬턴이 평생에 걸쳐 연구한 결과물을 기독교 교리에 적용해서 집대성한, 학자로서 그의 최종적 결정판이다. 이미 그는 폭넓은 독서와 간학문적인 연구를 통해서 해석학과 성경 연구의 본질에 대한 풍성한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이번에 나온 『기독교 교리와 해석학』은 이러한 그의 연구를 기독교 교리의 형성과 발전 과정에 적용해 성경적 교리와 그 교리를 믿고 실천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폭넓게 소개해준다. 이 책에서 그는 현대 해석학의 중요한 논의들을 주의깊고 세심하게 다루면서 기독교 교리가 그리스도인의 삶과 공동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며, 또 어떻게 타자와 세계에 대해 스스로를 개방하고 변혁시키는지를 잘 보여준다.

티슬턴은 해석학의 중요한 과제가 삶 속에서 타자를 “이해하고” “경청하고”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동안 삶과 분리되어 어떠한 변화를 일으키지 못했던 교리를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변혁의 학문으로 만들어낸다. 기독교 교리는 개인의 믿음에 대한 문제일 뿐 아니라 공동체의 해석, 전통, 지혜, 참여, 행동의 문제이기 때문에 단순히 추상적인 이론으로 교리를 화석화하거나 개인의 주관적인 고백으로 치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제1부에서 티슬턴은 다양한 현대 철학자들의 논의를 가져와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이론적 토대와 방법론을 구축한다. 여기에는 가다머, 비트겐슈타인, 리쾨르, 린드벡, 밴후저, 판넨베르크와 같은 학자들의 이론들이 동원되며 기독교의 신앙고백이 태동하게 된 삶의 배경과 정황들이 소개된다. 특별히 교리의 형성에 있어서 공동체적 신앙고백과 삶의 양식 그리고 훈련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제2부에서는 교리가 가지고 있는 “체계”와 “정합성”이 어떤 방식으로 형성되고 작동하는지를 살피고, 그것이 어떻게 수정되고 교정되는지를 밝힌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제3부에서는 기독교 교리의 각 주제들을 순서대로 설명하는 데, 바로 이 부분이 티슬턴의 해석학적 성찰이 빛을 발하는 부분이다. 그는 자신의 해석학적 방법론을 기독교 교리의 모든 영역에 적용해서 창의적이고 구체적인 교리 해석학을 제시한다. 그는 교리의 발생학적 기원을 설명하면서 그것을 성경적 뿌리, 역사적 발전, 실천적인 삶의 의미와 관련지어 설명한다. 특별히 티슬턴의 교리 해석학이 더욱 빛을 발하는 부분은 그가 다른 조직신학 책들보다 더 세심하게 성경 주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바로 이 점이 티슬턴의 학문적 작업이 여타의 조직신학자들 혹은 철학적 신학자들의 교리 해석과 차별성을 갖는 지점이며, 이 책의 독특한 기여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성경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데 해석학이 큰 역할을 했던 것처럼, 기독교 교리를 삶과 연계해서 설명하고 이해하는 데 이 책이 중요한 디딤돌 역할을 할 것이다.

 

[저자 / 역자 소개]

앤서니 C. 티슬턴 Anthony C. Thiselton

세계적으로 저명한 영국의 신학자이자 해석학자이며, 오늘날 점증하는 다양한 해석학적 요청에 대해 신뢰할 만한 표준을 제시하는 인물로 인정받고 있다. 영국 셰필드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세인트 존스 칼리지, 노팅엄 대학교 등 여러 대학교에서 가르쳤다. 2011년에 은퇴한 후에도 계속 노팅엄 대학교 신학과 교수 및 레스터 주교좌 교회 정경 신학자로 봉사하고 있다. 그 외에도 영국 성공회 교리 위원회, 인간 배아 연구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두 지평』(총신대학교출판부), 『고린도전서』 『해석의 새로운 지평』(이상 SFC출판부), 『살아 있는 바울』(기독교문서선교회) 등이 있다.

김귀탁

총신대학교 신학과와 신학대학원,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총신대학교 대학원에서 조직신학 박사 과정을 공부했다. 옮긴 책으로는 『청교도 신학의 모든 것』 『칼빈 핸드북』 『신약성경신학』 『ESV 스터디 바이블』(이상 부흥과 개혁사), 『UBC 출애굽기』(성서유니온선교회), 『스펄전 설교노트』(크리스챤다이제스트), 『요한계시록 주석』(복있는사람) 등이 있다.

 

[차례]

감사의 말

약어

서론

제1부 교리 해석학을 탐구하는 이유

1장 부유하는 “문제들”에서 삶의 해석학적 물음으로

2장 믿음의 성향 이론

3장 삶의 양식, 체현, 장소

4장 교리 해석학: 시간과 공동체 내러티브의 해석학

5장 해석학과 교리에서 형성, 교육, 훈련

6장 타자성과 도발의 해석학을 통한 형성

 

제2부 가능한 반론에 대한 답변

7장 해석학과 교리의 변증법: 정합성과 다성성

8장 “과학”으로서의 교리가 여전히 해석학적이면서 형성을 증진시킬 수 있을까?

 

제3부 기독교 교리의 주요 주제

9장 인간됨의 해석학을 위한 다양한 이해의 지평

10장 창조: 인간의 상태를 해석하기 위한 이해의 지평

11장 인간됨: 하나님의 형상, 타자와의 관계성, 육체적・시간적 삶

12장 왜곡된 욕망의 해석학: 인간의 죄의 본질

13장 타락과 집단적 죄의 해석학

14장 십자가 신학의 해석학과 언어적 통용성

15장 그리스도의 사역에 대한 해석학: 성경의 내용을 해석함

16장 속죄 교리의 역사 속에 나타난 해석학적 요소

17장 기독론에 대한 해석학적 접근

18장 성령: 성경, 역사, 경험, 그리고 해석학

19장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교리 해석학

20장 해석학적 관점에서 본 교회와 목회

21장 말씀과 성례의 해석학: 세례와 성찬

22장 종말론: 궁극적이고 결정적인 해석학적 의미의 지평

참고 문헌

인명 색인

성경 색인

 

 

[추천사]

이것이 바로 티슬턴다운 책이다. 이미 그는 폭넓은 독서와 간학문적인 연구를 통해 해석학과 성경 연구의 본질에 대한 탐구에서 신선한 의미를 제공한 바 있다. 이 책에서는 이런 그의 작업 전체가 기독교 교리에 적용되고 있다. _월터 모벌리

이 책은 저자와 마찬가지로 끈기 있고, 깊이 있으며, 주도면밀하며, 지적으로 정직한 책이다. 그동안 기독교 교리는 단순한 이론으로 치부되어 자주 소외된 분야였지만, 해석학 이론에 깊이 천착한 학자인 티슬턴은 이 책에서 기독교 교리에 관심을 집중한다. _이안 토랜스

이 대작에서 티슬턴은 자신의 두 전문 영역을 보다 포괄적으로 아우른다. 곧 교리의 중요성과, 교리가 성경을 지적으로 읽는 실천에 뿌리를 둔다는 것을 다룬 거대한 조직신학적 글을 통해 그렇게 한다. 『기독교 교리와 해석학』은 식상해져버린 교리에 대한 혼돈과 무관심 속에서 표준이 될 만한 중요한 연구다. _로완 윌리엄스

지금까지 티슬턴의 책에 대한 찬사에는 이런 형용사가 붙어 있었다. 권위 있는, 포괄적인, 세계관을 변혁하는, 어려우면서도 이해할 수 있는, 엄청난 학식과 적실성을 보여주는, 기독교 전통에 충실하면서도 아주 신선해서 모든 것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등등. 그런데 바로 이 책이야말로 앞서 나열한 모든 형용사가 그대로 적용되는 책이다. _톰 라이트

그의 다른 저술처럼, 여기서도 저자의 논의는 광범위하면서도 치밀하다. 하지만 독자로서는 너무 감사하게도, 그는 일반적이고 전략적인 논의에서 멈추는 대신, 자신의 통찰을 교회의 주요 교리들 및 고백의 상황들에 구체적으로 적용하면서 보다 전술적 설명으로 나아간다. _권연경 | 숭실대학교 기독교학과 교수

이 책은, 교리가 더 이상 삶에 대해 설득력을 가지지 않는 포스트모던 시대에, 해석학을 추상적 이론으로부터 탈피시켜 삶과 연계된 해석학(Life-Related Hermeneutics)으로 정립하고자 한다. 교리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접근법을 제시해주는 탁월한 저서다. _김영한 | 기독교학술원장, 숭실대학교 명예교수

교리, 전통, 공동체의 상호 연관성을 성경과 철학적 해석학에 대한 넓고 깊은 지식으로 탁월하게 논증하는 이 책은, 티슬턴이 우리가 신뢰하고 경청해야 할 현대 신학의 거장 중 한 명임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_김진혁 |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본서와 함께 우리 자신의 기존의 전이해들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해석학적 반성과 우리를 새롭게 변혁시키는 해석학적 형성을 통해, 진리에 대하여 더욱더 개방적이게 될 것이며 더욱더 풍성한 자유함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와 같은 확신과 기대감으로 많은 이들이 본서 일독에 도전할 것을 적극 추천한다. 백충현 | 장로회신학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이 책은 교리가 어떻게 살아 있는 신앙고백이 될 수 있는지를 명쾌하게 보여준다. 티슬턴은 이미 철학적 해석학과 신학을 이어주는 여러 명저를 출판했다. 하지만 이 책은 교리 해석학이라는 신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다. _신국원 | 총신대학교 신학과 기독교 철학 교수

교리는 특정한 교파에 속한 지체들이 서로 “공유”하며 “고백”하는 신앙의 명제적 요약일 뿐만 아니라, 공동체가 “지향하는 삶”의 규범적 방향성을 제시하는 구체적인 기능도 수행한다는 사실은 교리 해석학을 연구한 사람들에게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이 책에서 앤서니 C. 티슬턴은 요약으로서의 고백과 그 고백을 배태한 삶의 구체성 사이를 읽어내는 작업을 시도하는 것 같다. _유태화 |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조직신학 교수

교리가 현대에도 살아 있고 또 반드시 살아 숨 쉬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모든 사람들은 이 책을 읽고 깊이 숙고해야 할 것이다. _이승구 |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당신은 당신이 믿고 고백하는 바에 의해 형성되어가는 그리스도인인가? 이것이 어떤 함의와 능력을 가지는지 알고자 하는 이는 반드시 이 책을 읽어야한다. _최승락 | 고려신학대학원 신약학 교수

[책 속으로]

성경 해석학은 의미의 단계, 독서 전략, 역사적 거리, 적용, 참여, 형성을 탐구하고, 종종 끈기 있고 주의 깊은 경청을 그 특징으로 한다. 텍스트, 공동체, 그리고 전통 사이의 관계는 끊임없이 시야 속에 들어 있다. 과연 이런 지성의 습관들이 해석학의 역사적이고 지성적이고 도덕적인 자원들과 함께 기독교 교리를 이해하고 탐구하고 적응하고 적용시키는 일에 활용될 수 있을까? (서론 중에서)

믿음은 행동 지향적이고 상황 관계적이며, 일상생활의 특수성과 우연성으로 체현된다. 비트겐슈타인은 믿음, 생활, 행동의 이러한 관계를 “내적” 문법의 하나로 부를 것이다. 행동, 우연성, 특수성, 그리고 체현 된 삶의 공적 세계는 믿는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규정하는 참된 문법의 한 부분을 구성한다. 나는 이어지는 장들에서 이러한 특징들이 교리 해석학의 중심에 놓여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왜냐하면 해석학은 특수성 및 체현된 삶과 관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일관성의 특수한 차원 및 확대된 이해의 지평과도 관련되기 때문이다. (2장 중에서)

이번 장에서 우리의 목표는 세 가지 관련 주장을 확립하는 것이다. 첫째, 공동체적 믿음-발화는 앞장에서 언급된 개인적 믿음의 표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의 상황과 행동 속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이것은 이스라엘 이 역사적 삶의 배경 속에서 자기들의 집단적 믿음의 낭송, 기념, 축하, 그리고 다른 다양한 표현들을 행하는 것에 적용된다. 둘째, 이스라엘과 사도 시대 교회 공동체에서 나온 많은 공동체적 신앙고백은 사건의 내러티브를 배경으로 등장한다. 이 점에서도 공동체적 신앙고백은 역사적 삶과 행동 속에 스며들어 있다. 셋째, 믿음의 성향 이론은 이 공동체적 실례들 속에 작용하여 당대의 신앙 공동체와 이후 세대의 신앙 공동체의 1인칭 자기 관여, 적극적 참여, 찬성 또는 “입장을 취하는 것”을 뒷받침한다. 이 공동체들은 비록 시공간적으로 서로 분리되어 있다고 해도 동일한 내러티브를 공유함으로써 그리고 동일한 기본 사건들을 반복해서 말해줌으로써, 이를 자기들의 입장을 드러내고 자기들의 정체성을 표시하는 존재로 인식한다. (3장 중에서)

“참된” 인간으로서 예수는 “하나님을 위한 사람”과 “타자를 위한 사람”(바르트와 본회퍼가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이다. 그러나 또한 성육신하신 말씀으로서 예수는 선물이자 제약받는 존재이므로 육체성, 체현, 시간성의 패러다임이기도 하다. 히브리서는 시간적 성장과 경험(히 2:10; 5:8), 하나님을 “의지함”이 요구되는 시공간적 조건에 대한 예속(2:13), “혈과 육”의 연약함을 지니신 것(2:14), 그리고 확실히 “모든 면에서 그의 형제들과 같이” 되셨다는 점에서 예수의 “온전하심”에 대하여 말한다. (11장 중에서)

하나님을 거룩한 타자로 이해하는 동시에, 은혜 안에서 자유롭고 주권적으로 사랑을 선택하시는 분으로 이해하는 것을 지지하는 해석학, 이런 이해와 일치하는 초월성의 해석학을 정식화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이해의 지평 안에서, 페리코레시스와 케노시스에 입각한 하나님의 내재성의 해석학만이 타자로서의 하나님의 주권적 자유를 확대시킬 수 있다. 이것은 이사야 55:7-9과 일치한다. (19장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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