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배 교수의 구약이야기(84) - 시편(10)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그리스도대 구약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부회장 KC대 전 총장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나오며 야곱의 집이 방언 다른 민족에게서 나올 때에 유다는 여호와의 성소가 되고 이스라엘은 그의 영토가 되었도다 바다는 이를 보고 도망하며 요단은 물러갔으며...땅이여 너는 주 앞 곧 야곱의 하나님 앞에서 떨찌어다 저가 반석을 변하여 못이 되게 하시며 차돌로 샘물이 되게 하셨도다”(시114:1-8)

시편은 이스라엘 신앙의 압축이며, 요약과 결정체라는 생각이 든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오늘날도 시편 책을 따로 분권으로 가지고 다니며 시편을 암송한다. 이는 이스라엘 종교의 결정체인 시편을 읽음으로서 자신들의 신앙을 다시 고백하고 현실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하나님께 도우심을 간구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스라엘 신앙의 중심에는 출애굽의 구원사건이 있다. 그리고 애굽에서 인도해내신 하나님이라는 신앙이 그들의 삶 속에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출애굽 사건은 그들에게 있어서는 결정적 사건이었다(시106:7-13). 이스라엘은 현실의 삶 속에서 축제나 절기, 또 일상에서 출애굽의 하나님을 기억한다. 다시 말해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애굽에서 인도해내신 여호와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그래서 이 사실을 유월절이나 초막절을 통해 역사적 기억을 하며 현실에서 그 사실을 재현(再現)하였다. 이것은 역사적 회고와 동시에 현재에 다시 역사의 현실화 작업을 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아 여호와를 바랄찌어다 여호와께는 인자하심(하헤세드)과 풍성한 구속(페두트)이 있음이라 저가 이스라엘을 그 모든 죄악에서 구속하시리로다”(시130:7-8).

시편은 현실의 삶은 고통과 질곡이 크고 힘들며, 탄식의 상황이 펼치지는 현장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것은 대표적으로 탄식시편을 통해 보여주고 있고, 그러한 현실 속에서도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감사와 찬양으로 바뀌며 이 탄식시편을 통해 기도함으로 미래의 구원 사건을 기대하게 된다. 감사 시편과 찬양 시편은 이러한 사실을 드라마처럼, 한 편의 에세이처럼 보여준다. “네 생명을 파멸에서 구속하시고 인자와 긍휼로 관을 씌우시며 좋은 것으로 네 소원을 만족케 하사 네 청춘으로 독수리 같이 새롭게 하시는 도다”(시103:4-5).

여기서 탄식 시편이 개혁 신학의 입장에서 보면, 개인이나 공동체의 죄의 고백과 탄식, 간구로 하나님께 기도함으로 구원으로 바뀌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탄식하며 탄원기도함으로 자기의 개혁이 일어나는 것이다. “하나님은 나를 영접하시리니 이러므로 내 영혼을 음부의 권세에서 구속하시리로다(셀라)”(시49:15). 그리고 이 하나님은 열방 중에 높임을 받을 하나님이시며 그 분은 우리를 구원하시는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시46: 10-11). 결국 모든 존재들이 하나님을 찬양하게 된다는 것이 시편의 결론이며 할렐루야 찬양 결론부에서 말하고 있다. “할렐루야 하늘에서 여호와를 찬양하며 높은 데서 찬양할찌어다 그의 모든 사자여(말아카이오) 찬양하며 모든 군대여(체바아이오, 여호와의 천사들, 모든 천상적 존재들) 찬양할찌어다(시148:1-2).”

이스라엘은 희생제의와 축제를 통해 공동체에서 구원을 회고하고 감사하며 찬양하였다. “네가 네 집에서 수소나 네 우리에서 수염소를 취치 아니하리니 이는 산림의 짐승들과 천산의 생축이 다 내 것이며...감사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며 지극히 높으신 자에게 네 서원을 갚으며 환난 날에 나를 부르라 내가 너를 건지리니 네가 나를 영화롭게 하리로다”(시50:9-15). 이 희생제사가 감사의 시편으로 바뀌며 오늘의 예배 시편이 된 것이다(시50:23). “하나님이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치 아니하시리이다”(시51:17). 또한 기도가 제사장이 매일 드리는 상번제 속에서 이뤄졌다. “나의 기도가 주의 앞에 분향함과 같이 되며 나의 손드는 것이 저녁 제사같이 되게 하소서”(시141:2). 이스라엘의 신앙생활 속에서 하나님의 신앙이 기도와 찬양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또 이 하나님은 시온에 거하시는 거룩한 하나님으로 나타난다. “여호와는 광대하시니 우리 하나님의 성, 거룩한 산에서 극진히 찬송하리로다 터가 높고 아름다워 온 세계가 즐거워함이여 큰 왕의 성 북방에 있는 시온 산이 그러하도다”(시48:1-2). 왕정시편은 ‘시온에서 야웨가 영원히 왕으로서 다스린다’고 말한다. “시온아 여호와 네 하나님은 영원히 대대에 통치하시리로다”(시146:10).

결국 시온 시편, 왕정 시편, 왕 즉위 시편(메시아 시편)은 예수 그리스도가 영원한 왕으로서 온 인류를 다스리며 우리 모두를 통치하시는 구속주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주의 나라는 영원한 나라이니 주의 통치는 대대에 이르리이다”(시145:13). 우리는 어렵고 힘든 현실의 삶속에서도 마음속에 예수를 모시고 그의 주권을 순간 마다 인정함으로서 예수 왕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왕으로 모심으로 탄식이 변하여 감사로 바뀌고 끝으로 찬양하게 된다는 것이 시편의 세계이다. “여호와께서 홍수 때에 좌정하셨음이여 여호와께서 영영토록 왕으로 좌정하시도다”(시29:10). 그 하나님은 신실하게 이스라엘을 구원하시기에 쉬지 않고 보호하고 계신다. “이스라엘을 지키시는 자(샤마르)는 졸지도 아니하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리로다”(시121:4). 우리는 그 시온에서 다스리는 분(메시아, 그리스도)을 믿음으로 구원의 기쁨을 누리며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온전히 아름다운 시온에서 하나님이 빛을 발하셨도다”(시50:2). 그리스도 예수를 영접하여 영생을 누리는 세계를 시편이 인도한다. 이 시편의 세계는 줄 곧 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주의 종 다윗을 위하여 주의 기름 받은 자의 얼굴을 물리치지 마옵소서...여호와께서 시온을 택하시고 자기 거처를 삼고자 하여 이르시기를...내가 그 제사장들에게 구원으로 입히리니 그 성도들은 즐거움으로 외치리로다 내가 거기서 다윗에게 뿔이 나게 할 것이라 내가 내 기름 부은 자를 위하여 등을 예비하였도다”(시132:10,13,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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