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치매친화적 교회로 준비하라 (1)

【편집자 주】 2000년에 발표된 통계청 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올해 고령사회를 거쳐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대로라면 2050년에는 고령 인구 비율이 38.2%까지 치솟으며 세계에서 가장 늙은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국가의 고령화에 교회도 예외일 수 없다. 교회 안 성도들의 고령화는 목회적 관심이 고령화 성도들에게 맞춰져야 할 것을 요청한다. 그러려면 고령화된 성도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 글은 교회가 치매환자를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에 대한 최종인 목사(평화성결교회, 서울신대 신학박사)의 책 『치매친화적교회』를 발제하여 독자들에게 우리들의 교회도 치매를 바르게 이해하여 ‘치매친화적’ 교회로 준비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다.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담임, 성결대, 중앙대석사, 서울신대박사, 미국 United Thological Seminary 선교학 박사, 공군군목, 성결대학교, 서울신학대학교 외래교수

현대 노인들은 많은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모든 노인이 질병을 앓는 것은 아니지만 노인 인구에서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가 많고 전반적으로 다른 연령군보다 건강 수준이 낮으므로 고령사회에서는 보건의료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게 된다. 노인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고혈압과 같은 질환의 유병률은 2006년 39.8%였으나 2008년 45.5%, 2010년 51.0%, 2012년 54.5%로 6년간 14.7% 증가하였다. 당뇨병 유병률은 2006년 14.3%에서 2012년 21.3%로, 심장질환은 2006년 7.0%에서 2012년 11.8%로, 관절염 또는 류마티스 질환은 2006년 26.5%에서 2012년 37.3%로 증가하여 노년기에도 연령 증가에 따라 만성질환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대략적으로는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87%가 각종 만성 퇴행성 질환을 앓고 있다.

노인질환에는 특징이 있다. 첫째는 한 노인에게 다양한 질환이 발생된다는 것, 둘째는 개인적 차이가 크다는 것, 셋째로 증상이 비정형적이라는 것, 즉 교과서에 나온 것처럼 질병이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 넷째로 수분 및 전해질의 조절 기능의 이상이 많이 발생 된다는 것, 즉 노인에게는 신장질환이 흔히 있고 갈증에 대한 예민도가 저하되어 탈수가 쉽다는 것이다. 다섯째로 노인에게는 치료되지 않은 만성질환이 많다는 것, 따라서 노인질환 관리는 치유가 목표가 아니라 노인의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여야 한다는 것이다. 여섯번째 특징은 약제에 대한 반응이 약년자와 다르다는 점이다. 약제에 대한 부작용도 많고 이에 따라 질병이 발생되면 오랜 기간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 일곱째로 노인은 생체방어 기능이 저하되어 있다는 것, 여덟째는 환자의 예후가 의학적 측면에서만 아니라 심리적, 사회경제적 요인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들은 노인 질환자들을 대할 때 고려되어야 한다. 특히 배우자, 친구들의 죽음 등에 동반되는 우울이나 인격적 변화에 의해 정신적 질환으로 발전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노인들의 정신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치매돌봄사역을 이해하기 전에 먼저 대표적인 '노인성 정신질환'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평화성결교회(서울 구로, 최종인목사)의 실버대학 모습

치매와 인지기능 장애

노인의 정신질환 가운데 대표적인 것으로 치매를 들 수 있다. 노년을 보내는 어른들이 가장 두려워하기도 하고, 가정에서도 신경 쓰는 노인질환이다. 사회 노인복지 측면에서나 노인정책 입안과정에서 중요한 과제로 등장한다. 치매(dementia)는 라틴어 dementatus에서 나온말로 'out of mind' 즉 정신이 나간 상태를 의미한다. 65세 이상에서 약 5~10% 발병되고, 80대 이상에서는 약 30~40%의 노인이 치매 현상을 보인다. 의학용어집에 따르면, 치매는 “노화에 따른 뇌의 퇴행성 변화의 결과로 나타나는 노인성 정신장애”라고 정의한다. 치매, 건망증, 경도인지장애는 구분되어야 한다. 건망증은 뇌가 한꺼번에 여러 가지를 기억해야 하는데 상대적으로 기억용량이 부족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대다수가 일시적으로 기억을 못하다가 여러 가지 단서를 주거나 누군가 귀띔을 해주면 다시 기억한다. 건망증은 주로 우울증이나 불안신경증, 불면증, 폐경후증후군 등의 질환을 가진 중년 이후의 주부나 기억할 일이 많고 걱정거리가 많은 중년남성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최근엔 스마트폰 이용 급증과 스트레스 심화로 인해 30·40대의 젊은 남성들에게서도 건망증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치매는 어떤 기억을 영구적으로 잊어버리는 ‘질환’으로 현상으로 나타나는 건망증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치매의 가장 큰 특징은 이전에 했던 일상생활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 행동이상과 인지기능장애가 나타나야만 치매에 해당된다. 대다수가 60대 이후 노년기에 접어들어 증세가 악화된다.

경도인지장애는 건망증과 치매의 중간단계라고 할 수 있다. 정상인에 비해 기억력은 저하됐지만 예전에 했던 일상생활은 가능해 치매로 보기는 어려운 상태다. 예를 들면 주변에서 ‘너 요즘 왜 이리 건망증이 심해졌어?’라고 물어보는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최근에 있었던 일이나 금방 했던 일을 잊어버리는 단기기억력 저하가 해당된다. 예전에는 잘 해냈던 일을 갑자기 하기 어렵고 계산 실수가 잦아지는 현상으로 차 키를 어디에 뒀는지 기억이 안 나는 정도가 이에 해당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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