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의학적 연명의료 거부, 장기 및 시신기증, 값비싼 수의와 관 거부

강동현선교사와 단기선교팀

[펀집자 주] 강동현 선교사는 필리핀 방공실랑 은혜의 교회를 섬기고 있다. 강선교사를 아는 분들이 한결같이 말하기를, 말씀을 믿음으로 살아내는 귀한 분이라고 한다. 강선교사는 이십대 후반이었던 1988년부터 유서를 작성하였고, 이십여년이 넘도록 유서를 업그레이드 했다. 그리스도인들이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것가에 대한 구체적인 귀한 지침서를 제공해주고 있다

 

▣나는 절대로 자살하지 않습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이 땅에 남은 분들께 문안합니다. 이 땅에 남기는 마지막 말을 하기 전에 먼저 당부 드리는 것은, 저의 유서가 발견 되었다고 하여 저의 죽음을 자살로 판단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저는 그리스도인으로 나의 삶의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그 어려움조차도 주님께서 나를 위한 사랑이라는 것을 믿기에, 절대로 자살하지 않습니다. 혹시라도 경찰이나 보험사 등에서 저의 죽음을 자살로 단정한다면, 재조사해주시길 바랍니다. 

 

▣의학적 모든 연명의료거부와 시신 기증

 이 유서는 저의 죽음은 물론, 제가 의사로부터 뇌사 판정을 받았다면 공개할 수 있으며, 뇌사 후는 제 심장 박동과 호흡 연장을 위한 의학적인 모든 수단을 정중하고 완곡하게 거부합니다. 

뇌사를 포함하여 제가 한국에서 죽었다면 시신은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에 기증합니다. 기증 전, 사용할 수 있는 장기가 있다면 필요한 이들에게 주시기 바랍니다. 

시신이 의과대학에서 돌아온 후엔, 화장하여 유골을 분쇄하여 바공실랑 은혜의 교회 문 옆, 담 아래에 묻어주세요.

단 이 유언 수행, 즉 유골을 묻기 위한 목적만으로 필리핀을 가진 마시고, 차후 필리핀을 가는 길에 할 것이며, 만일 이것이 여의치 않다면, 유골을 분쇄한 지역에서(한국이든 필리핀이든) 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적당한 곳에 버리세요. 납골당을 포함하여 분쇄한 유골의 처리를 위해 돈을 지불하지 않도록 하세요.

 

▣남은 가족에게 당부 

나는 이미 슬픔과 염려가 없는 아버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 나를 사랑하시는 주님 품에 안겼습니다. 지금 여러분의 눈앞에 있는 나의 시신은 흙으로 돌아갈 하나의 물질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시신은 내가 이 땅에 머물며 살았던 육체의 집(고후 5:1)일 뿐, 절대로 내가 아닙니다. 내가 떠난 이 시신은 흙이 될 빈껍데기입니다. 이 빈껍데기인 흙덩어리를 위해 지나친 비용을 지출하는 비 성경적, 비신앙적인 어리석음을 행하지 마십시오. 

시신에 값비싼 수의를 입히지 마십시오. 상의는 내가 즐겨 입던 바롱을, 하의는 입던 바지 중, 가장 낡은 것으로(쓸 만한 것은 필요한 이들에게 주세요), 속옷과 양말은 입던 것으로 입히도록 하세요. 만일 내가 죽은 곳에 위의 언급한 옷이 없을 경우, 절대 새 옷을 사지 말고 광목 한 장을 구하여 시신을 말아 관에 넣으세요. 

관은 사지 말 것이며, 필리핀이라면 하드웨어 샾에서, 한국이라면 건재상에서 사이즈 1/2"의 합판(ply-wood) 2장을 구입하여 가로 50cm×세로180cm×높이 40cm의 규격으로 적당히 만들어 시신을 담으세요.(제발, 제발… 어차피 불에 태울 겁니다).

불가피한 경우 병원 영안실을 사용하지만 장례식장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으나, 굳이 장례식장을 사용한다면, 영정 사진 주변에 꽃 장식을 하지마세요.

시신을 관에(합판으로 만든) 넣는 입관 예배와 발인 예배를 하지마세요.

무엇보다 천국 환송 예배라는 이름의 예배를 하지 마세요. 이 시신이 천국에 갈 것입니까? 여러분은 시신을 환송합니까? 나는 이미 천국에 갔습니다. 

남은 분들이 저의 가족과 예배를 드린다면, 생전에 저의 관해 기억을(나쁜 기억 포함^^) 더듬는 추모 예배를 드리십시오. 이 추모 예배에선 찬송가의 장례 노래는 부르지 마시고, 기쁘고 밝은 찬송을 부르시기 바랍니다. 이 찬송은 별도로 제가 선정해 놓았습니다. 더불어 설교도 저의 설교 동영상을 준비해 놓았습니다. 이 예배는 축제가 되어야 합니다.

설령 저의 죽음이 사고일지라도 이 죽음은 재앙이나 저주가 아닌,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절대적인 선한 뜻에 의한 것이기에 두렵거나 떨고 경악하는 슬픈 일이 아닙니다.

예배 이외의 시간에 저를 추모하기 원하고 여건이 된다면, 제 핸드폰에 있는 밝고 경쾌한 음악과 생전에 만들었던 선교보고 동영상들을 틀어주세요. 

화장하러 가거나, 시신 기증을 위해 시신을 옮길 때(운구), 운구용 차량을 대여하지 마시고, 저를 추억하고 남은 가족을 위로하기위해 오신 분들(흔히 조문객이라고 표현하는) 중에서 수고해주시기 바랍니다. 

가족들도 검정색의 옷을 입지 말고, 가지고 있는 옷 중에서 가장 화려한 옷을 입음으로 저의 주님 만남을 축하해주세요.

강동현선교사 밥퍼사역

▣가족들에 대한 부탁

그리고 저를 추억하며 남은 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오신 주 안에 형제, 자매님들께 부탁드립니다. 이 땅에서는 다시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일부 안타까울 수도 있고, 슬플 수도 있음을 잘 기에 우실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한편 생각하면 사랑했던 강동현 형제는 하나님이 지으신 하늘의 영원한 집에서 안식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믿으신다면 눈물을 거두시고 즐거운 축제에 참석한 마음으로 기뻐하시길 당부합니다. 연약한 종이었지만, 주님께선 영광된 직분-선교사의 삶을 살게 하시어 주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부족한 제가 이 땅에서 가진 여러분과의 만남은 참으로 고마우며, 그 관계는 진실로 소중합니다. 일일이 인사하지 못하지만,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은혜가 마르고 성령이 소멸된 채 육신의 생명을 하루 더 지속시키기보다는, 하루 덜 살더라도 성령으로 충만하여 풍성한 은혜가 넘치는 삶을 사시다가 주님 나라에 이르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방공실랑 은혜의 교회 하계수련회

추신

1. 저의 유언을 동의하지 못하여 반대하거나, 질문하시는 조문자들을 위해 이 유언을 출력하여 모든 분들이 볼 수 있도록 하세요.

2. 보험사 로그인과 인터넷 뱅킹 그리고 여러 웹 사이트의 비번 등을 적은 파일이 별도로 있으니 아내가 살아있다면 아내에게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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