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바르트의 <교회교의학> I/1 § 8 “계시 안에서의 하나님”에서 신(神)에 대해서 제시한다. 자유주의 시대에는 신(神) 개념 탐구를 중지하고, 인간의 절대의존감정(슐라이어마허)이나 지상의 이상세계인 하나님 나라 건설(리츌) 등을 논의했다. 그러나 이성의 합리성으로 학문을 구성하지 못했고, 이상적인 하나님 나라도 건설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상적인 하나님 나라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진화론과 헤겔 철학을 기반으로 절대정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인간에 대한 낙관적인 태도를 버리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인류는 동성애(동성 혼인), 페미니즘(낙태 허용) 실현이 인권 증진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정작 그들이 주장하는 인권이 실현되어 정착된다면 인류는 멸종되고 말 것이다. 이러한 현대사조는 변형된 신 개념을 갖고 있다. 그러한 신 개념을 체계화한 인물이 칼 바르트이다. 우리는 바르트의 계시 이해를 계시일원주의라고 규정했고, 계시 안에 신이 있는 구조라고 제시했다.

(참고) 위트니스 리는 ‘삼위일체’라는 단어 사용을 거부하고 삼중수(三重數)로 ‘삼일 하나님’으로 사용할 것을 제언한다. ‘한 분’과 ‘우리’를 표현할 개념으로 ‘삼일 하나님’이라는 것이다. 위트니스 리의 이해는 칼 바르트의 설명과 유사한데, 위트니스 리는 존재론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차이이다.

칼 바르트에게 기독교 정통 신학이 믿는 존재하는 하나님은 없다. 그래서 바르트에게 신존재 설명은 없고, 신인식 과정에 대한 제시가 있다. 그리고 신을 존재론적으로 설명하는 고대 교회 신학을 파괴 혹은 재해석하여 정립하는 것이 바르트의 신학 과정이다.

§ 8 “계시 안에서의 하나님”에서 바르트는 신학 원리를 확립한다. 그것은 “파괴되지 않는 통일성”이다. 정통 신학의 제1원리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존재이다. 바르트는 § 8에서 삼위일체(Trinitas)에서 Dreieinigkeit Gottes(삼위일체성, 박순경 번역: 삼중일신 고경태 번역)로 전환을 시작한다.

바르트는 먼저 Trinitas를 Lehre(론(論))으로 제시했다. Lehre는 학문의 한 이론(theory)에 불과하다. 바르트는 삼위일체는 Lehre로 전락시켰다. 박순경은 ‘삼위일체론’으로 번역했는데, 영역(英譯)에서는 the doctrine of the trinity로 번역해서, Lehre를 doctrine으로 제시했다. 삼위일체가 doctrine이라는 것도 부당하다. 삼위일체는 Creed(신경)의 핵심 개념이다. 바르트는 삼위일체를 Lehre로 평가하여 수정이 가능한 것으로 해체시켰다. 학문의 특징은 반박 가능하고 대안이 가능한 기능이 있다. 그러나 정통 기독교에서 삼위일체는 학문이 아니라 신학을 이룬 하나님의 자기 계시이다. 그래서 탐구나 반박을 거부하고, 믿음 고백을 해서 교회를 이루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칼 바르는 그 핵심 삼위일체를 해체했다. 그 해체하고 자리에 추가한 것이 der Lehre von dreieinigen Gott(KD I/1., 312)이다. the doctrine of revealation with the doctrine of the triune God(CD I/1., 296). 박순경은 이 부분에서 ‘삼위일체 하나님에 관한 교의’라고 번역했다(KK I/1., 384). 참고로 박순경은 Lehre를 론(論)으로 교의(敎義)로 번역하기도 했다. 우리는 칼 바르트가 Trinitas을 Lehre로 규정하면서, 학문적 과정에서 der Lehre von dreieinigen Gott으로 전환할 것을 제언했다. 그리고 Bedenken der Dreieingkeit Gottes로 확립해 간다(KD I/1., 319). 그리고 바르트는 삼위일체론의 문제를 계시 문제로 규정하며 변환시켰다(das Problem der Trinitätslehre. Das Problem der Offenbarung steht und fällt zunächst mit disem Problem. KD I/1., 319). 인간이 계시를 인식하는 한계에서 하나님이 계시했다고 규정할 수 있고, 그 불변의 가치를 “파괴되지 않는 통일성과 파괴되지 않은 구별성”(unzerstörter Einheit und Verschiedenheit KD I/1., 315)으로 규정했다. 이 제시는 칼 바르트가 구별성이 없는 유일신으로 세운 것이고, 바로 다음에 “삼중양식의 존재”(dreifache Weise von Sein, KD I/1, 315)로 제시했다. 칼빈은 한 본체에 세 위격을 삼중성으로 공상하는 것을 금지시켰다(Inst., I, 13, 2). 그런데 칼 바르트는 삼중양식을 공식화시켰다. 칼빈은 삼위일체(Trinitas)이고, 칼 바르트는 삼중일신(Dreieingkeit Gottes)으로, 칼빈과 바르트의 신 이해가 전혀 다르다.

그리고 바르트는 계시가 발생하는 사실(das Daß)에서 인간이 하나님이 누구인가를 질문하며, 성경(계시되어 있음, das Offenbarsein)에서 하나님을 발견한 사례를 보며 현재에도 동일하게 발생할 것이라고 규정한 것이다(KD I/1., 313-314). 하나님의 존재도 바르트의 이해를 따르면 인간의 “행위 속에 있는 존재(ein Sein in der Tat)”이다. 이것은 동시성(Gleichzeitigkeit)이라는 원리이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 일어난 하나님의 계시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한다. 

고경태 목사. 주님의교회, 형람서원 대표, 한영대, 총신대, 광주바이블칼리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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