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배 교수의 구약이야기(88) - 잠언(2)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그리스도대 구약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부회장 KC대 전 총장

“내 아들아 나의 법을 잊어버리지 말고 네 마음으로 나의 명령을 지키라 그리하면 그것이 너로 장수하여 많은 해를 누리게 하며 평강을 더하게 하리라”(잠3:1-2).

 

잠언은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 주는 책이다. 우리가 어떻게 인생을 지혜롭게 잘 살 수 있을까? 본문은 하나님의 지혜로 살아 갈 때 장수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다고 말한다. 히브리 성경은 잠언과 전도서를 분리하였다. 즉 유대인 성경은 주후 15-16세기에 므길로트 형성에서 다섯 두루마기로 (룻기-아가서-전도서-예레미야 애가-에스더) 묶으면서 서로 떨어졌지만 처음 정경화 할 때, 얌니아 오랜 전승에서는 잠언과 전도서가 붙어 있었고, 오늘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성경이나 영어 성경 번역본은 옛날의 전승을 따르게 된 것이다. 그래서 우리들의 선조들이 신앙생활 할 때 초기에 보았던 그대로 잠언과 전도서를 하나로 묶어 지혜 문학의 짝으로 같이 읽을 때 하나님의 지혜를 더 자세하고 깊게 볼 수 있다.

지혜의 서론으로 잠언 1:2-7절 말씀이 있고, 결론으로 전도서12:11-14절을 읽을 때 짝으로서 지혜 말씀이 하나로 연결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잠언, 마샬<속담, 교훈>) 지혜와 훈계를 알게 하며 명철의 말씀을 깨닫게 하며 지혜롭게 의롭게 공평하게 정직하게 행할 일에 대하여 훈계를 받게 하며...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어늘 미련한 자는 지혜와 훈계를 멸시하느니라”(잠1:2,3,7). “지혜자의 말씀은 찌르는 채찍같고 회중의 스승의 말씀은 잘 박힌 못 같으니 다 한 목자의 주신 바니라...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 명령을 지킬찌어다 이것이 사람의 본분이니라 하나님은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을 선악간에 심판하시리라”(전12:11,14).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덕목이 무엇이며, 무엇이 가장 중요한 일인지 말하며, 두 책은 하나님의 지혜와 하나님의 세계가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말하고 있다. 잠언을 읽을 때 전도서의 관점에서 보충해서 읽고, 전도서를 읽을 때 잠언의 입장에서 서로 비교하며 읽으면 하나님의 지혜 세계가 더 온전하게 드러나게 될 것이다.

“대저 정직한 자는 땅에 거하며 완전한 자는 땅에 남아 있으리라 그러나 악인은 땅에서 끊어지겠고 궤휼한 자(바가드, 남 몰래 행동하다)는 땅에서 뽑히리라”(잠2:21-22). “네 재물과 네 소산물의 처음 익은 열매로 여호와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창고가 가득히 차고 네 즙틀에 새 포도즙이 넘치리라”(잠3:9-10). 잠언의 세계는 정직하고 하나님 경외하는 삶을 살면 풍성한 복을 받으리라는 말씀이다. 그러나 전도서는 이와 반대로 아이러니(Irony)하게도 허무의 세계를 말한다. “세상에 행하는 헛된 일이 있나니 곧 악인의 행위대로 받은 의인도 있고 의인의 행위대로 받은 악인도 있는 것이라 내가 이르노니 이것도 헛되도다”(전8:14). “내가 돌이켜 해 아래서 보니 빠른 경주자라고 선착하는 것이 아니며 유력자라고 전쟁에 승리하는 것이 아니며 지혜자라고 식물을 얻는 것이 아니며 명철자라고 재물을 얻는 것이 아니며 기능자라고 은총을 입는 것이 아니니 이는 시기와 우연이 이 모든 자에게 임함이라”(전9:11).

하나님의 세계는 우리가 알 수 없고 인간의 세계 또한 일정한 법칙이 없이 헛된(헤벨) 세계 일 수 있다는 말을 한다. 그래서 두 개의 상반된 지혜 세계와 조화를 이뤄서 헛되지 않은 하나님 경외를 추구하고 하나님의 지혜 세계를 인정하는 것이 진정한 지혜임을 말하고 있다. 잠언은 규범과 규칙의 세계를 말한다고 하면, 전도서는 지혜의 위기, 불변하는 세계를 말하며 세속에 물들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반적이고 고정된 생각을 읽을 수 있게 한다. 안정된 사람들의 잠언 세계와 혼란과 어려움, 혼돈 속에 있는 사람들의 전도서 세계의 상황을 볼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지혜의 말씀을 연구하는 사람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데서 시작하여(잠1:7), 하나님의 말씀과 계명을 지키는 것으로 결론지을 수 있다(전12:13). 그래서 지혜의 말씀(디브레 하카밈)이 구약 히브리 성경에 4번 나오는데 이 잠언과 전도서에서만 나온다. 지혜의 세계가 모두 있다는 뜻이다.

지혜는 솔로몬 왕의 권위와 전유물처럼 지혜의 대명사로서 나타나며 솔로몬의 지혜서라고 말한다(왕상3장;4:29이하, 잠25:1). 이는 솔로몬의 잠언이 솔로몬 왕정시대에 써진 것이 다수 있으며 솔로몬의 지혜를 통해 통치와 정치, 행정의 일에서는 지혜의 세계가 필수적임을 말하고 있다. 결국 하나님의 지혜로 온 우주가 창조되고 운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솔로몬의 잠언이라 지혜로운 아들은 아비로 기쁘게 하거니와 미련한 아들은 어미의 근심이니라”(잠10:1).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왕처럼 최고의 전문가가 되고 최고의 지식과 지혜를 갖기 위해 일을 세밀하고 꼼꼼히 살피는 지혜를 가져야 함을 보여준다.

“일을 숨기는 것은 하나님의 영화요 일을 살피는 것은 왕의 영화니라”(잠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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