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배 교수의 구약이야기(89) - 잠언(3)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그리스도대 구약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부회장 KC대 전 총장

 

“지혜가 너로 선한 자의 길로 행하게 하며 또 의인의 길을 지키게 하리니 대저 정직한 자는 땅에 거하며 완전한 자는 땅에 남아 있으리라”(잠2:20,21).

지혜는 인간이 성공하는 삶의 교훈과 지침, 원리를 가르쳐 준다. 이스라엘 사람들(유대인)은 지식보다는 지혜를 강조하며 어렸을 때부터 지혜로운 삶을 사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지혜와 잠언은 지혜로운 사람이 ‘인간의 선함에 대한 문제’에 대해 생각하도록 한다. 잠언은 인간이 선함을 추구해야 하는 존재임을 가르쳐 준다. 인간에게 선한 것이 무엇인가? 인간은 누구와 함께 행해야 하는가, 이 땅에서 그들의 삶이 어때야 하는가? 그것에 대해 잠언은 두 종류의 삶이 있다고 한다. 지혜로운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의 삶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과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지혜를 경시하는 사람의 삶이라는 것을 말한다.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 스스로 지혜롭게 여기지 말찌어다 여호와를 경외하며 악을 떠날찌어다”(잠2:6-7).

현명한 사람이나 악인에게 주어지는 답이 모두 똑같지 않다는 것이다. 대체로 인간이 정의롭게 살면 그 보상이 주어지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어리석고 정의롭지 못한 사람들의 결국은 좋지 못함을 보여준다. “대저 정직한 자는 땅에 거하며 완전한 자는 땅에 남아 있으리라 그러나 악인은 땅에서 끊어지겠고 궤휼한 자(바가드, 거짓으로 대하다)는 땅에서 뽑히리라.”(잠2:21-22). 잠언은 인생의 목표를 추구하는 삶을 보여준다. 경험 속에서 그릇된 길을 지양(止揚)하고 지혜의 전승을 통해 이른 지혜를 다양한 종류의 격언으로 표현해준다. 먼저 속담(언설, 마샬(봉화, 길잡이), 문장, 판단구)으로, 지혜 저자는 “현실 속에 삶의 자료를 가지고 지혜 목록이나 관찰을 보여주는” 경구를 가지고 지혜의 잠언을 말한다. 그래서 인생은 실제 삶에서 이 지혜로 파악된 것이다. 다음 물건을 사는 소비자의 경우에 나타나는 지혜의 경구를 보여준다. “사는 자가 물건이 좋지 못하다 좋지 못하다 하다가 돌아간 후에는 자랑하느니라”(잠20:14).

또한 잠언(箴言) 저자는 사람들의 행동에 뒤따르는 운명을 보여줌으로써 인과응보의 연관을 가지고 공식화된 행동을 보여주기를 좋아한다. “함정을 파는 자는 그것에 빠질 것이요 돌을 굴리는 자는 도리어 그것에 치이리라”(잠26:27). “교만이 오면 욕도 오거니와 겸손한 자에게는 지혜가 있느니라”(잠11:2). “인자한 자는 자기의 영혼을 이롭게 하고 잔인한 자는 자기의 몸을 해롭게 하느니라”(잠11:17). “구제를 좋아하는 자는 풍족하여질 것이요 남을 윤택하게 하는 자는 윤택(潤澤)하여지리라”(잠11:25). 그러나 이러한 삶의 지혜의 자료는 단순히 가치중립적으로 묘사되지 않고 삶 속에서 지혜의 평가를 보여준다. 이 판단의 모습은 종종 단순한 대조의 형태를 취한다. 현명한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 정의로운 사람과 악인, 가난한 사람과 부자, 부지런한 사람과 게으른 사람 등이다. 인간의 행동이 그 사람의 태도를 결정하고 그 사람의 미래를 결정하며 성공의 삶이나 실패의 삶이냐, 그 행동이 결국 그 어떤 삶에 이른다.

“의인의 소망은 즐거움을 이루어도 악인의 소망은 끊어지느니라”(잠10:28). “의인의 소원은 오직 선하나 악인의 소망은 진노를 이루느니라”(잠11:23). 잠언 기자는 지혜의 말을 사용할 때 교훈적인 방향 때문에 흑백 논리로 표현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삶의 적절한 방식을 표현할 때 분간하는 말의 권고를 쉽게 숨기거나 신중하지 못한 사람에게 경고하는 경우에처럼 은닉하여 표현하지 않는다. “그는 훈계를 받지 아니함을 인하여 죽겠고 미련함이 많음을 인하여 혼미하게 되느니라”(잠5:23). “네 아들아 네가 만일 이웃을 위하여 담보하며 타인을 위하여 보증하였으면 네 입의 말로 내가 얽혔으며 네 입의 말로 인하여 잡히게 되었느니라 내 아들아 네가 네 이웃의 손에 빠졌은즉 이같이 하라 너는 곧 가서 겸손히 네 이웃에게 간구하여 스스로 구원하되...노루가 사냥군의 손에서 벗어나는 것 같이, 새가 그물 치는 자의 손에서 벗어나는 것 같이 스스로 구원하라”(잠6:1,2,3,5).

지혜의 말이 궁정에서 사용하면서 발전되었고, 더 나아가 부자지간의 표현으로 지혜를 말한다. 이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로 표현함으로써 선생과 학생의 관계를 반영하여 경구로 사용된다. “다윗의 아들 이스라엘 왕 솔로몬의 잠언이라”(잠1:1). 다윗과 솔로몬의 관계에서 지혜의 잠언이 시작되고 있다. 아버지와 아들은 친구와 같이 친밀함을 통해 지혜를 전해주는 전승이 이스라엘의 전통이다. 이는 유대인의 교육, 하브루타(유대인의 지혜 선생, 친구)가 이뤄지는 것이다. 이 지혜인은 구약에 바로 제사장이나 예언자들이었고, 존경받는 조언자(책사, 상담자)나, 계시를 알리는 지혜 조언자였다(욥4:12; 32:6이하). 그래서 지혜는 조언을 할 수 있는 사람이나 다른 사람을 가르칠 수 있을 능력 있는 사람일 뿐 만 아니라 조언을 청취할 수 있거나 자신을 가르칠 수 있는 유능한 사람을 말한다.

“의로운 입술은 왕들의 기뻐하는 것이요 정직히 말하는 자는 그들의 사랑을 입느니라”(잠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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