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클린켄버그, 글담출판사, 2016

이 책은 20년 동안 걷기를 실천한 저자가 말하는 ‘내가 걷는 이유’이다. 그의 결론은 이렇다: "내가 선택한 변화는 내 삶을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풍요롭게 만들어 주었다.”

저자는 괴짜 취급을 받으면서도 계속 걸었다. “나도 모르게 해마다 걷는 시간이 점점 더 늘어났다. 내게는 걷는 것이 여러 가지 이유에서 매우 합리적인 선택이었지만, 21세기의 우리 문화에서는 두 다리를 자연스런 용도대로 사용하는 것이 어째서인지 설명을 요하는 일이 되었다. 나는 주위 사람들에게 걷는 생활을 시도해 보면 여러 가지로 삶이 나아질 것이 라고 몇년 동안 설명하다가, 결국 이 책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개인적인 생활 중에서 흥미롭고 정보가 될 만한 부분을 담은 책이지만, ‘걷기가 모든 사람에게 삶의 질을 높여 줄 수 있다’는 간단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이 책을 쓴 더 큰 목적이다.”

이 책에는 도보가능한(walkable) 도시에 살면서 일상적으로 걷고 자전거를 타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저자에게 어떤 이득을 가져다주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왜 독자에게도 이득이 될 것인지에 대한 내 생각이 담겨 있다. 그는 재정, 자유, 건강, 사회성의 측면에서 걷기가 내게 가져다 준 긍정적인 영향들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걷는 것(자전거를 타는 것도)은 나의 독립성에 매우 중요하다. 걸으면 활력이 생긴다. 걷는 시간은 온전히 나 개인의 시간이다. 이메일이나 트위터를 생각하지 않고 심호흡을 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걸으면 일상이 명료해진다. 아침에 걸으면 하루를 준비하면서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저자에 따르면, 날마다 칼로리를 태워 주는 직접적인 효과 외에도 신체 활동은 직접 계량하기는 어려운 여러 가지 누적 효과를 낸다. 몸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면 심혈관계, 면역계, 뼈, 관절, 근육 등 전반적으로 몸을 좋은 상태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운동은 정서와 정신건강에도 좋다. 규칙적인 운동은 무엇이든 좋지만, 저강도 운동인 걷기는 신체에 충격을 덜 준다는 점에서 다른 운동들보다 좋을 수 있다. 미국심장학회 등 건강과 관련된 기관들은 하루에 30분 이상 씩 1주일에 5회 이상을 걸으라고 조언한다.

“물론 규칙적으로 걷는 사람도 뚱뚱하거나 건강이 안 좋을 수 있다. 신체 상태에는 운동뿐 아니라 얼마나 먹는지, 유전적 요인은 어떠한지 등 여러 변수가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다른 변수들의 영향이 어떠하든지 간에 규칙적인 신체 활동 없이는 건강할 수 없다.

걷기의 운동 효과가 꼭 운동하는 시간 동안에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목적은 일상생활에서 신체 활동을 늘리는 것이다. 에스컬레이터나 무빙레일에 서 있지 않고 걷는다든지 계단을 이용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칼로리를 소비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41쪽).

걷는 것과 뛰는 것(혹은 격렬한 운동) 중 무엇이 좋으냐를 두고 피트니스에서는 논쟁을 한다. 미국심장학회는 아래와 같이 조언한다. “신체적 활동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걷기는 중도 포기율이 가장 낮습니다. 걷기는 심장 건강을 효과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활동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걷기나 격렬하지 않은 활동을 하루에 30분 할 경우 아래와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심장병 위험 감소, 혈압과 혈당 수치 감소, 혈중 지질 농도 개선. 체중 유지 및 비만 위험감소, 정신적 웰빙 증가, 골다공증 위험 감소, 유방암과 결장암 위험 감소, 당뇨병 위험 감소 등이 그것이다(44쪽).

“걷다 보면 때때로 거리의 노숙자 옆을 지나게 된다. 대부분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상태다. 또 우리 집은 큰 병원 단지에서 한두 블록 떨어져 있어서 수술복 입은 사람들이 오가는 것을 자주 본다. 버스 정류장에서도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걷는 사람, 장을 보고 집에 가는 사람 등 일상을 보내는 많은 사람들을 본다. 흑인, 라티노, 러시아계, 백인, 태평양 섬 출신, 아시아계, 그리고 이들의 혼혈 등 인종도 무척 다양하다. 우리 아들은 영어 이외의 언어로 쓰여 있는 간판이나 광고판들을 보면서 자신의 언어가 아닌 다른 언어도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103쪽).

저자는 ‘우리 동네 같은 곳에서 자동차라는 거름망 없이 다양한 삶에 노출되는 것이 아이가 균형 잡힌 성인으로 커가는 데 매우 귀중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자연적이고 문화적인 모든 다양성 속에서 살아가면서 아이의 마음과 정신이 형성되어 간다는 것이다. 부모인 우리의 마음과 정신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자신이 깨달은 것을 설교조로 이야기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돈 테일러(Dawn Taylor)는 다음과 같이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은... 우리가 실천할 수 있 는 네 가지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울러 지은이의 경험뿐만 아니라 덴버부터 마이애미까지, 워싱턴 DC부터 더럼까지, LA부터 브루클린까지, 매우 상이한 도시들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경험담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삶의 질을 어떻게 규정하든, 이 책은 더 생기 있고 풍성한 삶을 위해 우리가 일상에서 간단하지만 의미 있는 발걸음(중의적인 의미에서)을 내딛도록 북돋워 준다.”

밖으로 나가서 걸으라. 그 편이 마음속에서 서성거리는 것보다 당신에게 훨씬 좋을 것이다.-라시드 오군라루(Rasheed Ogunlaru)

글. 송광택 목사(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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