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원의 주장에 대한 동명교회 시무장로의 반박문 게재

광주의 대표적인 대형교회인 동명교회의 신축을 둘러싸고 주민들이 “동명교회 신축 반대” 탄원서를 들고 임택 광주 동구청장을 방문하는 등 논란이 커지자 오마이뉴스 등이 이를 특필하였다. '동명동을 사랑하는 주민모임'을 결성한 주민들은 지난 8월13일 현재 약 500명이 넘는 시민들이 동명교회 신축에 반대하는 서명을 했고, 동구청장에게 "동명교회 신축 허가를 내주지 마라"고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동명교회는 동명교회만의 재산이 아닌 동명동의 살아있는 역사"라면서 "구청장이 해결에 적극 나서달라"는 것이다.

주민들이 동명교회 신축에 반대하는 이유는 동명교회가 70년 된 교회이며 동네 주민들은 동명교회와 관련된 추억 하나 없는 주민이 없다. 주민들에게는 동명교회에서 성가대도 했고, 거기서 결혼식도 했던 의미심장한 곳이다. 교회가 교세를 확장하기 위해서 동명교회와 70년 추억을 간직하고 살고 있는 주민들을 내쫓는다는 것이다. 그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동명교회가 미워서가 아니다. 우리의 소중한 추억을 동명교회와 함께 지키고 싶어서."라고 하였다. 물론 동명교회가 신축하게 되면 길게는 3년 동안 동명동 주민들은 엄청난 공사 소음과 분진으로 일상생활을 도저히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래서 주민들은 동명교회가 동네와 함께 어울리는 교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구청장이 건축허가를 내주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동명교회가 소재하는 광주시 동구 동명동은 광주의 대표적인 구심이었다. 한때는 광주시장 관사 등 기관장들의 관사가 있었고, 광주의 부자들이 거주하는 지역이었다. 동명교회는 현재의 자리에서 70년 넘도록 광주의 대표적인 교회로 성장해왔다. 그리고 현재의 교회당 건물도 연면적이 3511㎡에 달한다. 현재 동명교회는 지금보다 2.5배가 큰 규모인 연면적 1만1634㎡, 지하 1층 지상 4층의 신축공사를 계획하고 있다. 원래는 기존 동명교회 건물을 리모델링해 사용하려고 2016년 건축허가까지 마친 상태였는데, 리모델링 비용이 신축 비용보다 더 많이 든다며 신축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빨강색 표시는 현재의 동명교회 부지와 교회가 매입한 주변땅

“기존에 있는 큰 교회를 허물고 그것보다 훨씬 큰 교회를 새로 짓는다는 것은 5.18 기억을 파괴하는 일과 다름없다."고 말하는 주민대표는 "동명동은 더 이상 훼손해서는 안 되며 오히려 문화자산으로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동명교회 측은 "교회 주변의 낡은 건물을 매입해 주차장으로 만들어 주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해왔으며, 교회를 지을만한 다른 곳을 알아봤지만 마땅한 곳이 없이 동명동에 지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동명교회는 조만간 교회신축과 주민들의 민원과 관련된 교회의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동명교회 시무장로 가운데 정영원 구의원의 인터뷰 기사를 반박하는 입장을 보내와서 아래에 게재한다. 

▣ "1980년, 5월 26일, 산수동에 살던 나는 친구가 빌려온 자전거 뒤에 타고 동명동 골목을 지나 도청분수대를 향했다. 5월의 싱그러운 공기를 가르며 새내기 여대생 둘이서 자전거를 타기에 동명동 골목은 완만한 경사조차 안성맞춤이었다. 해방된 광주를 자전거로 즐기기에 더 이상 좋은 동네는 없었다. 당시에는 거의 유일한 아스팔트 포장 골목 덕분이었다. 동명동 골목은 나를 비롯한 우리 세대가 80년 5월 광주를 회상하는 소중한 기억의 공간이다. 그런 곳에 기존 에 있는 크디큰 교회를 허물고 그것보다 두 배가 훨씬 큰 교회를 새로 짓는다는 것은 5.18 기억을 파괴하는 일과 다름없다.“

▶의원님께는 대단히 송구한 말씀입니다만, 피비린내와 땀 냄새가 진동하던 80년 5월의 거 리를 자전거로 누비던 여대생의 개인적인 추억을 5.18의 아프고 슬픈 역사의 기억과 연결시키 는 것은 상당히 견강부회된 면이 없지 않습니다.

▣ "옛 전남도청과 서석초등학교 곁에 있는 동명동은 광주에서 가장 오래된 동네에 속한다. 1896 년에 설립된 서석초의 역사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이렇듯 광주의 문화 자산이자 시민들 삶 의 역사가 골목골목 켜켜이 쌓여있는 동명동 주택이 동네 교회의 증축을 위해 60여 채 가량 사라졌다고 한다. 그런데도 동명교회는 부동산 개발업자처럼 여전히 동명동 주택을 사들이려 하고, 사들인 다음에는 근대가옥을 없애서 골목을 지워버리고, 주차장으로 만들어버린다. 교회 때문에 동명동은 여기저기 구멍 뚫린 이상한 동네가 되어버렸다.“

▶서양 선교사들의 교육과 선교활동으로 광주 근대화의 발판이 되었다고 볼 수 있는 양림동 은 진즉에 그러한 문화 사업을 착수해서 현재는 명실상부한 광주 문화의 랜드마크가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동명동의 일부 지역은 엄밀히 말하면, 이 지역의 부촌으로서 많은 사 람들이 쉽사리 집을 사거나 함부로 행동하지 못하고 살아온 지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랬던 지역이 신도시 확장으로 인하여 도시 공동화가 일어나 가장 크게 피해를 입게 되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솔직한 심정으로 말씀드리면, 동명동은 문화적 가치를 보존할 지역이라기보다는 가능한 빠른 시간 안에 지역의 체질을 개선하여 생존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구도심의 중심 중의 중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전 위원장의 주장이다. 그는 "동명교회는 더 이상 확장할 욕심을 버리고 백 년 동네인 동명동 문화를 파괴하고 훼손한 것에 사죄해야 마땅할 일"이라면서 "양심적인 기독교인이라면 죄의식 이라도 지녀야 한다"고 꼬집었다.

▶동명교회가 교회확장을 위한 욕심 때문에 동명동의 문화를 파괴했다고 하셨지만, 사실 동명 교회의 건축지는 현 교회의 부지입니다. 동네의 집을 사는 것은 그 교회를 짓는 동안에 또는 그 이후에라도 교인과 지역민들이 함께 사용할 주차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지 문화 파괴는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습니다.

▣ 특히 전 위원장은 "문화전당 덕분에 동명동 카페거리가 모처럼 활성화되었다"면서 "동명교회가 지금보다 더 크게 지어지면 청년들이 애써 만든 카페거리가 힘을 잃게 되고, 그곳이 힘을 잃 고 쓰러진다면 곧 청년 상인들이 쓰러진다는 뜻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최근 몇 년 사이 광주아시아문화전당이 세워지고, 카페와 베이커리 및 식당들이 이 지역에 터를 닦으면서 경기가 살아나고 소위 문화가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청년 창업자들의 카페들 때문에 지역이 살아났다고 말씀하시면서, 교회보다 먼저 동네의 한옥과 “멋스러운 집들”을 개조해서 카페와 식당으로 만들어버린 청년 창업자들이 아닌, 교회가 동명동의 가옥들을 망치고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또한 교회에 출석하는 성도들과 청년들이 현재도 동명동 지역의 카페와 식당을 이용하여 많은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교회 확장이 청년 상인들을 몰락시킨다는 것은 어떻게 해도 논리적 모순이 아닐 수 없습니다.

▣ "청년들이 만든 카페거리로 동네 상권이 모처럼 활성화되어 장동과 동명동 상권은 물결처럼 점차 옆으로 퍼져갈 것이다. 그런데 동명동 한가운데를 가로로 길게 가로질러 매머드급 교회 를 신축하면 상권은 더 이상 퍼져갈 동력을 잃게 된다. 교회권력이 청년들을 또다시 고통의 수렁 속으로 밀어 넣는 꼴이 되는 것이다. 매머드급의 동명교회 신축은 동구 경제에 보탬은커 녕 방해만 된다.“

▶엄밀하게 말하면 요즘 너도나도 카페를 창업하는 바람에 카페가 너무 많아져서 자체적인 생존도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점차 옆으로 퍼져가는” 상권이 “가로로 길게 가로질러 있는 매머드급 교회” 때문에 퍼져나갈 동력을 잃게 된다는 것은 도대체 어느 학설에 근거한 논리인지 참 이해하기가 곤란합니다.

▣ 전 위원장은 "동명교회는 주택을 없앤 자리마다 제3주차장, 4~5주차장을 만들어 대민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지만 주민들은 집 앞에 주차하면 되기에 그 주차장을 이용하지 않는다"면서 "되 레 일요일마다 좁은 골목으로 밀고 들어오는 교인들의 엄청난 차량 행렬로 인한 매연, 소음 공해 등으로 골머리를 앓아왔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동명동의 주민들 중에는 교회의 주차장을 이용하시면서, 장기간 차를 방치하여 교회의 주 차장 사용을 방해하시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주일 예배 때문에 주변의 이면도로 주차와 소 음, 매연으로 피해를 끼쳐드린 점은 십분 인정하고 송구함을 표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교회 주변에 대형 주차빌딩이라도 세우게 되면 그 소음과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사료되어서, 한 번 주차장 부지로 매입을 하면 용도변경이 어렵다는 구청 측의 권고와 문의가 있었음에도 불 구하고, 저희는 교회 주변 가능한 지역을 주차장 명목으로 구입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꼭 드리고 싶지는 않은 말씀이지만, 주변 이면도로의 주정차로 인한 매연과 소음 및 공해는 동명동에 자리 잡은 학원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보호자들께서 몰고 오신 자동차 때문인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학원은 필요한 경우 일주일 내내 운영됩 니다. 

▣ "일상과 일치하려는 노력이 진정한 이웃사랑“ "동명동 집들은 전국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을 만큼 나름 멋스럽기로 유명하다. 그런데 교회 주차장 경계선을 표시한다고 친 노끈을 보면 동명교회가 동네에 애정이라고는 한 톨도 없어 보인다. 그 노끈이 명품 동네, 동명동과 어울리는가. 동명동에 자리를 잡았으면 동네의 일상과 일치하려는 노력이 성경에서 말한 이웃사랑 아니던가. 동명교회는 마을공동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살예방 생명사랑 밤길걷기, 헌혈, 반찬 나누기, 연 24시간 의무적 사회봉사, 주변의 소 외된 계층들을 위한 주일 무료 급식 등 현재 저희 교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일상과 일치하려 는 노력” 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일치하려는 노력”은 무궁무진합니다. 교회의 지극히 현실적 인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하여 수년간의 고민과 기도, 협의, 그리고 이미 결정된 사항을 번복하기를 거듭할 정도의 신중함을 바탕으로 정말 어렵사리 구청의 건축심의를 이제 막 통과한 시점에서 그 모든 수고와 노력을 일거에 물거품으로 만들라는 주장과 권고는 매우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주차장의 라인들은 영역 표시를 위해서가 아니라, 위에서 말씀드린 동명동 지역의 활성 화에 따라 증가된 주차의 필요를 돕고, 우리 교인의 자동차 뿐 아니라 함께 주차된 지역민의 차 량의 안전을 위한 조치입니다. 차량들의 안전과 주차예절에 대한 상호간의 약속이 지켜진다면, 다양한 조정 작업이 가능할 것입니다.

▣ 정치인이, 그것도 '제일 힘이 없다'는 기초의원이 대형교회와 맞서 싸우는 일은 결코 쉬운 일 이 아니다. 하지만 전영원 의원은 거침이 없었다. "동명교회 신축 문제는 동명동만의 문제도, 동구만의 문제도 아닌, 광주의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전 위원장은 "동명교회는 지금도 충분히 대형교회"라면서 기도하듯 자문하듯 물었다.

▶정치인이 힘이 없다는 말씀은 너무나 겸손한 말씀입니다. 정치인의 한 마디에 지역 언론이 움직이고, 관공서가 움직이고, 지역사회가 움직이게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진리입니다. 맡 으신 영역과 범위가 다를 뿐 “제일 힘이 없다”는 말씀은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교회가 집들을 마구 사들여 주민 수는 줄어들고 있다는데 교회의 외형 덩치만 키우는 것을 하나님은 과연 좋아하실까?“

▶끝으로 교회 신축 이후에 필요한 조경과 기타 편의시설 및 주민들을 위한 상생 협력의 사업 들은 교회가 구청과의 협의를 통해 일신우일신 되도록 정돈하여 갈 것이며, 아울러 동명동의 한 식구로서 살아온 동명교회의 70년 역사를 “동명동과 함께하는 100년의 역사”로 이어 가도록 최 선의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오니, 지금 당장의 피상적인 영향에 대한 염려보다는 이후의 결과에 대한 기대와 소망으로 함께 손을 맞잡고 협력해 주실 수는 없을는지 감히 여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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