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배 교수의 구약이야기(96) - 잠언(10)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그리스도대 구약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부회장 KC대 전 총장

 

“이 잠언들은 지혜와 훈계를 알게 하기 위해서 통찰력의 말들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 분별력, 의 그리고 공의, 그리고 바른 사람들의 훈계를 얻게 하기 위해서 어리석은 사람들에게 슬기를, 젊은이에게 지식과 신중성을 주기 위해서 쓰여졌다”(잠1:2-4).

 

잠언의 결론을 말하라고 하면 무엇일까? 지혜는 진리이며 행복의 삶을 이끄는 안내자나 지름길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잠언은 성공의 지혜에 대하여 말하고, 전도서는 허무의 지혜를 말하며 욥기는 고난의 지혜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이 지혜서들은 모두 각기 다른 관점에서 인생의 지혜를 말하고 있지만 모두 지혜의 성찰을 깊이 있게 말하고 있다. 깊이 있게 이 지혜서는 지혜 문학의 특성을 보여주며 인생의 지혜를 말하고 있다. 고대 우주의 원리를 말하는 이집트의 마아트(Maat)가 잠언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내가 그 곁에 있어서 창조자가 되어 날마다 그 기뻐하신 바가 되었으며 항상 그 앞에서 즐거워하며 인자들을 기뻐하였었느니라”(잠8:30-31). “이는 네 머리의 아름다운 관이요 네 목의 금사슬이니라”(잠1:9). “그리하면 그것이 네 영혼의 생명이 되며 네 목에 장식이 되리니”(잠3:22). 지혜를 목의 금 사슬처럼, 목의 장식처럼 매고 살며, 항상 삶의 우선순위로서 지혜를 가까이 두어야 할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한다. 또 고대 근동의 지혜 요소(이쉬타르, 아스다롯)들이 잠언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 본다. 잠언 1:20-33; 8:1-21, 32-36; 9:1-6 등이 그렇다. “그 여종을 보내어 성중 높은 곳에서 불러 이르기를 무릇 어리석은 자는 이리로 돌이키라 또 지혜 없는 자에게 이르기를 너는 와서 내 식물을 먹으며 내 혼합한 포도주를 마시고 어리석음을 버리고 생명을 얻으라. 명철의 길을 행하라 하느니라”(잠9:3-6).

고대 세계의 지혜 문학이 잠언에 흘러 들어와서 지혜의 세계를 깊고 넓게 보여준다. 잠언은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여호와 하나님의 지혜로 이스라엘에게 토착화하고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소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지혜를 인격화하고(잠1:20-33; 8:1-9:6), 또 고대의 신화적 요소들을 이스라엘 신학화 한다. “아직 바다가 생기지 아니하였고 큰 샘들이 있기 전에 내가 이미 났으며 산이 세우심을 입기 전에 언덕이 생기기 전에 내가 이미 났으니”(잠8:24-25). 지혜의 세계는 이 세상의 문화를 여호와 신앙으로 다시 재해석하여 자기의 신앙화 작업을 하는 것임을 알게 한다. 이스라엘 지혜운동은 이러한 외부 세계에 대한 세계관과 외래 지혜를 자기의 것으로 토착적 작업을 하고 소화하는 모습을 잠언에서 보게 된다. 여기서 다른 한편, 지혜의 책인 잠언은 누가 썼을까? 신명기나 예레미야를 기록한 서기관이나 지혜자가 기록하였을 것이라고 보는 것과 아모스나 하박국, 예레미야, 이사야와 같은 예언서를 쓴 지혜자들이 썼을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한다. 이는 지혜의 세계가 구약 성경 안에 편만하게 퍼져 있음을 보여준다.

잠언은 지혜를 추구하는 이유가 인생의 원인론적 결과를 가지기에 인과응보, 권선징악의 삶이 있음을 보여준다. 인생의 행복과 불행의 결과를 놓고 하나님의 심판과 보상을 생각하게 하며 지혜의 연구결과가 있음을 증거 한다. 어떤 행동에 따른 결과가 반드시 일어남을 보여준다. “함정을 파는 자는 그것에 빠질 것이요 돌을 굴리는 자는 도리어 그것에 차이리라”(잠26:27). 그래서 인생을 사는 지혜는 하나님의 신앙을 가지며 하나님의 심판을 생각하고 의롭게 살아야 함을 보여준다. “환난 날에 진실치 못한 자를 의뢰하는 의뢰는 부러진 이와 위골된 발 같으니라”(잠26:19). “거짓말하는 자는 자기의 해한 자를 미워하고 아첨하는 입은 패망을 일으키느니라”(잠26:28). “악인은 쫓아오는 자가 없어도 도망하나 의인은 사자같이 담대하니라”(잠28:1). “악인의 범죄하는 것은 스스로 올무가 되게 하는 것이나 의인은 노래하고 기뻐하느니라”(잠29:6).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인공지능 시대(AI)에 회사 취직을 하는데도 이제는 인공지능 로봇의 면접 질문을 받아야 하고, 대답하는 시대가 되었다. 컴퓨터 시대, 4차 산업 혁명시대에 살며 현대 문명 이기(利器)에 지배당하는 위기 속에 살아가는 때에 진정한 지혜가 무엇인가? 이 지혜가 하나님께 나온다는 사실을 증거 해야 한다.

우리는 잠언과 지혜문학(전도서, 욥기)을 통해, 증거하고 간증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잠언을 연구하고 잠언의 삶을 살아가는 오늘 우리 성경 지혜인들의 몫이라고 말할 수 있다. “너는 귀를 기울여 지혜 있는 자의 말씀을 들으며 내 지식에 마음을 둘지어다. 이것을 네 속에 보존하며 네 입술에 있게 함이 아름다우니라”(잠22:17-18). 진리로 이 시대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진리임을 증거하며 살아야 하는 사명이 있다. 잠언은 이것을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다. “내가 너로 여호와를 의뢰하게 하려 하여 이것을 오늘 특별히 네게 알게 하였노니 내가 모략과 지식의 아름다운 것을 기록하여 너로 진리의 확실한 말씀을 깨닫게 하며 또 너를 보내는 자에게 진리의 말씀으로 회답하게 하려 함이 아니냐”(잠22:19-21). 결국 지혜는 진리의 세계임을 말하고 있다. 잠언이 우리들에게 진리를 통해 살아가야 함을 가르쳐 주고 있다. 이 확실한 진리와 지혜의 세계 속에 살며 하나님을 믿고 그 분을 의지하며 살라고 지시하고 있다.

“지혜로도 명철로도 모략으로도 여호와를 당치 못하느니라 싸울 날을 위하여 마병을 예비하거니와 이김은 여호와께 있느니라”(잠21: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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