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배 교수의 구약이야기(97) - 욥기(1)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그리스도대 구약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부회장 KC대 전 총장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같이 나오리라”(욥23:10).

욥기는 고난의 책이다. 고난의 지혜를 가르쳐 주는 욥기는, 인생에 있어서 고난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려준다. 욥기는 하나님의 사람이 갖는 이유 없는 고난이 무엇이며, 신앙인의 영적인 고난이 무엇인지 말하고 있다. 이 세상 사람들이 겪는 인간으로서의 고난이나 생사화복(생로병사)의 굴레 속에 있는 일반적인 고난과는 다른 것이다. 세상에서는 인간이 하나님을 몰라서 그만 죄를 짓고 그에 따라 오는 고난의 삶을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욥은 까닭 없는 연속되는 고난의 삶을 겪으면서 당하는 고난의 이야기를 욥기가 보인다. 고난을 통해 하나님의 연단 있고 그 후에 정금같이 순전하게 나오는 것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연단은 제라프(제련)이 아니라 바한(검사하다, 조사하다)이다. 나의 인생길을 주가 아시고 나를 달아보시고 고난을 통해 정금같이 나오게 하는 인생이라고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욥처럼 고난의 삶을 살면서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고난의 주가 하나님이라는 신앙을 가진다면 ‘현재의 고난은 장차 올 영광과 족히 비교할 수 없다’는 고백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욥기는 중요 인물로서 욥이며, 두 개의 다른 종류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산문으로 된 중요 이야기(서론 1:1-2:13; 에필로그, 42:7-17)와 운율로 된 긴 시적인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두 번째 부분은 욥과 그의 친구들 사이에 대화이다. 그리고 주도적으로 유일하고 은밀하게 참여하시는 하나님이시다(욥3:1-42:6). 욥이 자기의 태어난 날을 저주하는 부분에서 하나님에 대하여 언급한다. “어찌하여 곤고한 자에게 빛을 주셨으며 마음이 번뇌한 자에게 생명을 주셨는고 이러한 자는 죽기를 바라도 오지 아니하니 그것을 구하기를 땅을 파고 숨긴 보배를 찾음보다 더하다가 무덤을 찾아 얻으면 심히 기뻐하고 즐거워하나니 하나님에게 둘러싸여 길이 아득한 사람에게 어찌하여 빛을 주셨는고”(욥3:20-23). 탄식의 고백 속에서 하나님과 대화하듯 읊조리고 있다.

욥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의로운 사람이고 부자라고 말한다(욥1:1-3). 인과응보의 사상이나 행위의 법에 따르면 불행은 욥에게 일어나서는 안 된다. 재난이 일어나서 욥을 힘들게 할 때 욥기의 이야기 구조는 어떤가? 그가 신앙을 가지고 있는가? 욥기의 대화 속에서 욥의 친구들은 신앙의 관점에서 욥을 보지 않고 있다. 욥기에서 일어나는 반응의 요구는 일반적인 고난이 아니라 경건하고 의로운 사람의 고난의 문제인 것이다. “이 모든 일에 욥이 범죄하지 아니하고 하나님을 향하여 어리석게 원망하지 아니하니라”(욥1:22). 욥이 자신의 실수나 죄도 없이 자신의 소유물과 자녀들을 잃어버린다(욥1장). 그리고 그는 마침내 건강도 잃게 된다(욥2장). 이러한 불행한 상황에서 욥의 아내까지 저주하게 된다. “그 아내가 그에게 이르되 당신이 그래도 자기의 순전을 굳게 지키느뇨 하나님을 욕하고 죽으라”(욥2:9). 그렇지만 그는 신앙을 지켰고, 그는 하나님의 손에 의해서 자기의 운명을 받아드렸고 심지어 창조주를 찬양할 수 있었다. “그가 이르되 그대의 말이 어리석은 여자 중 하나의 말 같도다. 우리가 하나님께 복을 받았은즉 재앙도 받지 아니하겠느뇨 하고 이 모든 일에 욥이 입술로 범죄치 아니하니라”(욥2:10).

욥은 그의 신앙의 충성심으로 결국 이전의 가진 번영과 복을 회복하고 사실 훨씬 더 많은 풍성한 복을 받게 된다. “욥이 그 벗들을 위하여 빌매 여호와께서 욥의 곤경을 돌이키시고 욥에게 그 전 소유보다 갑절이나 주신지라 이에 그의 모든 형제와 자매와 및 전에 알던 자들이 다 와서 그 집에서 그와 함께 식물을 먹고 여호와께서 그에게 내리신 모든 재앙에 대하여 그를 위하여 슬퍼하며 위로하고 각각 금 한 조각과 금고리 하나씩 주었더라”(욥42:10-11).

욥은 정통적인 신앙에서 이해할 수 없는 고난을 이해하게 해준다. 이유 없는 고통, 까닭 없는 고난이 오는 배경에 대하여 알려준다. 욥기는 한 신앙인의 고백과 대화, 삶을 통해서 고난을 신앙의 눈으로 바라보고 고난이 주는 지혜의 삶을 가르쳐 준다. 오늘도 정직하게 살며 이 세상의 방식이나 방법대로 살지 않고 오직 신앙으로 사는 사람들이 걸어가는 삶의 여정을 욥기는 보여주고 있다. 인생의 고난 속에서도 찬송하는 일을 잊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

“너는 하나님의 하신 일 찬송하기를 잊지 말지니라 인생이 그 일을 노래 하였느니라”(욥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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