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동정녀 탄생/그레샴 메이천/정규철/CLC/고경태 편집위원


한국 신학의 기본은 선교사들의 신학이지만, 구체적인 신학 기초는 존 그레샴 메이천(Machen, John Gresham, 1881-1937)의 신학이다. 그런데 메이천이 신학이 아닌 루이스 벌콥의 신학이 소개되었다.메이천의 신학 저술들은 상대적으로 확산되지 않았다. 그것이 메이천의 신학 산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메이천은 자유주의 신학을 중지시킨 유일한 신학자이다. 자유주의의 물결을 효과적으로 변호했기 때문에, 메이천의 주장으로 마주서면 자유주의는 절대로 정통신학을 넘을 수 없다.


<바울 종교의 기원>(The Origin of Paul‘s Religlon, 1921년), <기독교와 자유주의>(Christianity & Liberalism, 1923년), <그리스도의 동정녀 탄생>(The Virgin of Christ, 1930년)은 메이천의 대표 저술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깊은 신학 내용을 갖고 있는 저술은 <그리스도의 동정녀 탄생>이다. <기독교와 자유주의>는 여러 번역자로 번역되어 꾸준하게 발행되었다. <바울 종교의 기원>은 절판된 상태이다. 그런 중에 <그리스도의 동정녀 탄생>이 우리 신학계에 소개되는 것은 흥분될 만한 일이다.
 
현대신학에서 “동정녀 탄생”에 대한 논쟁은 없다. 그것은 메이천의 신학을 넘어설 수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메이천은 자유주의가 거부하는 "동정녀 탄생"에 대해서 철저하게 변호해서 더 이상 공격하지 못하도록 학문화시켰다. 그래서 현대신학자들은 동정녀 탄생을 공식적으로 거부할 수 없을 지경이 된 것이다. 현대신학이 순수한 인간 예수에서 죄인인 인간 예수를 주장하면서도 동정녀 탄생을 부인한다는 주장은 없다. 메이천의 <그리스도 동정녀 탄생>은 자유주의의 획책을 중지시켰고, 현대신학의 확산까지 중지시켰다.
 
그 작품을 정규철 박사의 노고를 통해서 우리에게 소개되었다. 정규철 박사는 조직신학과 신약신학 학위를 가진 실력자이다. 메이천의 깊은 신학 산물을 번역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정이었을 것이다. 메이천을 좋아하는 신학도에게는 단비와 같은 번역이다. 이제 우리에게 메이천의 저술은 모두 번역되었다. 메이천의 번역 저작 중에 절판된 번역물도 있고, 다중 번역가로 번역되기도 했지만 모두 번역되었다. <그리스도의 동정녀 탄생>은 CLC에서 메이천의 저작을 처음 번역한 것 같다. CLC에서 메이천의 모든 저작물을 번역해서 메이천 전집을 기획해준다면 한국 교회에 지대한 공헌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필자는 메이천의 <바울 종교의 기원>을 1년 이상 읽으면서 공부했다. 메이천의 <그리스도의 동정녀 탄생>은 더 오랜 기간이 걸릴 수도 있겠다. 그러나 메이천의 저술을 읽는 독자는 메이천의 예리한 지성의 세계를 볼 수 있다. 자유주의의 신학을 해부하는 그의 예리한 지성은 독자에게 선물로 전달될 것이다.
 
메이천의 용어는 쉽지 않다. 독자는 어려운 용어를 빠르게 패스하면서 진행할 수 있고, 인터넷 구글 검색을 통해서 단어를 하나씩 이해하면서 진행해도 될 것이다. 마치 출애굽기 20장부터 나오는 성막, 레위기를 속독으로 진행하는 것과 유사하게 읽으면 된다. 그리고 반복하면서 읽는다면 메이천의 사상 전개의 진수를 볼 수 있을 것이고, 자유주의의 교묘한 술책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메이천이 한국 교회의 기본 신학이 된다면 한국 신학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 메이천의 제자는 박형룡 박사, 박윤선 박사가 있다. 메이천 연구로 학위를 받은 김길성 박사가 있다. 서철원 박사는 고등학교 시절에 메이천의 <기독교와 자유주의>를 읽어 WCC 반대 운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메이천을 번역한 다수의 연구자들, 사랑하는 학도들이 많다. 그럼에도 확산이 잘 되지 않은 것은 그의 사상의 심오함 때문이다.
 
메이천의 신학이 대계를 이루지 못했지만, 신학 전개 방식을 익히면 자기 신학을 수립하고 변호할 수 있는 좋은 변증 능력을 갖게 될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메이천의 저술은 반드시 읽어 이해해야 할 의무가 있다. <기독교와 자유주의>에서 시작해서 마지막이 <그리스도의 동정녀 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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