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도는 항상 기존 질서로 구성된 것을 파괴할 때 창조적인 비전이 싹튼다.

서울신학대학교 신대원 동기모임. 전주바울교회(신용수목사) 당회실에서,  최원영목사(본푸른교회담임, 본헤럴드대표, 서울신학대학교 신학박사 등)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이란 ‘공동’, ‘협력’, ‘공동 제작품’ 등으로 번역한다. 그 의미는 서로 다른 업종간에 공동 작업으로 탄생한 작품을 말한다. 현대사회에서 트랜드 협업과 창조 융합을 한 콜라보레이션이 성행하고 있다. 콜라보레이션은 서로 다르지만 서로 합하여 더 좋은 콘텐츠를 낼 수만 있다면 각자의 브랜드보다 더 파워가 막강해지는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다.

‘적과의 동침’ 이란 단어도 있다. 한 때 나와는 경쟁관계였지만 동등한 관계에서 동업을 하거나 힘을 합쳐 새로운 힘을 창출해낸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우리 사회는 생물이기에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며 어제의 적과 오늘이란 시간속에 미래를 함께 풀어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우리 귀에 늘 들려오는 단어가 있다면 '공유‘라는 말이다. IT 산업에서 공유란 한 곳에서 다양한 것을 서로 연결해주는 허브 역할을 하는 것을 말한다. 공유란 서로를 연결해주고 함께 사용하는 것이 현대 사회의 트랜드가 되어 가고 있다.  집권당 원내대표는 ’카카오 카풀‘ 논란과 관련해서 반발하는 택시업계에 종사하는 분들에게 이제는 공유경제 시대이기에 패러다임의 전적인 변화를 받아들이라고 말하면서 설득에 나섰다. 택시업계는 자신 밥줄에 비상이 걸려 데모로 분위기를 띄우고 있지만, 국민들의 생각과는 약간의 온도 차이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사회에서 같은 직장에 다니는 사람끼리 서로 카풀을 하는 것은 거의 자연스러운 현상이었지만 이웃직장인끼리 카풀하는 것은 과거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이제는 인터넷과 디지털의 발달로 기계가 서로를 연결하는 서비스로 인해 자연스럽게 다양한 사회적 관계망들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변화산기도원-선교관

그러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교회 건물은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가? 거의 사회적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성과 속이란 개념에 사로잡혀 거룩한 성전인 교회에서는 예배외에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면 마음이 불편한 분들이 많이 있다.

목회자들의 의식도 한참 뒤떨어져있다. 사회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앞에 특히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한 교회들은 힘들고 고단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문 닫는 교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으며, 그 절망의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그런데 아무리 작아도 최소 10명의 성도들이 있다. 주님은 귀신들린 한명의 청년도 소중히 여겨 무덤가로 찾아가서 귀신을 쫒아내고 새사람으로 만드셨다. 한 명의 청년을 얻기 위해 2000마리의 돼지를 포기하셨다. 귀신들린 청년이 돼지 2000마리보다 더 소중했다. 이것이 주님의 마음이다. 10명이라면 적은 수의 성도가 아니다. 목회자가 교회 문을 닫는 순간 성도들은 목자를 잃은 슬픔과 영적 방황을 할 수 있다. 어쩌면 세상에서도 실패하고 교회에서도 실패를 경험하는 것이다.

작은 교회 혼자서는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기 힘들다. 그러나 두 세 교회가 모여 하나의 건물에서 예배를 드린다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교회가 건물이 아니라 성도가 교회라고 할 때 장소를 함께 공유한다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디아스포라 한인 교회를 보면 외국교회를 빌려서 사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것은 교포사회에서는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런데 왜 한국사회에서는 어려운가? 그것은 자존심 문제이다. 차라리 교회 문을 닫을 지라도 옆에 있는 교회와 함께 사용하지 않는다. 교회 문을 닫는 순간 천하보다 귀한 영혼이 주님을 영원히 떠날 수 있다.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한 명을 전도하기 위해서 들로 강으로 다니며 힘들게 얻은 그 한 명을 쉽게 포기한다. 자존심보다 더 귀한 것은 한 명의 영혼이다.

사회도 이제는 공유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상이다. 과거에는 한 사무실에 한 업체만 사용했다면, 지금은 한 사무실에 서로 다른 사업을 하는 분들이 함께 사용하고 있다. 변호사 사무실을 보라. 외부 간판은 하나이지만, 사무실 내부로 들어가면 서로 개인 사업자로 일한다.

변화산기도원-기도굴

오늘날 한국교회는 작은 교회이든 큰 규모의 교회이든 주중에는 거의 건물이 비어 있다. 오직 주일 한 번 예배를 위해서 엄청난 비용을 낭비하고 있다. 하나님이 보시면 참 관리 잘하고 있다고 칭찬할 것이라 여기지 말라. 하나님은 우리들을 못된 청지기라고 책망할것이다. 어쩌면 독사의 자식들아 불호령을 하고 있는데, 세상에 취해 영적으로 닫혀서 성령의 소리가 들리지 않을 수 도 있다.

고비용 저효율의 집단이 교회일 수 있다. 건물은 건물일 뿐이다. 교회는 깊은 잠에서 깨어나야 한다. 주중에 건물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교회 건물의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배의 기능이다. 예배와 사역을 위한 공간을 사용하되 비어있는 시간에 어떻게 공간을 활용할 것인가?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청년 창업자들이나 1인 창업자들의 소호 사무실로 함께 쓸 수 는 없을까? 한 주간 깨끗하게 잘 관리했다가 주일에 한 번 예배하는 용도로만 쓴다면 얼마나 비효율적인가? 교회 공간을 청년들의 창업 공간으로 제공해준다면, 비즈니스 미션의 토대가 될 수 도 있다. 새로운 시도는 항상 기존 질서로 구성된 것을 파괴할 때 창조적인 비전이 싹튼다. 작은 교회들이나 선교사들이나 우리들의 입에서 심심치 않게 말하는 단어가 있다면 비즈니스 선교이다. 말대로 사업을 통해서 이익을 얻어 하나님 나라를 세우겠다는 것이다. 연약한 교회를 유지하기 위해서 가장 손쉬운 방법은 선교비이다. 그러나 선교비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겠는가? 거의 물이 바닥난 항아리와 같은 실정이다. 더 이상 선교 동력을 일으킬 교회 내부의 힘이 부족하다. 그래서 비즈니스 미션의 시대가 자연스럽게 도래한 것이다.

한국의 어떤 목사도 사모도 성도가 적다고 교회문을 닫는 분들은 없다. 버티다가 더 이상 못 버티고 문을 닫는 것이다. 왜 문을 닫을까? 임대료와 생활비가 없어서이다.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자비량 목회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작은 교회는 스스로 준비하라. 이것이 오늘 우리 시대의 답이다. 또한 건물이 있는 교회는 정신 차려야 한다. 주중에 텅텅 비어 있는 건물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인가 고민하라. 공유시대이다. 한 공간을 다목적으로 활발하게 활용하는 것이 지혜로운 청지기의 모습이다.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면 주변의 교회들과 연합하라. 삼겹줄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서로 힘을 모은다면 건강한 교회로 새롭게 태어 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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