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교육/문화 시문학
【김종근詩】돌 담 같은 사람 / 낙엽을 바라 보며가을 끝자락에 / 부부

   >> 돌 담 같은 사람<<

 

제주도를 삼다도(三多島)라
하지요,
돌, 여자, 바람,
이 중 가장 많은게 '돌'이지요,

삼다도엔
골목길도, 
집 울담도, 
다랭이 논 밭도,
모두 다 돌담이지요, 

그냥 
돌이 생긴대로
얼기설기 쌓은 돌담이 
바람에 무너지지 않는 까닭은,
돌과 돌사이
틈이 많기 때문입니다,
돌과 돌 사이에 
뻥 뻥 뚫린 틈이
'바람의 길'이 되어주어서랍니다,

제주도의 그 억센 바람이
혹 '시멘트 담벼락'은
무너 뜨려도,
제주의 그 많은 돌담들을 
허물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하나,
'돌담'은 
'바람 길'을 
막아서지 않기 때문 입니다,

그런 돌담을 
바람도 
굳이 허물고 지날 이유가 
없기 때문이지요,
나는 
그런 돌담같은사람이 
참 좋습니다,

담장처럼 반듯하고 
격이 있어 보여도,
군데군데 빈틈이 있어서 
그 사이로 
사람 냄새가 
솔솔 새어 나오는 
그런 사람이 좋습니다,

'인간'이란 언어 자체가 
사람과 사람사이가 
곧 '인간(人間)'이듯이
사람과 사람사이에도 
돌담처럼
따스한 온정의 바람이 불어야
인간관계가 돈독해지지요,
더구나 
금년처럼 차가운 
년말년시엔 
더욱 훈훈한 바람이 
불어야 겠지요,

사실 완벽한 사람도 없지만
꼭 완벽해야할 이유도 없습니다,
그래서 난 빈틈없이 
속이 꽉찬 사람보다 
좀 나사가 풀린듯 
헐렁한 사람,
 
그래서 
언제나 편안히 기대고 픈
여백(틈)이 많은 
그런 사람이 좋습니다,

바람이 돌담에 스며들듯 
사람과 사람 사이에 
따스한 바람이 
솔 솔 불어와 
세파에 찌든 땀을
닦아 주는 
그런 사람이고 싶고
그런 사람이 
마냥 그립습니다.

 

자기 소임을 다하고 지는 

낙엽을 바라 보며

 

                             김종근

인생의 겨울문턱에서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되돌아 본다,

봄 여름날의 싱싱한 잎새들이
혼신을 다해 수목을 생육하고 
열매들이 주렁주렁 영글게 하고는 
가을이 되면
수렴과 결실의 소임을 다하고는 
청청한 푸르른 옷을 벗고 
수한을 다한 단풍으로 옷입고
이제는 한잎 두잎 낙옆이 되어
퇴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대는 한해를 갈무리하는 
섣달 끝자락의 결산대 앞에 서서 
한 생애 동안 
무엇을 심고
무엇을 거두었는가!

나뭇 잎새로
잠시 머무르다 
자기 사명을 다하고는
본래의 자리 자연으로 돌아가는
가을 단풍의 짧은 생애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우리에게
소리없이 말해주고 있다!

봄 여름 가을을 지나면서
온 몸으로 자기할일을 다하고는 
다시금 
왔던 곳으로 돌아가는 잎새의 일생!

꽃샘의 봄 날엔 
여린 새 순의 보호막이 되어주고,
여름엔 
태양빛을 가득 머금어 자양분을
공급해주고,

가을 날엔 
열매를 영글어 놓고
지 할 일을 다 하고는
미련없이
뿌리박힌 흙으로 돌아가
나무의 자양분을 위해
자기 자신이 썩어 거름이된다!
이를 
자신에게 주어진 
'순리'라고 여기며 
소리없이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낙엽의 숭고함이 
그동안 나의 '역리의 삶'을 뒤돌아 보게 한다,

그대는 
한세상을 
무엇을 위해 
그토록 부대끼며 
치열하게 살았능가?
한갖 미물같은 나뭇잎새도
자연의 섭리를 따라
자기가 해야할 몫이 
무엇인가를 알고
가슴을 울리며 사는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이라는 그대는
무엇을 위하여 
그리도
치열하게 이고 지고 살았는가?
'나' 이고자 하는 것이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세상 속에 던져진 
우리네 삶도
필경 
낙옆이 지듯 사라지고 말 것을!
뭐에 홀리듯
아둥바둥 살아 온 삶!
이제
인생의 겨울앞에서 
낙옆처럼 
왔던곳으로 갈 뿐인데
그대는
무슨 열매를 남기었는가!

가을빛에 물들어 
제 빛을 내고 가는 
낙엽을 바라보며 
겨울을 재촉하는 길목에서
내가 살아온 삶을 되돌아 본다,

자기의 소임을 다 한 잎새들이 
온 산하를 곱게 물들어 
금수강산으로 수를 놓듯!
우리네 늘그막의 삶도, 
지는 해가 서쪽하늘을 
붉게 물들인 
'저녁 노을'처럼 
그리하자!

♡가을 끝자락에 ♡

                                            김종근

 

그 무덥던 여름이 가고

가로수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어
아 가을인가 싶더니,

오늘 아침 
무우밭에 하얗게 내린 찬 서리,
만추 가을의 끝자락에 서다.
아! 속절없이 흘러가는 
야속한 세월이여!
 
특별한 기억이 있는 것도 아닌데
까마득히 잊고지낸 이가 
문득 생각 나
보고싶어 지는건 
가을이기 때문인가? 

그리움도 아닌데 생각나는 사람
설레임도 없었는데 떠오르는 사람

가을 빛 하늘처럼 미소가 맑던
그가 보고싶어 지는건 
그냥 가을이기 때문인가?

오랫동안 가슴에서 꺼내지 못한 사람
고백이 될지 모를 사연 띄워놓고
답장을 기다리는것 또한 
가을을 타기 때문인가?

깊어가는 가을
겨울 문턱에 서서,
그립다는 말 원하지 않아요,
보고싶다는 말도 바라지 않아요,
그냥 
지는 낙엽을 보고,
인생의 겨울이 옴을 보노라면,
당신의 소식이 그리워져요,
마냥.

 

 ♡부 부♡

                                             【김종근詩】

 

우리가 살면서
산소의 소중함을 미처
모르듯이 

부부 사이도 
같이 있을때는 그 소중함을
잘 헤아리지 못하다가 
둥지에 홀로 남게 된 후에야 
그가 얼마나 소중하고 
그가 바로 또 하나의 나였음을
절실히 깨닫게 되지요

잃고난 후에 후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노래 가사처럼 '있을때 잘해'야지

아무쪼록 늙어 가면서 
또 다른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덮어주면서
행복이 넘치는 
노후를 만들어가시기를!

부부는 
한 몸처럼 가까우면서도 
'부부유별'이란 말처럼 
말씨와 배려로 夫와婦로 
분별해야 하는사이가 
부부라오

한 그릇에 
같이 밥을 비벼 먹고
같은 컵에 입을 대고 마셔도 
허물이 없는게 부부지만
맘과 말씨는 함께 비벼먹어서는 안되는게 부부라오
그래서 '부부유별'이라 한거요

한 침상에 눕고 
한 상에 마주 앉고
몸을 섞고 
마음도 섞는 게 부부라오

둘이어야 하나이고
반쪽이면
그대로 반쪽인게 부부요

그래서 홀로되면 
빈둥지가 되어 고독하고
그래서 병이 되는 게 
부부지요

세상에 
고독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젊은이는 짝을 못찾아
고독하고
늙은이는 짝을잃어
고독하다오

부자는 
더더하기에 고독하고
가난한 이는 
없어서 고독하다오

젊은이는 
있어야할 것이 채워지지 않아서 울고
늙은이는
잃어버린 것 때문에 운다오

청년일 때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불안때문에 떨고
노년에는 
죽음의 그림자를 보면서 떤다오

젊은이는 
같이 있어 싸우다가 울고
늙은이는 
혼자 된 것이 
억울해서 운다오

어찌보면
사람이 
사랑의 대상을 
잃었을 때보다
더 애절한게 있을까!

젊은 시절엔 
사랑하기 위해 살고(I love you)
나이가 들면 
살기 위해 사랑(I need you)을 한다오

아내란
'청년의 때엔 연인이고
중년의 때엔 친구이며
노년의 때엔 간호사다' 란 
말이 있지 않은가!

인생 최대의 행복은 
아마 
부도 명예도 아닐 것이오

사는 날 동안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는 
사랑을 서로 나누다가
난 당신 만나 참 행복했소
라고 말하며, 

둘이 
함께 
눈을 감을 수만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그렇게 살다 가고 싶소.

김종근 목사 약력

고려대 법대 3년 수료 
총신대학원 졸업 
광운대 정보복지대학원 졸업 
서울 용산소망교회 시무 
경남 하동교회 시무 
부산 영도 교회 시무 
현재, 행복이 가득한 교회(예장합동)
행복이 가득한 집(요양원) 시무 

최장일 기자  bonhd77@gmail.com

<저작권자 © 본헤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장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