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철학과 신학의 역사/존 프레임/조계광/생명의말씀사/고경태 크리스찬북뉴스편집위원

존 프레임(John M. Frame, 1939-)은 우리에게 잘 소개된 신학자이다. 프레임은 노 신학자로서 우리의 교사들의 교사이시다. 코넬리우스 반틸의 다음 사역자로 웨스트민스터신학교에서 변증학, 조직신학 교수로 사역하고 은퇴한 뒤에, 올랜도의 리폼드 신학교에서 사역하고 있다. 프레임 박사도 반틸 박사만큼 쉽지 않은 학자인데, P&R(개혁주의신학사)은 그의 네 권의 주권신학 시리즈를 번역하여 소개해주었다. 그리고 그의 다른 저술들도 다른 출판사에서 번역되었다. 이번에 생명의말씀사에서 프레임 박사가 2015년에 출판한 A History of Western Philosophy and Theology을 번역했다. 매우 좋은 일이다. 1,000페이지가 넘는 대작인데도 3년 만에 빠르게 번역한 것은 프레임 박사의 사상이 좋은 인지를 갖고 있다는 단편적인 증거이기도 할 것이다.

프레임의 <서양 철학과 신학의 역사>는 독특한 방식으로 구성했다. 그것은 일반 철학 이해를 기반으로 신학 이해를 전개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기독교 인문학”이라고 해도 될 구성이다. 프레임 박사는 변증신학의 전문가이기 때문에 철학 이해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철학 이해는 그리스도인에게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일반 철학자들의 철학 기술과 신학자가 제시한 철학 이해를 비교할 수 있는 매우 좋은 근거를 주기 때문이다.

프레임의 <서양 철학과 신학의 역사>는 서양 지식 체계의 모든 위인들의 이름이 들어있다고 볼 수 있다. 프레임은 특이하게 “서양 철학”이라고 소개한 것이다. 마치 동양 철학을 논하지 않았음으로 동양인 신학도에게 인지 훈련에 배려한 것처럼 생각되었다. 대한민국 신학도가 서양 철학을 이해해야 한다. 동양인이 서양철학을 이해한다면 세계에서 가장 탁월한 지성인이 될 것이다. 동양철학을 이해하는 조건 아래서 그렇고, 동양인은 구조적으로 서양 사상을 이해하기가 매우 어렵다. 우리는 아직도 플라톤을 번역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칸트 이해를 명료하게 세우지도 못했을 것이다. 동양철학 이해는 더욱 그렇다. 많은 유수한 학자들이 아는 소리를 하지만 매우 제한적일 것이다. 고대, 중세 연구자들의 천재성을 쉽게 간파할 수 없다. 그럼에도 서양 작가들은 세계지성사를 엮는 대작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프레임 박사가 그러한 과업을 이룬 것에 대해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그럼에도 몇 부분의 프레임 박사의 제시에서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것은 어쩔 수가 없다. 세부적인 사안까지 만족하려면 대작을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 지성사를 볼 수 있는 파노라마에서 담을 수 없는 세부적인 사안이 있다. 학문 훈련을 통해 우리 연구에서도 세계 지성사를 엮어내는 사상서를 기대해 본다.

프레임 박사는 계시에 근거한 대표적인 신학자이다. 그럼에도 중세 철학자 안셀무스 부분에서는 당시 시대를 존중하면서 이성 중심의 신존재 증명의 맹점을 지적하지 않았다. 그래서 벌코프 박사와 안셀무스의 성육신 이해에서 차이가 발생하기도 했다. 선생들의 다른 의견이 발생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매우 큰 유익이다.

대작을 소장하는 것이 독자에게는 큰 부담이다. 그러나 읽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지만 독자는 그 대작을 소유하고 싶다. 그리고 소장해야 한다. 이미 많은 책을 소유하고 있음으로도 지식이 증진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필자는 목침용으로 잘 제작된 책이라고 소개했다. 대작은 독자에게 목침을 선물한 것이다. 탁월한 연구자의 지식을 매트릭스처럼 옮길 때까지 대작을 구입하는 일을 멈추지 말자. 그리고 그 대작을 우리의 손으로 만들어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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