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병 목사의 산골마을 팡세 (8)

 

제7회 활천문학상 최우수상 수상(2018), 서울신학대학교 신학과 졸, 동대학원 졸, 독일 베텔신학대학원 수학, 현재 독일 보쿰대학교 조직신학 박사과정 중, 독일 다름슈타트 중앙교회, 독일 이삭교회 담임목사 역임. 현 간동교회(강원도 화천) 담임목사

사람이 가르치고 있는 지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인간된 도리를 가르쳐주는 지혜입니다. 공자의 가르침, 소크라테스의 가르침들은 인간의 됨됨이, 인간의 그릇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지혜입니다. 그에 비해, 두 번째는 손자와 마키아벨리가 알려주듯이 처세에 능한 지혜가 있습니다. 마키아벨리즘, 손자병법은 눈앞에서 벌어지는 싸움을 어떻게든 이기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지혜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다보면 여러 종류의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어떤 사람은 너무 머리가 좋습니다. 시험만 치면 만점이고, 시험만 치면 합격입니다. 그런데 인격은 이기적이고,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머리는 너무 좋은데 인격은 졸렬한 것입니다. 엘리트라고 불리는 이들은 머리가 굉장히 좋지만, 그만큼 오만합니다. 이기적입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필요한 지혜는 사람 되는 도리일 것입니다.

거기에 비해서 처세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이 있습니다. 너무나도 자신의 정체를 잘 감추고, 거짓말을 잘 하기 때문에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깜빡 속습니다. “참 저 사람은 좋은 사람이구나, 저 사람은 훌륭한 사람이구나.” 그리고 실제로 성공을 합니다. 그런데 한번 그 사람을 겪어보면, “이 사람이 다른 면을 가지고 있구나. 어떻게 이렇게 기가 막히게 자기의 본성을 감추고 성공할 수 있는지...” 감탄이 나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배워 그 길로 들어서든지, 아니면 그 사람을 떠나 바른 길을 찾든지 해야만 합니다.

Pietro della Vecchia(1603~1678) The Philosophers (Ptolemy and Euclid with Their Pupils)

위의 두 가지 지혜와 또 다른 지혜가 있는데, 이것은 세상 사람들이 모르고 있고, 가르쳐 주지 못하는 지혜입니다. 인간의 지혜로는 설명이 안 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허점도 많고 유능하지도 못하고 융통성도 없는데, 탁월한 지혜로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타협도 없고 처세에 능하지도 못하면 세상에서 잘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손해를 보고, 생명의 위협을 당해도, 어떻게 하든지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려고 애를 씁니다. 이런 사람은 세상에서 인기도 없고 주목받지도 못합니다. 그러나 세상 사람이 가지고 있는 처세술보다 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는 것과는 구별되는 거룩한 능력이 드러나는데, 하나님의 지혜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요셉의 지혜, 다니엘의 지혜입니다.

이런 사람에게는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기 위해 세상의 모든 방법을 끊어버리려 할 때마다 고난과 시련이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에는 승리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말씀으로부터 지혜를 얻기에 어디에서건 깨끗합니다. 때 묻지 않은 양심이 있습니다. 세상 사람과는 다른 향기가 납니다. 질적으로 다른 영향력입니다.

완전한 지혜는 머리를 잘 굴리는 지혜, 처세에 능한 지혜가 아니고, 어수룩하고 바보스러워도 하나님 앞에서 정직한 지혜가 완전한 지혜입니다.

지혜를 얻는 것이 금을 얻는 것보다 얼마나 나은고 명철을 얻는 것이 은을 얻는 것보다 더욱 나으니라 (잠언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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