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하는 믿음의 증거/존 오웬/조계광/생명의말씀사/고경태 편집위원

영국 청교도혁명, 1640-1660. 명예혁명, 1688년. 존 오웬은 명예혁명에 5년 앞선 1683년에 소천했다. 명예혁명 전의 영국은 종교 분쟁이 끝나지 않을 무렵이다. 찰스 2세가 왕정을 복고해서 국교회를 회복한 매우 긴박한 시점이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청교도 사상가들은 매우 고도의 경건의 산물을 발간했다. 존 오웬도 그러했다. 신앙생활, 신학함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신학은 이상이기도 하고 실재이기도 하다.  

존 오웬의 글을 읽는다는 것은 신학도로서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그의 사상이 높고 깊다는 것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매우 깊은 사상이지만 생명의말씀사에서 편집을 용이하게 해서 리폼드 시리즈를 통해 그 내용을 어렵지 않게 접근하도록 했다. 그것이 리폼드 시리즈가 가진 강점이다. 아주 현대화되어서 고전 작품인지를 생각하지 못할 정도이다. 존 오웬의 거대한 신학 저술도 리폼드 시리즈로 쪼개서 기획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구원하는 믿음의 증거>를 소개하는 브라이언 헤지스는 이 책의 가치를 “활력있는 신앙생활은 무엇보다도 믿음과 긴밀한 연관이 있다(중략). 그러나 참된 믿음의 본질과 증거를 둘러싸고 큰 혼란이 빚어질 때가 적지 않다(중략). 구원하는 믿음의 참된 본질을 이해하고, 삶 속에서 그 증거를 식별하는 방법을 깨우쳐, 믿음을 활용해 영적으로 형통한 삶을 살아가는 기술을 터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작품이 고귀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말한다.

<구원하는 믿음의 증거>는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원하는 믿음의 시작, 방법, 유익, 증진하는 방안에 대해서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누구나 알 수 있는 지식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17세기 청교도 학자들은 우리가 쉽게 알 수 있는 가치를 확립하기 위해서 인생과 생명을 걸었다.

지금은 그것을 쉽게 알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쉽게 알 수 있는 것은 없다. 가장 위대한 지식은 가장 단순한 지식이고, 신학 훈련은 꾸준히 반복하면서 증진된다. 리폼드시리즈가 소책자처럼 얇기 때문에 가볍게 보일 수 있지만, 대작(大作)보다 못하지 않은 매우 귀한 작품이다. 필자는 오웬의 <구원하는 믿음의 증거>라는 책만이 아니라, 리폼드시리즈 전체에 대한 매료가 있다. 최근에 발표된 기사에 책을 소장하고 있어도 지식이 증진된다는 보도가 있었다. 리폼드시리즈는 그리스도인의 서가에서 좋은 지식을 증진시킬 아담한 소장품이고 애장품이 될 것이다. 다만 다양한 번역가들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어휘 번역에 통일성을 줄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리폼드 시리즈는 한권씩 발간되는 시리즈이기 때문에 세트보다는 한 권씩 차근차근 구입하는 것이 좋을 수 있겠다. 월간지처럼 구입하면서 읽어간다면 효과적인 도서구입과 독서가 될 것이다. 청교도의 작품은 읽고 또 읽어도 감동이 더해지는 고전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가에 놓인 리폼드 시리즈는 그 자체로 상당한 가치가 있다.

<구원하는 믿음의 증거>는 어쩌면 평이한 저술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평이한 내용 전개에서 잔잔한 감동을 받을 수 있다면, 좋은 경건의 능력을 가진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지식을 증진하는 좋은 방법이다. 청교도의 평이한 저술은 전혀 평이하지 않은 생명의 보고이다. 존 오웬의 작품은 더욱 그러하다. 천천히 읽고 또 읽고 또 읽어보자. 구원하는 믿음으로 나타나는 증거가 독자의 삶에서 나타날 것이다.

저작권자 © 본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