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욱 목사의 인문학 산책 (6)

 

이상욱 목사│목민교회(인천) 담임, 호서대학교( Ph.D), 성산효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

소울메이트(soulmate)는 영혼 (soul)의 동료 (mate)라는 뜻입니다. 영혼이 통하는 사람, 즉 서로 깊은 영적인 연결을 느끼는 소중한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옛날, 연인이나 부부 사이를 시적으로 표현한 말이기도 합니다. 길을 가는 사람은 길벗을 만납니다. 길을 가다가 아직 만나지 않았다면 좀 더 걷다 보면 길동무를 반드시 만나게 됩니다. 그것은 내가 가는 곳이 길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길을 가는 사람을 그냥 지나칠 수도 있습니다. 서로 인사를 나누거나 마음을 나누며 길벗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길을 가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가는 이 길이 길인지 경기장의 트랙인지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이 행복을 향한 여행의 시작이 되기 때문입니다.

길을 가는 사람에게 코스모스도 기쁨이 될 수 있습니다. 가로수에 앉아 지저귀는 새들과도 말벗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길을 가는 사람들과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다툰다면 어떻게 될까요? 마치 경기장 트랙에서 경주하는 사람들처럼 말입니다

이처럼 길을 갈 때, 앞서 가는 것이 잠깐 동안 만족감이나 우월감을 가질 수는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들 가운데 누군가는 자신을 앞질러 간다는 것을 느낄 때 자신에 대한 실망감을 가지게 됩니다. 혹여 나 홀로 앞서서 저만치 떨어져 간다면 외로움이 자신의 뒤를 쫓아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마음을 가지느냐에 따라 길에서 친구를 만날 수도 있고 또 경쟁자를 만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전적인 우리의 선택입니다. 우리 앞에는 많은 선택지가 놓여 있습니다.

모르는 길을 가게 될 때일수록 그렇습니다. 갈림길에서는 우리의 길동무도 바뀌고 만나는 사람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 자신이 달라진 것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사실은 다른 길을 가서 달라지기도 하지만 새 길이 내가 몰랐던 다른 나를 알게 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사회적인 존재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길을 가는 중에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기도 하고, 서로 의지하기도 합니다.

옛 성인들이 사람이란 서로 의지하고 기대는 모양을 본을 따서 ‘人’ 모양 ‘사람人’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을 人間(인간)이라 하였습니다. 관계가 좋은 사람을 사이가 좋다고 합니다. 이것이 동양인들이 갖는 사람에 대한 세계관이고 믿음입니다.

서양 사람들은 인간에 대한 세계관이 동양과는 다른 것 같습니다. 동양인들에게 무한경쟁은 낯설기 그지없습니다. 새해엔 예비하신 소울메이트를 만나 동행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들이 잠잠하니 이는 길에서 서로 누가 크냐 하고 쟁론하였음이라.”(막 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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