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병 목사의 산골마을 팡세 (12)

 

제7회 활천문학상 최우수상 수상(2018), 서울신학대학교 신학과 졸, 동대학원 졸, 독일 베텔신학대학원 수학, 현재 독일 보쿰대학교 조직신학 박사과정 중, 독일 다름슈타트 중앙교회, 독일 이삭교회 담임목사 역임. 현 간동교회(강원도 화천) 담임목사

고교시절에 보았던 “쇼생크 탈출”은 오래도록 저의 기억에 남는 영화입니다. 그 영화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감옥 안에서 무려 50년을 살았던 브룩스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브룩스는 감옥에서 청춘을 다 보냈습니다. 나이도 많아서 할아버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에게 가석방의 기회가 오게 되었습니다. 젊은 시절에 그렇게 나가고 싶었던 바깥세상이었지만, 나이가 많이 든 지금 브룩스는 감옥을 나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감옥이 너무 익숙했으니까요. 감옥에서 나가지 않으려고 심지어는 자해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절차로 인해 가석방을 나가야만 했습니다. 그가 감옥에서 지내는 동안 세상은 너무 많이 변해 있었습니다. 그가 감옥에 처음 들어갈 때는 동네에 자동차가 한두 대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너무 자동차가 많아서 브룩스는 길을 건너지도 못합니다. 이 사람은 직장에서 일을 하면서도 자기에게 주어진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늘 매니저와 다른 사람에게 확인을 받고 허락을 받으려고 했습니다. 자기가 자유인이라는 사실이 인식되지 않으니까 사회생활도 어려웠습니다. 오히려 교도소에서 지내던 시절이 너무 그리웠습니다. 마침내 이 사람은 적응을 하지 못한 채, 자기 숙소에서 목을 매달아 죽습니다.

우리 인간들은 선천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죄의 노예로 살아간다는 사실입니다. 노예는 아무리 그럴싸하게 돌아다녀도 자기 인생이 없습니다. 노예는 자기 맘대로 살아갈 수 없고, 자기 맘대로 사랑할 권한이 없습니다. 죄의 노예는 죄를 짓는 것이 편하고, 죄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익숙합니다.

사람의 근본적인 문제는 하나님과의 적대관계입니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하나님을 싫어하는 본성을 가집니다. 모든 축복은 하나님께 있고 하나님으로부터 다 나오는데, 인간은 하나님과 화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없습니다. 인간은 행복을 마귀에게 도둑질 당했습니다. 자기의 인생을 도둑맞은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과 화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을 만나는 것입니다. 우리 스스로는 하나님과 화해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을 만날 때, 비로소 우리는 잃어버렸던 자기 자신을 찾을 수 있게 됩니다.

저는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는 내가 소중하다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기 전에는 자신의 가치를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알게 되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니, 내가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도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되니까 사람의 가치, 인생의 가치를 알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만나고 나서야 저는 인생을 찾게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오히려 예수님의 종으로 살아갑니다.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자유롭지만 주인을 섬기는 종으로 살렵니다. 자유의 종입니다. 기쁨의 종입니다.

 

저작권자 © 본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