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다니엘 지음, 토브북스, 구별된 모습으로 살아가라는 예수님의 가르침

구별된 모습으로 살아가라는 예수님의 가르침

독일의 신학자 게르하르트 마이어는 <마태복음> 주석(진리의 깃발)에서 말하기를, “산상수훈에 접근하는 자는 거대한 첩첩산중에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진다. 이러한 산맥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산 정상과 깊은 골짜기에 발견하게 되어 도전이 끊이지 않는다. 산상수훈에 대한 완벽한 해설집은 아직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산상수훈, 그 속에 길이 있다>의 저자 송다니엘 목사는 선교사 출신이다. 그는 한인 목회로 전향한 후, 설교를 위해 게르하르트 마이어의 마태복음을 한국어로 번역하며 큰 은혜를 받았다. 특히 산상수훈을 번역할 때는 기도하기 위해 자주 번역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예수님의 말씀이 내 마음에 날아와 꽂혀 나를 아프게 했다”고 그는 고백한다.

송다니엘 목사는 산상수훈의 번역이 끝나자 즉시 이것을 나름대로 정리하여 교회와 신학교 그리고 다른 교회 사경회에서 가르쳤고, 내용을 조금씩 더해 보충했다. 이 과정에서 독일에서 나온 여러 저자들의 산상수훈을 읽고 부족한 기초를 더욱 공고히 하였다. 특히 한국인이 이해하도록 언어도 바꾸고 그가 느끼고 생각한 것도 추가했다. 그러다보니 이것이 독자적인 책이 되었다. 그럼에도 게르하르트 마이어 주석의 적지 않은 부분이 반영되었다.

저자에 의하면 산상수훈은 1) 메시아께서 그분의 왕국으로 초대하시는 초대장이다. 산상수훈에서 예수님이 가르치시는 히나님 나라는 이스라엘이 오랫동안 목마르게 기다리던 메시아 왕국이다. 예수님의 첫 설교도 이 하나님 나라가 왔다는 선포이며(막 1:15), 예수님은 많은 비유를 통해 하나님 나라를 가르치시고 줄곧 백성을 이곳으로 초청하셨다. 특히 팔복에서 우리는 초청하시는 메시아의 음성을 분명하게 들을 수 있다. 그러므로 산상수훈은 이 메시아 나라에 들어오는 자는 ‘복 있다’라는 약속의 말씀으로 시작한다.

 

2) 교회에 주신 기본 교범(magna charta: 대헌장)이다. 산상수훈은 메시아께서 사람을 하나님 나라에 초청하시면서 그들이 그곳에서 지켜야 할 기본 교범으로 주신 것이다. 산상수훈은 제자들에게 주신 행동강령이므로 모든 교인은 산상수훈대로 살아야 하며, 혹은 그렇게 살려고 진지하게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종교개혁에서 출발한 거의 모든 신교의 의견이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가 산상수훈의 가르침에 따라 살려고 노력하는 이유는 이것이 교범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여기에는 하나님의 성품과 뜻이 드러나 있고, 예수님이 그대로 사셨으며, 우리는 그분을 따르는 제자이기 때문이다. 제자란 단순히 스승의 외적인 삶을 모방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의 인품까지도 좇아야 한다. 이것을 교범이라고 하는 이유는 여기에 가르침이 집중적으로 모여 있기 때문이다.

3) 구약율법의 해석이다. 산상수훈은 율법 해석의 모범을 보여준다. 예수님은 구약 율법 전체를 해석하지 않으시고, 그중에서 중요한 것과 당시 유대인들이 중대한 과오를 범하는 것들을 선정해서 해설하셨다.

저자에 의하면, 산상수훈은 구약 율법(토라)과 단절된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산상수훈은 메시아께서 주신 새로운 율법이 아니라 구약 율법을 해석하신 것이다. 메시아 예언에 따르면, 메시아는 율법을 완벽하게 해설하고 완벽하게 실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산상수훈은 또한 율법 해석의 모범을 보여준다. 예수님은 구약 율법 전체를 해석하지 않으시고, 그중에서 중요한 것과 당시 유대인들이 중대한 과오를 범하는 것들을 선정해서 해설하셨다. 즉, 율법에 드러난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펼쳐놓으셨다. 또한 우리가 율법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의 모범을 보이셨다. 우리가 구약 율법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방법대로 하나님의 뜻을 찾아서 지키도록 하셨다.

4)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말씀이다.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시고, 이곳으로 사람들을 간절하게 초대하셨다. 산상수훈은 진정한 축복에로의 초대이다.

산상수훈은 하나님의 빛이 찬란하게 드러난 영광스러운 말씀으로써 제자들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저자는 “우리는 산상수훈 전체 가르침에서 우리를 온전하게 만드시려는 하나님의 사랑을 확신해야 한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산상수훈을 이해하는 하나의 중요한 열쇠는 종말론적 개념인 ‘이미’와 ‘아직’ 사이의 긴장이다. 예를 들면. 예수님이 마음이 가난한 자에게 주신 하나님 나라의 약속은 현세에서 이미(here and now) 실현되지만, 종말에 가서야 완결된다. 즉, 우리는 이미 지금 하나님의 다스림을 누리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부활하여 하나님 나라가 가시적으로 드러날 때 완전하게 실현된다. 우리가 이러한 긴장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성경의 독특한 가르침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산상수훈은 기독교 가르침의 전체를 다루고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이것은 초기 가르침이므로 여기에는 아직 예수님의 대속적 죽음과 부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없다. 십자가를 지시기 바로 전인 요한복음의 고별설교(13:31-17:26)에 가서야 산상수훈에서는 다루지 않은 중요한 주제를 다룬다.

산상수훈을 올바로 이해하려면, 항상 예수님 가르침 전체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따라서 교회는 다니지 않지만, 산상수훈대로만 살면 된다는 생각은 성경 전체 가르침을(십자가와 부활 포함) 이해하지 못하게 하므로 잘못된 것이다. 우리는 신구약 전체의 조명을 받으면서 산상수훈을 이해하려고 한다. 산상수훈은 단순한 구약 율법 해석만을 담고 있지 않다. 구약 율법도 예수님과 십자가로 향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말씀을 해석할 때 늘 예수님의 십자가를 통한 구속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에 따르면, 산상수훈은 누가 해설하는지 경건한 학자라면 해석에 본질적인 차이는 없다. 단지 해설 방식과 내용의 깊이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루터주의, 개혁주의, 복음주의 간에도 해석적인 차이는 없다. 본 해설서는 현대의 연구 결과를 수용하려고 노력했다. 주석은 단어와 본문의 정확한 의미를 찾아 해설하므로, 누구든지 본문을 연구하려면 반드시 먼저 주석을 보아야 할 것이다. 주석은 일반적으로 본문 말씀이 신앙생활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대해 상세히 다루지 않기에 산상수훈만 별도로 해설한 책으로 보충해야 한다. 저자마다. 시대에 따라 적용이 차이가 있으므로 다양한 해설서는 본문의 의미를 풍성하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산상수훈을 아무리 잘 해설했다고 할지라도 인간의 한계와 지면의 한계로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깊은 이해를 위해서는 많은 해설서를 참고해야 할 것이다. 본서를 위해 저자는 마이어의 『마태복음』을 가장 많이 의존했다.

저자는 이렇게 묻는다. “산상수훈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급진적으로 지켜야 할 것을 강조하신 것과 가벼운 그리스도의 멍에로 초청하신 것은 모순이 아닌가?” 저자의 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분은 말할 수 없이 큰 영광과 사랑으로 성령님의 모습을 통해 우리 안에 계시며,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지키도록 도우시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영광과 사랑에 감동받아 자기를 죽이며 끊임없이 그리스도를 받아들인다”(355쪽).

프리츠 리네커에 따르면, 산상수훈은 사람을 매어 노예로 만드는 법이 아니라, 죄인을 진정으로 죄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완전한 ‘자유의 법’ 이다. 산상수훈은 구약 율법, 즉 자기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해석한 말씀이므로 그리스도인은 누구나 이 가르침대로 살아야 한다. 그러나 산상수훈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진지하게 실천하려는 자는 자기의 연약함 때문에 누구든지 절망하게 된다. 이 절망 속에서 그리스도를 바라볼 때, 자기 죄 때문에 십자가에 달리 신 그리스도를 새롭게 만나게 되고, 새로운 피조물이 되어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님을 통해 이 가르침을 따를 수 있는 능력을 얻는다.

저자는 참고서적으로 경건한 독일 루터교 학자들의 주석과 해설서를 주로 사용했다. 오늘날 루터교는 거의 자유화되었지만, 소수의 경건한 학자와 목사들이 있다. 그 외 독립교회에도 적지 않은 신학자들이 있다. 이들에 의해 성경주경학이 많이 발달되어 훌륭한 주석들이 발간되었다. 특히 산상수훈은 독일에서 많은 연구가 있었으므로, 저자는 그들의 깊이 있는 연구서들을 참고하여 정리하였다.

‘거대한 첩첩산중’같은 산상수훈을 바르게 그리고 깊이 있게 이해하려는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산상수훈의 거룩하고 내밀하고 그리고 혁명적인 메시지의 진수를 맛보게 될 것이다. 설교자와 신학도뿐 아니라 모든 기독교인의 필독서로 강력히 추천한다.

 

저작권자 © 본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