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비결은 워딩(wording, 유행어, 착 감기는 대사)과 가벼움

 

영화 <극한직업>(감독 이병헌, 주연 류승룡)은 지난 1월 23일 개봉했다. 개봉 15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한 뒤에도 가파른 속도로 역대 흥행 영화 기록을 돌파하고 있다. 지난 2월 12일 1,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도둑들>(1,298만), <괴물>(1,301만)을 꺾고 역대 흥행 순위 6위에 올랐다. 2월 13일 현재 누적 관객 수는 1,324만 명이다. 지금까지 최대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2014년 7월 개봉한 <명량>으로 관객 1,761만 명이다. 영화 <극한직업>이 그 고지에 오를 수 있을까?

우리 시대에 영화가 천만관객에 돌파하려면 두 가지 함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좋은 스토리(감동), 재미있는 스토리 구성, 그리고 워딩(wording, 유행어, 착 감기는 대사)이다. <극한직업>의 인기비결은 워딩에 있다고 본다. 영화 <명량>은 우리가 지울 수 없는 명대사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감동적인 영상과 스토리, 언제 보아도 알면서도 감동할 수 밖에 없는 작품이다. 그 뻔한 스토리에서 감동을 주었기 때문에 명작일 것이다.

영화 <극한직업>은 스토리 구성이 좀 황당하다. 그러나 반전에 반전을 하는 구성으로 스토리를 구성했다. 모든 이야기가 황당하지만 반전에 반전을 주는 구도이다. 그리고 배우들의 워딩은 관객들에게 부담 없는 즐거움을 준다. 이 워딩은 시사회 등을 통해서 스포일러처럼 보이지만 유통되었다. 관객들에게 유행어로 각인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영화 <극한직업>은 매우 가벼운 영화이지만, 관객들이 싫지 않게 구성되었다. 그래서 단수에 천만관객이 찾았을 것이다. 그것은 우리 시대의 무거움이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너무 무거운 시대에 묵직한 영화를 보는 것은 오히려 부담이다. 만약 <명량>이 나왔다면 2014년처럼 대흥행이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2018년 블록버스터 작품들이 고배를 마셨는데, 2019년 시작부터 65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작품이 천만관객을 돌파했다. 그것도 누적관객 1위 탈환이 가능할까?를 예상할 정도이다.

“극한생활”에 찌든 시민들이 <극한직업>의 경쾌함을 보면서 잠시나마 힐링을 갖는 것 같다. 좀 황당하고 과장된 장면들을 관객들이 기쁘게 용납하는 이유일 것이다. 그 가벼움은 배우들이 연기로 설득하며 진행했다는 것이 묘미일 것이다.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말 한마디가 천만관객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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