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은 ‘하나님 경외’를 가르치는 현장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담임, 성결대, 중앙대석사, 서울신대박사, 미국 United Thological Seminary 선교학 박사, 공군군목, 성결대학교, 서울신학대학교 외래교수

뉴스에 등장하는 가정문제로 인한 엄청난 충격적인 사건들을 보면서 기독교인들의 가정은 예외일까 생각하면 아쉽게도 어느 순간부터 하나님께서 세워주신 온전한 가정들이 흔들리고 깨어지게 되어 이제는 사랑했던 가족 간에도 서로 불신하고 갈등하며 혼란 가운데 무질서한 모습들을 쉽게 발견하게 됩니다. 흔들리는 가정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가정의 뿌리부터 튼튼하게 세워져 나가야 합니다. 그 기초로 식탁예배의 회복을 제안합니다. 매일 가족들이 둘러앉아 식사하는 식탁을 예배의 자리로 만들자는 것입니다. 식탁예배는 갑자기 어느 시대, 어느 교회, 또는 가정사역자들이나 가정사역 기관에서 주창하여 나온 것이 아니라 이미 성경에서 시작하고 진행되었던 예배 형태였습니다. 그렇다면 성경의 사례들을 잘 연구하여 오늘날 식탁예배의 원형으로, 기초로 삼아 본받는 것이 매우 유익하다 생각됩니다.

 

1. 노아의 식탁예배

노아의 가정은 전통적인 신앙의 가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당시에는 사람들이 하나님을 떠나 육체를 쫓아 살았고 성적으로 타락한 사회였습니다. 온통 죄악으로 관영하였다고 성경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런 타락한 시대에 노아는 하나님의 법을 따라 당시 사회의 악에 빠지지 않고 끝까지 의롭게 산 의인이었습니다. 노아가 의인이요 완전한자였다는 것은 절대적인 완전을 의미한 것이 아니라 당시에 사람들 중에 제일 의롭게 살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노아에게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또한 노아는 하나님과 동행하는 자였습니다(창 6:9). 하나님과 동행했다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았으며, 기도하는 삶, 제단(예배)쌓는 삶을 살았다는 뜻입니다. 노아는 가족과 함께 방주에 들어가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창 7:1). 홍수 심판을 이긴 노아는 방주에서 나온 후에도 제일 먼저 제단을 쌓았습니다(창 8:20). 이처럼 노아의 가정은 하나님과 동행하기 위해 노력한 가정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을 믿음으로 예배드릴 때 참된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창조하셨습니다. 식탁예배를 통하여 가족들은 하나님을 찬송하고 경배하며 인간의 존재목적을 성취해 가는 것입니다. 클라이드 네레모어(Clide M. Narramore)는 “가족들은 가정예배를 통하여 창조주이신 하나님을 예배함으로 영혼의 만족을 얻으며, 인간의 존재목적을 달성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가정예배를 통해 하나님 중심의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노아는 미래에 있을 심판에 대해서 하나님의 경고를 듣고 말씀에 순종하여 비가 오는 날까지 방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이 방주는 장차있을 심판 가운데 구원할 방주로 온 가족이 마지막 심판의 날을 위해 미리 준비하는 것입니다.

 

2. 아브라함의 식탁예배

아브라함은 믿음의 조상으로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땅의 모든 믿는 자들은 아브라함의 자손입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가정에 복을 주셨고, 그를 복의 근원으로 삼아 모든 민족이 복을 얻도록 하였습니다.

이렇게 아브라함이 복을 받은 이유는 로마서 4장 3절에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으매 그것이 그에게 의로 여겨진바 되었느니라”고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부르실 때에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너는 복이 될지라”고 하셨습니다.(창 12:2) 아브라함은 하나님을 믿었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믿고 따랐습니다. 아브라함의 가정이 순종의 가정이 된 것은 바로 제단 중심의 식탁예배를 드리는 가족들이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복을 주시는 이유는 ‘그 자식과 권속에게 명하여 여호와의 도를 지키도록’하시기 위함입니다. 복을 받는 비결은 가족들이 모여 예배하는 식탁예배에 있습니다. 제단을 쌓았다는 것은 바로 예배를 의미합니다. 아브라함은 가는 곳 마다 제단을 쌓고 하나님을 섬겼습니다. 세겜 땅 상수리나무에서(창 12:7), 벧엘과 아이 사이에서(창 13:4), 그리고 헤브론에서 제단을 쌓았습니다(창 13:18). 또한 아브라함의 가정은 조카 롯과 분쟁이 생길 때마다 항상 양보하였습니다.

조지 슈레이어(George M. Schreyer)에 의하면 “이스라엘 가정의 가정예배는 곧 생활이었으며 그들의 삶 전체가 예배요 예배가 곧 삶이었던 것을 볼 수 있다.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에 모여서 예배드림으로써 온 가족이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연대성을 형성하고 가정 안에서 하나님의 운행하심의 실재를 체험하며, 하나님이 그들의 가정생활의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고 계신다는 의식을 갖게 되며 하나님께 헌신하고 그의 뜻을 따르려는 노력이 용솟음치도록 도와주므로 가정예배는 중요하다” 고 했습니다.

 

3. 욥의 식탁예배

욥은 순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였다고 성경은 기록합니다(욥 1:1). 욥이 받은 축복은 1절에서 이미 소개한 것처럼 온전하고 정직하였으며,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욥의 가정은 식탁예배의 모범적 사례가 됩니다. 욥의 식탁예배 특징을 보면, 첫째는 습관적으로 드린 것입니다. 둘째는 온 가족 자녀들이 함께 드린 것입니다. 셋째는 제물을 항상 드렸습니다. 넷째로 성결의 제물을 드렸습니다. 성경은 이런 식탁예배를 소개하면서 “욥의 행위가 항상 이러하였다”고 증거합니다(욥 1:7). 욥의 삶의 중심 가운데는 항상 하나님이 계셨고, 온 가족이 함께 예배함으로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것입니다.

욥은 가정의 제사장이었습니다. 자녀들을 성결케 하기 위해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 하나님께 번제를 드렸던 것입니다. 번제는 제물을 태워서 드리는 제사로 속죄를 의미합니다. 욥은 혹시나 자녀들이 생각으로나 행동으로나 죄를 범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번제를 드린 것입니다. 자신과 자녀들이 항상 거룩한 삶을 살아가려고 힘썼던 것입니다. 부모는 가정의 제사장과 같습니다. 제사장은 “하나님께 제사 드리고, 백성에게 신앙을 지도하며, 하나님의 뜻을 묻고 전달하는 사명을 맡은 자”입니다.

가정은 신앙만이 아니라 삶도 배우는 곳입니다. 욥의 자녀들은 욥의 신앙과 삶을 통해 하나님을 예배하는 습관을 보고 길렀을 것입니다. 아이들은 식탁예배를 통해 부모의 신앙과 삶에 있는 고민과 아픔을 보고 듣게 됩니다. 또한 아이들은 부모가 전적으로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을 봅니다. 하나님께 순종하는 모습을 봅니다. 아이들은 부모가 하나님 앞에서 자신들의 죄를 회개하는 것을 봅니다. 성경의 가르침을 치열하게 삶의 현장에서 살려고 애쓰는 부모를 봅니다. 부모가 믿음 안에서 깊이 연합되어 있고, 서로 존중하고 뜨겁게 사랑하는 모습을 봅니다. 이 모두를 통해 아이들은 살아 계시며 참되신 오직 하나님만이 자신들의 신앙의 대상임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들도 전적으로 하나님을 의지하려고 노력합니다.

 

4. 예수님의 식탁예배

예수님은 요셉과 마리아의 가정에서 태어나서 부모의 양육을 받으며 성장하였습니다. 마태복음에서는 요셉을 ‘의로운 사람’이라고 칭합니다(마 1:19). 그는 성령의 음성에도 순종하는 사람입니다(마 1:19). 자녀로서 부모에게 순종하였고 성경에는 많은 기록이 없지만 누가복음 2장 40-52절을 통하여 예수님의 유년시절의 모습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즉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전까지의 삶을 통하여 그의 가정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성장하면서 지혜가 충만하며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 하셨고(눅 2:40), 지혜와 키가 자라가며 하나님과 사람에게 더욱 사랑스러워졌다고 성경은 말합니다(눅 2:52).

또한 그의 부모가 해마다 유월절이 되면 예루살렘으로 갔던 일을 기록하고 있습니다(눅 2:41). 예수님의 부모는 매년 유월절이 되면 성전에 올라가서 하나님께 경배 드렸고, 이 과정에서 예수님을 잃어버리는 사건이 있기도 합니다. 성전에서 예수님을 발견하였을 때 “예수께서 함께 내려 가사 나사렛에 이르러 순종하여 받드시더라"고 합니다(눅 2:51). 예수님은 육신의 부모가 자신을 찾으러 왔을 때 자신의 의지대로 그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의 말씀에 순종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아들로 이 땅에 오셨지만 인자로서 보통의 아이들과 같이 부모의 보살핌 가운데 성장하셨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가정에서 드려진 예배에 관해서 직접적인 내용은 없지만 예수님께서 가정을 귀히 여기시고 예수님을 영접한 자들과 그들에게 치유하시고 축복했고 공생애 이전에 유대인의 관습을 지키셨듯이 일반적인 유대인들의 가정과 같이 예배드리며 성장하셨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식탁예배는 온 가족이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과 인격적인 교제를 만들고 더불어 가정의 문제를 함께 나누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단순한 예배로 귀결되는 것이 아니라 가족들이 모이는 예배로 인해서 우리의 신앙과 삶의 문제를 함께 풀어나갈 수 있는 축복의 시간이 됩니다.

 

5. 고넬료의 식탁예배

사도행전 10장에 소개되어 있는 것처럼 고넬료는 가이사랴에 주둔하고 있던 이달리야 부대의 백부장으로 로마 장교였습니다. 그는 이방인으로 하나님을 섬긴 모범적인 신앙인이었고, 그의 가정 역시 신앙의 가정이 되었습니다. 이방인 장교로서 당시 식민지인 유대인들이 섬기는 하나님을 따르는 일은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고넬료는 하나님이 참 하나님인 것을 알고, 유대인들의 율법을 따라 하나님을 섬겼습니다. 그리고 오순절 이후 이방인으로 처음 성령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의 가정을 살펴보면 하나님을 경외하는 가정임을 볼 수 있습니다. “그가 경건하여 온 집안과 더불어 하나님을 경외하며 백성을 많이 구제하고 하나님께 항상 기도하더니”(행 10:2), 그는 하나님을 높이고 섬겼습니다. 그리고 로마인 장교임에도 불구하고 식민지 백성들을 위한 구제에도 힘썼습니다. 고넬료는 매일 기도시간을 정하고 규칙적인 삶을 살았습니다. 구시쯤 되어 환상을 본 것은(행 10:3), 그가 유대인의 규례로 하는 6시, 12시, 3시 등 세 번의기도 시간을 정해놓고 기도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고넬료가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베드로를 청해오라는 환상을 보았습니다. 하나님께서 그의 기도를 들으신 것입니다.

무엇보다 그의 가정은 겸손하였습니다. 베드로가 고넬료의 가정을 찾았을 때 그는 자신의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엎드리어 절하며 맞이하였습니다(행 10:25). 로마인 장교신분으로 자신이 지배하고 있는 유대인에게 절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으며 당시 사회에서 베드로의 위치는 어부출신으로 서민에 불과했지만, 고넬료는 베드로를 섬겼던 것입니다. 특별히 성경에서 고넬료의 가정을 “온 집안과 더불어 하나님을 경외하며”라고 한 것을 주목해야 합니다. 이것은 그의 온 가정이 하나님께 예배드리며 하나님을 섬긴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고넬료 뿐만 아니라 그의 가정은 함께 예배드리면서 믿음으로 하나님을 섬겼습니다. 또한 고넬료의 가정은 유대의 온 족속에게 칭찬 듣는 가정이었습니다. 고넬료의 하인들은 베드로를 만났을 때 고넬료가 유대 온 족속으로부터 칭찬을 받는다고 소개했습니다(행 10:22). 그는 백성을 많이 구제함으로 이방인이지만 유대인들로부터 존경과 칭찬을 받았던 것입니다.

제임스 W. 알렉산더는 “가정예배는 매일 가정에 공급되는 만나로서 우리 영혼을 살리는 양식이다”라고 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은 우리가 살아가야할 모든 분야에서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가져야 하는 모든 교훈을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이 땅에 살아가고 있는 모든 기독교인들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방법대로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바른 모습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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