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을 혁명이라고 주장하는 모습을 보았다. ‘혁명’을 ‘신기원’으로만 이해서 그렇게 했다면 아쉬움이 있다. 혁명은 기본 체제를 신기원적으로 변혁시키는 것이다. 3.1운동은 1919년 3월 1일에 발생한 사건이다. 1910년 경술국치로 국권이 피탈되었고, 강제병탄된 상태에서 ‘혁명’이라면 무슨 의미가 될까?

3.1운동은 민초의 순수 자결 독립 운동이다. 1938년 대한민국임시정부에서 3.1운동을 혁명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그것은 군주국에서 공화제로 변혁한 프랑스 혁명을 모델화시킨 것이기 때문에, 3.1도 혁명이라고 주장한 것이라는데, 명확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다. 프랑스 혁명은 왕에서 공화제로 바뀐 혁명이다. 그러나 대한제국은 일제국주의에 국권이 피탈된 상태였다. 대한제국은 스스로 대한민국이 된 것이 아니다. 대한제국이 왕과 관료들에 의해서 상실되었는데, 학자들과 제국의 백성들은 동의하지 않고 국민들의 나라, ‘대한사람의 나라’를 외친 것이다.

1948년 7월 속기록에 이승만 대통령은 혁명이라는 개념이 나라를 전복하여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것인데, 원수의 나라(일제)를 뒤집는 것은 혁명이 아닌 항쟁이라고 하며 거부했다고 한다.

3.1운동은 혁명일까? 그럴 수 없다. 역사는 명확해야 한다. 1910년부터 10년간의 세월이 우리나라였다면 혁명이 될 수 있다. 4.19는 혁명이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울 때는 의거라고 배웠다. 그런데 이제는 혁명이라고 한다. 그래서 5.16은 혁명이 아닌 쿠데타(군사정변)로 바뀌었다.

왕과 관료들이 버린 제국을 백성들이 세운 위대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참고로 고종 황제는 끝까지 외교권 박탈이나 국권 박탈을 인정하지 않았고, 1919년에 독살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국을 지키지 못하는 왕의 비애가 고종에게 있다. 그 비애가 국민들의 마음을 감동시켰을 수도 있다. 일제국주의가 얼마나 강력한 나라인지 그 때까지만 해도 잘 몰랐다. 그 강력한 나라에 편승하려는 친일이 발생하면서 독립운동은 더 힘들어졌을 것이다. 그 어둠에서 대한민국을 지킨 독립운동가들이 어쩌면 가장 위대한 투사들일 수 있다. 그들에게 3월 1일은 신기원이 분명했을 것이다. 그들은 일제국주의에 대한 개념을 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역사는 분명하게 대한제국의 국권을 피탈한 형식적인 점령자인 일제국주의가 있었다. 그것을 인정하지 않음이 독립운동이지만, 국가와 법은 냉철한 것이다. 감상적인 접근은 많은 위험과 불안을 초래한다. 3.1운동의 위력은 강제점령에 대한 무폭력 항거이고, 그 항거가 36년 동안 끊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강력한 독립의지”가 어디서 나왔을까? 민족성이라는 설명할 수 없는 유대 의식과 땅에 대한 소유 의식이다. “삼천리 금수강산”을 우리땅으로 보았던 민족 지도자들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땅은 우리가 지켜야 한다. 우리땅을 지키기 위해서 희생은 빼앗겼을 때에 항거로 나타난다. 지금 희생이 없다면 빼앗길 때에 항거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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