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는 값싼 위로가 아니라 변화를 일으키는 능력

 

제7회 활천문학상 최우수상 수상(2018), 서울신학대학교 신학과 졸, 동대학원 졸, 독일 베텔신학대학원 수학, 현재 독일 보쿰대학교 조직신학 박사과정 중, 독일 다름슈타트 중앙교회, 독일 이삭교회 담임목사 역임. 현 간동교회(강원도 화천) 담임목사

암에 걸려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에게, 암이 나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것은 누구든지 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암에 걸린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말은 환자의 담당의사가 “당신은 이제 암이 다 나았습니다. 완치되었습니다. 이제부터 마음껏 사세요.” 라고 말해주는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듣고 싶은 희망사항을 말해주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책임질 수 있는 말을 해주는 것입니다.

정치인들은 희망을 주는 사람들입니다. 절망보다야 희망이 낫기는 하지만, 정치인이란 직업은 사람들이 듣고 싶은 말을 해주는 직업으로 전락한지 오래입니다. 사람들은 정치인들의 희망을 자기의 희망으로 삼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희망고문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들은 책임지지 못할 말들을 남발합니다. 그럼에도 그런 혐오는 금방 잊어버립니다. 또 다른 희망이 달콤하게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교회에 나오는 이유는 단순한 희망사항을 듣고 값싼 위로를 얻는 것이 아니어야 합니다. 내가 있는 곳이 정확히 어디인지, 내가 가는 길이 올바른지를 진단 받아야 합니다. 이것이 좋고, 저것이 좋고, 뭐가 바람직하다고 말하는 것은 누구든 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적인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진단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나도 모르게 자리 잡은 교만과 이기심과 게으름과 위선이 하나님 앞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나의 상태를 진단받음으로 충격을 받고 각성하며, 회개하여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은혜로 치유되고 정결케 될 뿐만 아니라, 나의 현장 속에서 구체적인 변화와 실천이 따르는 삶으로 이어져야만 합니다.

우리는 인간의 말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해야 합니다. 세상의 정보와 지식과 유행에 뒤처지지 않으며, 위트와 재미로 각색된 이야기와 지루하지 않을 만큼 화려한 언변이 동반되어 바쁜 현대인에게 작은 위로와 변명을 대신해주는 것으로 가득 찬 설교로는 안 됩니다. 심장과 폐부를 도려내는 듯한 아픔이 있더라도 바른 진단을 해주고, 치료해주고, 깨우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말씀을 들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회개는 변화를 일으키는 진정한 진단

하나님은 우리의 절망에 대해서, 우리의 고난에 대해서, 우리의 어려운 형편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십니다.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계십니다. 그것은 우리가 자기의 의지를 꺾고, 말씀을 듣는 것이요, 믿고 순종하는 것이요, 말씀 그대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내가 듣고 싶은 말이 아닐 수 있습니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어려운 길일 수 있습니다.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차원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으로부터 나온 정확한 진단을 통해 우리는 실제적인 능력을 체험하게 되고, 나의 현재를 알게 됩니다. 나의 어두움과 실존을 깨닫게 됩니다. 진정한 회개를 통해 고난은 감사가 되며, 고통은 찬송이 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이 가슴에 울려 퍼집니다. 평생을 흔들리지 않으며 걸어가도록 이끄십니다. 오늘 그 말씀을 들으십시오. 그 말씀을 붙들고 기도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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