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2. 23, 실로암교회 예배당

한국개혁장로회신학교(KRPC, 교장 이광호 목사) 제2기 졸업식이 지난 2월 23일 실로암교회 예배당에서 거행되었다. 

한국개혁장로회(Korean Reformed Presbyterian Church)는 사도교회와 정통 개혁교회의 역사적 상속을 위한 목회자 양성을 목적으로 2016년 3월 신학교를 개설했고 지난 2018년 2월 10일 첫 졸업식을 거행하고 7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바 있다.  이번 두번째 졸업식에서 선포된 교장의 훈화를 여기 게재한다. <편집자주> 

“무엇이든지 내게 유익하던 것을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다 해로 여길뿐더러 또한 모든 것을 해로 여김은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함을 인함이라 내가 그를 위하여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배설물로 여김은 그리스도를 얻고 그 안에서 발견되려 함이니.......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좇아가노라”(빌3:7-14)

사도 바울이 빌립보 교회에 쓴 편지 가운데 이 부분을 다시금 되새겨 봅니다. 여기서 사도는 과거에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다 해로 여겨 잊어버리겠다고 했습니다. 이 가운데는 그 동안 소중하게 여겼던 세상에서 익힌 모든 지식과 지혜를 그리스도를 위해 배설물로 여긴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그 대신 예수 그리스도를 온전히 아는 지식과 더불어 그 안에서 모든 것을 알아가겠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것을 위해 앞에 놓여있는 푯대를 행하여 매진하리라고 다짐했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인 우리 역시 더 이상 세상의 지배를 받거나 세상으로부터 발생한 지식과 지혜로 살아가는 자들이 아님을 기억해야 합니다.

오늘 수년에 걸쳐 우리 신학교의 한 과정을 마친 분들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기뻐합니다. 여러 가지로 쉽지 않은 가운데 성실하게 공부한 열매를 맺게 된 것은 감사한 일입니다. 이제 우리 신학교의 초창기 졸업생으로 후배들에게는 물론 교회 가운데 모범을 보이며 건전한 영적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기 바랍니다.

우리 시대는 극도로 혼란한 배도의 시대가 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인 역사는 물론 기독교 역사 가운데 있지 않던 비성경적인 주장들이 기독교 내부에 난무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죄 성을 지닌 동성애를 타락한 교회가 인정하는 분위기에 휩싸여 있으며 극단적 말세로 치닫기 시작한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일부 국가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되자 기독교에서조차 그것을 받아들이는 어처구니없는 시대가 되어 버렸습니다.

거기다가 이름이 알려진 많은 신학교와 교수와 목사들 가운데서 유신진화론을 받아들이며 아담과 에덴동산의 실제적 존재를 부인하는 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 자들은 인간이 짐승으로부터 진화된 것으로 주장하며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아담과 그의 갈비뼈로 지음 받은 하와의 역사적인 존재를 믿지 않습니다. 나아가 예수 그리스도의 절대성을 부인하는 종교다원주의가 신앙이 어린 자들을 미혹하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우리 앞에 놓인 4차 산업의 발달은 결국 하나님을 원래의 자리에서 몰아내 버리려 할 것입니다. 인공지능과 가상현실, 사이보그 등은 인간의 존엄성 자체에 대한 엄청난 도전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 세속적 풍조에 빠진 자들은 결국 계시된 말씀을 절대 진리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할 것이며 참된 복음을 소유한 성도들을 더욱 심하게 조롱할 것입니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하나님을 떠난 이와 같은 악한 풍조가 마치 누룩처럼 전 세계 기독교를 향해 퍼져나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다음 세대 언약의 자손들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있습니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지금의 풍조를 보면 장차 우리 후손들이 겪게 될 고난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그러므로 교회의 상속을 위한 중심 기관이라 할 수 있는 우리 교단 신학교는 더욱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며 그의 말씀을 절대 진리로 믿는 몇 몇 형제들이 오늘 졸업하게 된 것은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신학교를 졸업한 것이 하나의 과정을 끝낸 것으로 만족하지 말아야 합니다.졸업생 여러분은 물론 재학생 여러분도 우리가 참된 교회의 상속을 위한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나는 최근 아프리카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에 있는 ‘동아프리카 성경신학교’(Bible College of East Africa)에 다녀왔습니다. 1월 28일부터 2월 2일까지 머물면서 3학점에 해당되는 ‘사도행전’을 강의했습니다. 그 학교에서 강의하며 느낀 점은 아프리카 오지에 있는 그 조그만 신학교가 세계에서 몇 안 되는 훌륭한 신학교라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미국과 영국, 독일 등 서구에는 그럴듯한 명예를 가진 수백 년 역사의 유명한 신학교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도 내노라하는 수많은 신학교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다수의 학교들보다 르완다의 그 신학교가 훨씬 더 훌륭한 학교라는 사실을 전혀 의심하지 않습니다.

물론 그 학교의 교수님들과 학생들 가운데 스스로 그렇다고 생각하는 자들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내가 관심을 가지고 주의 깊게 보는 점은 바로 그것입니다. 그들은 주관적으로 스스로 최고의 신학교라 생각지 않지만 외부에서 지켜본 한 신앙인의 객관적 평가가 그렇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 신학교도 장차 그렇게 자라가길 바랍니다. 만일 주님의 재림이 오래 동안 연장되어 수백 년의 세월이 흐르면 이 세상이 과연 어떻게 변해 있을까요? 그때가 되면 참된 교회와 참된 신학교를 찾아보기 더욱 어려워 질 것입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배도의 정도가 훨씬 더 심해질 것이 분명합니다.

앞으로 우리 신학교는 하나님의 말씀을 절대 진리로 알고 그에 따른 더욱 철저한 교육을 해나갈 것입니다. 학교의 역사가 얼마나 오래냐 하는 점이나 학생 수가 몇 명이냐 하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또한 얼마나 학문적이냐 하는 것도 올바른 신앙 고백을 바탕으로 해야만 그 의미가 살아나게 됩니다.

아무리 유명한 박사들이 상주하고 있는 신학교라 할지라도 참된 고백이 없다면 그런 학교는 위험할 따름입니다. 하나님께서 피로 값 주고 사신 주의 몸된 교회를 위한 참된 신학이 아니라면 도리어 해악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졸업을 하는 형제들이나 재학생들, 나아가 이 자리에 참석한 모든 분들이 올바른 신학과 신앙을 갖춤으로써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사명을 신실하게 감당하는 일에 잘 참여하게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9. 2. 23, 실로암교회 예배당에서 교장 이광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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