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은 식사의 장소를 넘어 신앙 전수의 장(場)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담임, 성결대, 중앙대석사, 서울신대박사, 미국 United Thological Seminary 선교학 박사, 공군군목, 성결대학교, 서울신학대학교 외래교수

한국교회는 더 이상 다음 세대의 감소를 방치해서는 안 되는 절박한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자칫 서구사회에서처럼 기독교의 몰락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국교회는 다음 세대를 적극적으로 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신앙교육의 방향을 전환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교회학교에만 책임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직접 신앙을 전수하는 신앙교육으로 방향을 정하는 것입니다. 즉 다음세대와 우리 가정의 자녀들을 믿음으로 세워가는 일에 초첨을 맞추어야 합니다. 그리고 복음전파에 있어서도 최우선 대상을 다음 세대에 초첨을 맞추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정이 건강해야 하며 신체적, 정신적, 대사회적으로 가족들이 마땅히 건강해야 하고 더 나아가 가정의 영적 건강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가정의 식탁은 건강한가? 묻는 것입니다. 그러면 가정의 식탁은 어떤 곳인가요?

1. 가정의 신앙전수

가정에서의 식탁은 단순히 밥을 먹는 곳이 아니라 다음 세대로의 신앙전수의 핵심적인 장소여야 합니다. 현재 기독교 가정은 ‘신앙 전수’라는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래서 식탁은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식탁에서의 신앙전수는 어떤 것일까요? 몇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의 자리를 회복시켜 주는 일입니다. 식탁에서 가장 높은 어른은 집안의 가장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우리 가정의 가장 높은 곳에 계셔야 합니다.

둘째 부모의 신앙교육의 역할이 되살아나는 일입니다. 오늘의 기독교가정의 부모들은 신앙교육을 교회학교에 떠맡긴 채 그 역할을 잃어버리고 있기에 가정에서의 신앙전수가 위기를 맞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가정의 식탁에서 부모의 신앙이 자녀에게 전수되는 교육의 장이 되어야 합니다.

셋째 가정의 신앙공동체성이 굳건하게 형성되는 일입니다. 식탁에서 영적인 대화를 나누며 함께 중보기도하며, 가정사를 논할 때도 신앙적 입장과 일정에 맞춰서 진행되도록 함으로써 가정의 신앙공동체성을 든든하게 세워 가야 할 것입니다.

2. 식탁에서의 신앙전수

가정은 교회나 학교와 같은 형식적 교육의 장과는 달리 기독교적 삶을 공유하고 나눔으로써 다음 세대들을 그야말로 뼛속까지 기독교인이 되도록 교육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우리들 가정의 식탁에서 신앙을 전수할 수 있을까요?

첫째 먼저 부모가 신실한 기독교인이 되어야 합니다. 가정에서 신앙을 제대로 전수하려면 먼저 가정의 중심이요 핵인 부모가 진정한 기독교인이 되었을 때 가능한 일입니다.

둘째 가정에서 신앙을 전수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그 무엇보다 가정 안에 예배가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부모가 모든 삶의 순간을 기독교적으로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특별한 순간을 구별하여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하나님께 드리는 가정예배 또한 중요합니다.

셋째 가정이 신앙을 전수하는 장이 되려면 기독교의 전통을 가르쳐야 합니다. 가정은 설교나 수업과 같은 형식을 통해서가 아니라 일상적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녀들에게 성서의 이야기를 함으로써 하나님의 말씀인 성서를 전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넷째 가정은 또한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방법으로 기독교 전통을 전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입니다.

다섯째 기독교가정은 또한 교회력과 생애 전 주기에 기초한 종교의식이 수행되는 장소여야 합니다. 먼저 교회력을 따라 일 년의 주기가 기억되고, 그와 관련된 의식과 활동이 이루어지는 장소가 되어야 합니다.

여섯째 기독교가정은 가족들의 관계 자체가 삼위일체 하나님과의 관계를 기반으로 하여 그 위에 세워지는 사랑과 신뢰의 관계여야 합니다. 기독교가정은 성령 안에서의 삶을 추구하고 성령의 열매가 관계 가운데서 나타나는 가정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독교가정은 언제나 성령의 임재가 있는 가정이어야 합니다.

일곱째 기독교가정은 단순히 한 가정의 안녕으로 만족하는 가정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하나님나라를 확장해 가는 제자의 직분을 책임을 가지고 수행하는 청지기의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 우리 자녀들은 자연히 신앙을 전수받게 됩니다.

3. 성경의 자녀교육

우리는 자녀들의 신앙교육을 위해 기억해야 할 4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첫째, 보여주는 교육을 해야 합니다(8-9절). 자녀들에게 시각적으로 가르치는 것은 중요합니다. 부모는 자녀들에게 삶으로 보여주어야 합니다. 하나님과 더불어 사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신앙고백을 하고 있는 지를 보여 주어야 합니다.

둘째, 들려주는 교육을 해야 합니다(7절). 부모는 자녀에게 의도적으로 가르쳐야 합니다. 자녀들에게 하루 일상의 삶 속에 하나님의 말씀이 들려지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회가 되면 하고 없으면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라 기회를 만들어서 부지런히 가르치라는 것입니다. 밥을 먹을 때에도 훈육을 할 때에도 목욕을 할 때에도 산책을 갈 때에도 언제나 하나님의 말씀이 들려 지게 하라는 것입니다.

셋째, 반복해서 가르쳐야 합니다(7절). 자녀들의 마음에 하나님의 말씀이 새겨지게 하는 방법은 계속해서 반복해 주는 것입니다. 잘못된 가치관과 세속적인 삶이 자녀들을 유혹하고 위협할 때마다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반복해서 가르쳐야 합니다. 왜 자꾸 반복해주어야 하는가? 그것이 삶이 되어야하기 때문입니다.

넷째, 함께 하는 교육이 중요합니다(8절). 그래서 신앙의 훈련은 우선 가정 안에서 가족들을 통해 먼저 이루어져야 합니다. 가정은 혈연공동체이자 동시에 영적공동체입니다. 신앙의 훈련은 신앙의 공동체인 가정에서 지속적인 훈련을 해야 합니다. 가정은 그리스도인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모여 예배하며 서로 교제를 나누는 작은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4. 식탁에서 부모의 임무

레이니 부부가 지은 『영적으로 건강한 가정 만들기』(데니스 레이니 저, 김창동 역, 출판사 :디모데)라는 책을 보면 영적으로 건강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식탁에서 있어야 할 임무가 나오는데 이를 우리 실정에 맞추어 약간 수정 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영적으로 건강한 가정 만들기』(데니스 레이니 저, 김창동 역, 출판사 :디모데)

1) 식탁에서 서로에게 성경을 읽어주라. 그냥 성경을 펼치고 읽으십시오. 말씀 한 구절이라도 찾아 읽어야 합니다.

2) 식탁에서 성경을 암송하라. 성경 암송은 가족이 모두 하면 좋습니다. 많은 성경 노래와 암송에 도움이 되는 도구들을 기독교 서점이나 인터넷을 통해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3) 식탁에서 가정예배를 드리라. 다른 어떤 장소보다 가정예배를 잘 드릴 수 있는 장소, 시간은 식탁에 앉을 때입니다. 식탁은 육신의 양식과 더불어 영의 양식을 공급받을 수 있는 좋은 장소가 됩니다.

4) 식탁에서 기독교 영화를 시청하고 토론하라. 자녀들이 세상의 문화에 빠지지 않게 어린 자녀들에게 적합한 좋은 영상물을 찾아 시청하게 하고, 토론하십시오.

5) 식탁에서 십대 자녀와 함께 성경 공부를 하라. 저자인 레이니 부부는 아이들이 청소년이 되면 함께 잠언을 공부한다고 소개합니다. 이것은 부모가 십대 자녀의 삶에 구체적인 특정한 문제를 제기하고 함께 나눌 수 있는 훌륭한 방법입니다.

6) 식탁에서 기도하라. 따로 시간을 내어 기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식탁을 경건의 장소로 만들어 식탁에서 기도제목을 나누고 위해서 그 자리에서 잠시라도 기도해야 합니다. 식탁은 가정의 워룸(war-room:영적 전쟁의 의미로의 기도의 자리)입니다.

7) 식탁에서 건강한 대화를 나누라. 식탁에서는 서로 권면하고, 지지하고, 칭찬하고, 감사를 나누는 건강한 대화를 나눠야 합니다. 건강을 위해 좋은 음식을 만들어 주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건강한 대화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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