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배 교수의 구약이야기(119) - 에스겔(11)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그리스도대 구약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부회장 KC대 전 총장

 

“그가 나를 데리고 전 문에 이르시니 전의 전면이 동을 향하였는데 그 문지방 밑에서 물이 나와서 동으로 흐르다가 전 우편 제단 남편으로 흘러내리더라”(겔47:1).

에스겔의 예언 거봉(巨峰) 세계는 방대하고 오묘하다. 우리가 에스겔서를 더듬어 알려고 해도 미로에서 헤매는 느낌이요 연구하고 또 연구하면 할수록 그 말씀의 깊이는 깨닫기에 어렵고 힘든 부분이 많이 있다. 이는 예언 문학의 끝에서 새로운 묵시문학의 세계로 들어서는 초입에서 서있으며, 종말과 새로운 구원이라는 바벨론 포로의 삶과 그 이후 펼쳐지는 고토(故土)의 세계를 향하고 있다. 즉, 고향으로 돌아가서 새로운 나라를 세우려는 에스겔 비전을 하나님께서 보여주고 있다. 에스겔의 환상은 마지막 에스겔서 40-48장에서 대단원의 결말을 지며 새로운 성전의 청사진을 보여준다. “그 사람이 내게 이르되 인자야 내가 네게 보이는 그것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네 마음으로 생각할찌어다 내가 이것을 네게 보이려고 이리로 데리고 왔나니 너는 본 것을 다 이스라엘 족속에게 고할찌어다 하더라 내가 본즉 집 바깥 사면으로 담이 있더라 그 사람의 손에 척량하는 장대를 잡았는데 그 장이 팔꿈치에서 손가락에 이르고 한 손바닥 넓이가 더한 자로 육척이라 그 담을 척량하니 두께가 한 장대요 고도 한 장대며...”(겔40:1-2).

이 새 성전의 환상은 미래의 돌아갈 예루살렘 성전을 보여주지만 앞으로 살아갈 땅에서 거룩한 이스라엘 사람들의 예배 공간으로서 청사진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 새 성전 그림은 다양한 발전 단계로 되어 있으며, 그 구조화 된 청사진으로 보여주고 있다. 즉 에스겔 40장은 예언자가 천사에 의해 인도되고 있고 성소의 기본적인 측량 설계도를 보여준다. “그가 나를 데리고 그 남문으로 말미암아 안뜰에 들어가서 그 남문 간을 척량하니 척수는 장이 오십 척이요 광이 이십 오척이며 그 문지기 방과 벽과 현관도 먼저 척량한 것과 같고 그 문간과 그 현관 좌우에도 창이 있으며”(겔40:28-29). 왜 이렇게 구체적인 성전 건축 설계도를 소개하는가? 성전 안은 2/3가 성소, 1/3이 지성소로 되어 있으며 이중의 휘장으로 되어 있어 북쪽 끝이 안쪽, 남쪽 끝이 바깥쪽으로 열려 있었다. 이는 솔로몬 성전의 영광이 지금은 아니더라도 비록 나라가 없는 상태에서 돌아와서 초라한 성전을 지을 지라도 구체적인 청사진을 그리면서 희망의 노래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하나님이 인도할 거룩의 세계를 새 성전의 조감도를 통해 구체적으로 그려가고 있으며 또한 마음의 소망을 구체화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에스겔서 43장은 야웨의 영광이 성전으로 다시 돌아옴을 말하고 있다. “여호와의 영광이 동문으로 말미암아 전으로 들어가고 성신이 나를 들어 데리고 안뜰에 들어가시기로 내가 보니 여호와의 영광이 전에 가득하더라”(겔43:4-5). 죄를 지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회개하고 다시 고향 땅으로 돌아와서 새 성전을 지을 때에는 하나님의 영광이 성전에 가득할 것을 예언하고 있다.

오늘 한국의 교회에 영광이 떠나고 있고 이제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진행되고 있어서 포로지로 잡혀간 제국의 땅, 그 반대편에 고토는 황폐한 상황으로 전락된 것과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지 않는가? 다시 그 영광을 가져오는 길은 에스겔서 40-48장의 새로운 성전의 청사진 모습을 보며, 에스겔서 전체가 말하고 있는 영적 메시지에 귀 기울이면 다시 회복 될 수 있을 것이다. 겔38-39장은 곡과 마곡의 종말론적 상황의 비전을 보여주며, 묵시문학적 우주적 전쟁을 통한 예루살렘의 구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에스겔서 1장과 더불어 전광석화와 같은 불, 평지풍파와 같은 바람, 신묘막측한 네 수레와 네 생물의 모습 속에서 희한하며 휘황찬란한 스랍과 천사의 환상과 같이 놀라운 예언과 묵시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하나님이 에스겔에게 보여준 묵시적 환상을 통해서 독수리의 복음, 요한복음에 나타난 영광의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메시지를 예시하고 있고, 사람, 사자와 소와 그리고 독수리의 얼굴을 가진 네 생물의 환상은 오늘 펼쳐지는 묵시적 상황과도 연결해서 오늘의 말씀을 전하고 있지 않은가? 그 후에 에스겔서는 에스겔 44장을 통해 성전의 봉사자, 레위인과 제사장을 말한다. 성전에 들어올 수 있는 제사장의 자격을 말하고 있다. “나 주 여호와가 말하노라 이스라엘 족속 중에 있는 이방인 중에 마음과 몸이 할례를 받지 아니한 이방인은 내 성소에 들어오지 못하리라 이스라엘 족속이 그릇하여 나를 떠날 때에 레위 사람도 그릇하여 그 우상을 좇아 나를 멀리 떠났으니 그 죄악을 담당하리라”(겔44:9-10).

또한 에스겔서 45장은 왕(통치자)에 대한 규례를 말하며 이상적인 통치자, 메시아를 예언하며 암시하기도 한다. “나 주 여호와가 말하노라 이스라엘의 치리자들아 너희에게 족하니라 너희는 강포와 겁탈을 제하여 버리고 공평과 공의를 행하여 내 백성에게 토색함을 그칠찌니라 나 주 여호와의 말이니라”(겔45:9). 에스겔 47장은 성전에 흐르는 샘물(파라다이스, 낙원의 강)과 에스겔 47장은 땅의 분배와 성읍의 이름과 여호와 삼마(여호와께서 거기에 계시다)로 끝난다. 아름다운 성전, 새로운 나라와 성전 세계는 미래의 이스라엘 백성들이 다시 회복된 거룩한 주의 나라에서 아름답게 살 수 있는 꿈을 보여주며 오늘도 에스겔서를 보는 사람들에게 동일하게 열려 있고 그 성전을 그리게 하고 있다.

“베드로가 예수께 고하되 랍비여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이 좋사오니 우리가 초막 셋을 짓되 하나는 주를 위하여, 하나는 모세를 위하여, 하나는 엘리야를 위하여 하사이다하니...마침 구름이 와서 저희를 덮으며 구름 속에서 소리가 나되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저의 말을 들으라 하는지라”(막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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