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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인 목사의 The Table】 인생을 바꾸는 식탁하나님은 인생을 변화시키는 장소로 종종 식탁을 사용하신다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담임, 성결대, 중앙대석사, 서울신대박사, 미국 United Thological Seminary 선교학 박사, 공군군목, 성결대학교, 서울신학대학교 외래교수

인생의 변화는 가장 먼저 가정에서부터 회복이 일어나야 합니다. 식탁의 변화는 테이블 형태를 바꾼다든지, 식탁의 장식물이나 혹은 음식의 종류를 바꾸자는 것이 아닙니다. 식탁의 기능을 바꾸는 것입니다. 단순히 식사하고, 다과를 들던 장소인 식탁을 ‘예배의 자리’로 바꾸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정예배 혹은 식탁예배를 제안합니다. 교회 안의 조직 중에서 가장 작은 소모임과 구역모임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교제만을 위한 모임이 아니라 영적 전투 조직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단지 교회를 성장시키려는 성장위주의 모임이 아니라 사명자의 모임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일터나 외부에 나가 테이블에 앉게 되면 그곳에서 하나님의 역사를 간증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대화의 테이블이 되어야 합니다.

때로는 우연히 마주 앉은 식탁에서 인생의 변화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성경은 그런 식탁의 내용으로 가득합니다. 그래서 단순히 배고플 때 먹고 만족하는, 어쩌면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하는 식탁이 아니라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식탁이 필요합니다.

 

1. 아브라함의 식탁 – 환대의 식탁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큰 민족을 이룰 것이라고 예언하여 주셨습니다. 이 말씀을 믿고 75세에 고향을 떠나 가나안에 도착했으나 쉽게 약속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하나님의 약속은 100세에 이르러 이루어집니다. 이 약속의 성취는 단 한 번의 식탁에서 성사되는데, 영이신 하나님께서 인간의 몸을 입고 아브라함의 집을 찾아오신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정성으로 영접했습니다. 100세에 가까운 노인임에도 즉시 달려가 영접하며 땅에 엎드렸다고 합니다(창 18:2). 그는 손님들을 간절한 마음으로 초청했습니다(창 18:3). 발을 씻기고 그늘에서 쉬게 했다가 아내 사라에게 부탁하여 음식을 만들게 합니다(창 18:6). 가축 떼에 달려가 좋은 송아지를 잡아 하인에게 주어 요리를 만들게 합니다(창 18:7). 젖과 우유를 준비하여 음식과 함께 먹게 합니다(창 18:8). 이런 식탁의 베풂은 하나님께 감동을 드리며, 결국 아브라함은 복을 받게 됩니다. 그 인생의 변화는 이 식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The Hospitality of Abraham” 13th c. Byzantine icon (<아브라함의 환대>, 13세기 비잔틴 성화>

고대 이스라엘이나 중동의 문화에서 볼 때, “음식은 환대의 표현”이며 “환대는 음식과 신앙이 만나는 접촉점”이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경호 교수는 “마을목회의 신학을 향하여”(예장뉴스, 2017,2.25)의 글에서 아브라함의 환대의 식탁에는 몇 가지 특징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아브라함의 환대의 첫째의 모습은 멀리서 지나가고 있는 낯선 사람들을 반가운 마음과 대접하고 싶은 마음으로 보는 행동(seeing), 만나기 위해서 달려가는 행동(running to meet), 존경을 표하는 행동(honoring), 초대하는 행동(inviting), 새 힘을 얻도록 자신의 공간에서 쉬게 하는 행동(refreshing), 음식을 준비하는 행동(preparing), 대접하며 섬기는 행동(serving)으로 나타난다”. 낯선 사람들을 초청하여 음식을 대접하고 있는 사라와 아브라함의 모습을 통해서 몸과 마음과 정성을 다해 섬기는 환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아무런 뜻도 의미도 없이 무조건적으로 환대하는 것이 아니라 낯선 그들을 하나님의 선물로 여기고 그들에게 지극정성으로 섬기고 봉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결과 그들은 놀라운 하나님의 축복을 받아 누리게 됩니다.

 

2. 야곱이 준비한 식탁 – 축복의 식탁

이삭은 나이가 많아 눈이 어둡게 되었습니다. 그는 앞을 잘 보지 못하게 되자 자신이 곧 죽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창 27:1). 그는 에서를 불러 들에 나가 사냥을 해서 평소 자신이 즐기던 별미를 만들어 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죽기 전에 자신이 아버지로서 장자에게 줄 모든 복을 마음껏 빌어 주겠노라고 약속했습니다(창 27:4). 마침 리브가가 대화를 듣고 있다가 둘째 야곱을 불러 에서에게 한 말을 들려주며 별미를 만들어 들어가게 했습니다(창 27:10). 이삭은 야곱이 차려온 식탁을 맛있게 먹고 기분이 좋아져 마음껏 장자의 축복을 빌어줍니다(창 27:29). 이 식탁은 에서와 야곱의 인생을 바꾸어놓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실로 인생을 변화시키는 식탁입니다.

 

3. 사울이 받은 식탁 – 왕으로 세우는 식탁

사무엘이 사사와 선지자로 이스라엘을 다스릴 때 백성들은 다른 이방나라와 같은 왕을 요구했습니다(삼상 8:5). 사무엘은 마음에 기뻐하지 않았으나 하나님은 백성들에게 경고한 후 허락하라 지시하십니다(삼상 8:7). 하나님께서는 베냐민 지파 기스의 아들을 택하셔서 사무엘에게 소개하시며 그에게 기름 부어 왕으로 세울 것을 말씀하십니다(삼상 9:16). 이에 사무엘은 사울을 만나게 되고 그를 저녁식사에 초대하게 됩니다(삼상 9:22).

사무엘은 아직 젊은 사울을 잔치자리에 데리고 가서 상석에 앉혀줍니다. 그리고 요리사를 불러 최고의 요리를 만들라 지시하게 됩니다(삼상 9:23). 당대 가장 유명한 선지자와 장차 왕이 될 사울의 대화는 이렇게 식탁에서 시작됩니다. 본문에서 등장하는 ‘요리인’이란 명칭은 성경에서 최초로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사무엘이 요리사까지 불러 사울을 위해 음식을 만들게 한 것은 그만큼 사울과의 만남을 중요하게 여겼다는 의미입니다. 사무엘이 사울을 위하여 준비한 요리는 양의 넓적다리 요리였습니다(삼상 9:24). 만찬 후에도 사무엘은 옥상으로 그를 데리고 가서 대화를 계속합니다(삼상 9:25). 이 첫 식탁은 사울에게 잊지 못할 경험일 것입니다. 그 후에 그는 초대 이스라엘 왕으로 등극하게 됩니다. 인생을 변화시키는 식탁을 경험한 것입니다.

 

4. 엘리야가 경험한 식탁 - 사명을 이어주는 식탁

갈멜산에서의 영적 대결이 있은 후 이세벨 왕비의 분노로 죽음 위기에 몰린 엘리야는 도망을 갑니다(왕상 19:3). 광야의 로뎀나무 아래에 숨게 되었지만 광야 오지까지 하루를 더 걸어 들어가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하나님께 자신을 죽여 달라고 호소합니다(왕상 19:4). 죽음의 압박과 광야까지 들어오면서 풀려버린 그의 정신력은 바닥을 보이고 심신이 피곤해 잠이 들게 되었습니다(왕상 19:5).

한 천사가 나타나 그를 깨웁니다. 일어나 보니 천사는 떡과 물을 준비해 광야식탁을 베풀어 주었습니다(왕상 19:6). 몹시 피곤하고 지친 엘리야에게 떡과 물은 힘이 되었습니다. 그는 식탁을 받은 후에 다시 잠이 들게 됩니다. 천사가 또 깨운 후 음식을 주었습니다(왕상 19:8). 엘리야는 두 번씩이나 제공되는 음식들을 먹고 힘을 얻게 됩니다. 엘리야가 경험한 광야의 식탁은 하나님께서 천사를 동원하여 직접 차려주신 식탁이었습니다. 식탁을 경험한 엘리야는 다시 사명을 받고 선지자의 임무를 지속하게 됩니다. 엘리야의 인생을 변화시킨 식탁이 틀림없습니다.

 

5. 주님이 도우신 가나의 혼인식탁

가나에서 벌어진 혼인잔치에도 주님은 어머니와 제자들과 함께 초청받았습니다(요 2:2). 남자들은 유대인들의 식사 예절에 따라 바닥에 깐 매트에 비스듬히 누워 음식과 포도주를 즐기게 되며, 여자들은 뒤편에 따로 모여 잔치를 즐기게 되어 있습니다. 잔칫상에는 여느 가정이나 비슷하게 구운 양고기, 빵, 채소, 포도주가 가득했습니다. 그러나 한창 잔치가 이어지는 때에 그만 포도주가 떨어지고 말았습니다(요 2:3). 피로연에 포도주가 떨어지면 파장이 됩니다. 곤란한 사람들은 신랑과 신랑 부모였겠지만 가장 난처한 사람은 연회를 주관하는 연회장이었습니다. 누군가 이런 사실을 마리아에게 알렸고, 마리아는 예수께 일러주었습니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 예수님은 먼저는 어머니의 요청을 거절하셨습니다(요 2:4). 그러나 예수님은 메시야인 동시에 마리아의 아들이었습니다. 어머니의 부탁을 외면할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주님은 하인들에게 명령하여 물로 포도주를 만들어 주었습니다(요 2:8). 연회장, 신랑과 신랑 부모, 하인들, 마리아 모두에게 이날의 잔치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연회가 되었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겪어보지 못한 놀라운 기적을 만나는 식탁을 경험한 것입니다. 주님이 돕는 인생은 식탁에서도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6. 바울이 경험한 식탁

신약의 사울이 다메섹에서 경험한 식탁은 영원히 잊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당시 사울은 예수 믿는 이들을 극히 싫어하여 다메섹까지 쫒아가 그리스도인들을 잡아내려고 다메섹으로 가던 길에 부활의 주님을 만나게 됩니다(행 9:5). 그러나 땅에서 일어나자 사울은 눈을 뜨지 못하고 사람의 손에 이끌려 다메섹에 들어가 사흘 동안 보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하는 신세가 됩니다(행 9:9). 그러나 주님은 아나니아라는 제자를 불러 사울을 찾아가게 하고, 그에게 안수 기도하여 눈을 뜨게 해줍니다(행 9:18). 그때 사울은 사흘 만에 처음으로 일어나 음식을 먹고 강건하게 되는 경험을 합니다(행 9:19). 누가가 다메섹 경험을 소개하면서 일부러 식사 내러티브를 적은 것은 초대교회의 공동식탁에 음식뿐 아니라 말씀을 매개로 한 신앙의 독려가 있음을 소개하려는 의도였을 것입니다. 사울에게는 다메섹에서의 경험도 놀랍지만 그때 경험한 식탁 역시 일생동안 잊기 힘든 놀라운 식탁이었습니다.

 

 

 

최종인 목사  jesuspoin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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