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배 교수의 구약이야기(122) - 에스겔(14)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그리스도대 구약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부회장 KC대 전 총장

“끝이 났도다 끝이 났도다 끝이 너를 치러 일어났나니 볼찌어다 임박하도다 이 땅 거민아 정한 재앙이 네게 임하도다 때가 이르렀고 날이 가까웠으니 요란한 날이요 산에서 즐거이 부르는 날이 아니로다”(겔7:6-7).

심판과 파국, 종말을 그리는 묵시문학의 뿌리, 에스겔서

에스겔서는 심판과 파국, 종말의 날을 세세하게 그리며 묵시문학의 뿌리와 씨앗이 되고 있다. 에스겔서를 통해 인간과 나라의 운명을 보게 된다. 언젠가는 누구든 인생 심판의 날을 맞는다. 인생은 잘 살았는지, 아니면 못살았는지. 결국 사람들은 언젠가 심판주의 심판대 앞에서 서서 판가름이 날 것이다. 에스겔서는 그 심판의 이야기를 한다. 심판장 앞에서 검사는 기소를 하고 변호사는 변론을 한다. 그리고 서로 옳다고 공방을 하다가 논고가 어느 정도 진행이 되고 심판의 결론이 나게 되면 심판장은 종합해서 죄의 유무와 죄의 형량을 판단하여 선고를 내린다. 에스겔서는 이스라엘의 제의 목록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을 기소한다(겔6; 8; 13장). “내게 이르시되 인자야 이는 내 보좌의 처소, 내 발을 두는 처소, 내가 이스라엘 족속 가운데 영원히 거할 곳이라 이스라엘 족속 곧 그들과 그 왕들이 음란이 행하며 그 죽은 왕들의 시체로 다시는 내 거룩한 이름을 더럽히지 아니하리라...이제는 그들이 그 음란과 그 왕들의 시체를 내게서 멀리 제하여 버려야 할 것이라 그리하면 내가 영원토록 그들의 가운데 거하리라”(겔437-9).

거짓 선지자의 거짓 예언의 죄도 열거하며 고발한다. “여호와께서 말씀하셨다고 하는 자들이 허탄한 것과 거짓된 점괘를 보며 사람으로 그 말이 굳게 이루기를 바라게 하거니와 여호와가 보낸다가 아니라 너희가 말하기는 여호와의 말씀이라 하여도 내가 말한 것이 아닌즉 어찌 허탄한 묵시를 보며 거짓된 점괘를 말한 것이 아니냐”(겔13:6-7). 결국 그 선지자들이 심판을 받아 망하게 되리라고 말한다. “회칠한 담을 내가 이렇게 훼파하여 땅에 넘어뜨리고 그 기초를 드러낼 것이라 담이 무너진즉 너희가 그 가운데서 망하리니 나를 여호와인 줄 알리라”(겔13:14).

에스겔서는 이스라엘의 사회적인 문제와 죄악을 기소한다(겔24장). “이스라엘 모든 방백은 각기 권세대로 피를 흘리려고 네 가운데 있었도다 그들이 네 가운데서 부모를 업신여겼으며 네 가운데서 나그네를 학대하였으며 네 가운데서 고아와 과부를 해하였도다...이 땅 백성은 강포하며 늑탈하여 가난하고 궁핍한 자를 압제하였으며 우거한 자를 불법하게 학대하였으므로..내가 내 분으로 그 위에 쏟으며 내 진노의 불로 멸하여 그 행위대로 그 머리에 보응하였느니라 나 주 여호와의 말이니라”(겔22:7, 29, 31).

더 나아가 외국의 정책에 대한 문제나 이스라엘 국내 전반에 대한 죄악을 고발한다(겔16; 23장). “그가 사자를 애굽에 보내어 말과 군대를 구함으로 바벨론 왕을 배반하였으니 형통하겠느냐 이런 일을 행한 자가 피하겠느냐 언약을 배반하고야 피하겠느냐”(겔17:15). 결국 이스라엘 왕은 바벨론 왕의 언약을 파기하고 애굽으로 갔기 때문에 그 댓가를 치루게 되어 죽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겔17:16). 인생은 산다는 것은 이러한 우(愚)를 반복하여 범하는 것이리라. 세상을 좇아가다가 그만 하나님의 법을 잊어버리고 멸망을 당하는 것이 우리 인생의 다반사이다.

“여호와의 말씀이 내게 임하여 가라사대 인자야 너는 그에게 이르기를 너는 정결함을 얻지 못한 땅이요 진노의 날에 비를 얻지 못한 땅이로다 하라 그 가운데서 선지자들의 배역함이 우는 사자가 식물을 움킴 같았도다 그들이 사람의 영혼을 삼켰으며 전재와 보물을 탈취하며 과부로 그 가운데 많게 하였으며”(겔22:22-25).

 

에스겔 시대의 심판과 한반도 상황의 데칼코마니

에스겔은 이스라엘의 심각한 죄악을 지도자들, 즉 선지자와 제사장, 통치자(방백), 거짓 선지자, 그리고 백성들까지 모두 저질렀다고 고발한다. 그래서 결국 하나님의 심판이 다다랐다고 말한다. 오는 여호와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들이 굵은 베로 허리를 묶을 것이요 두려움이 그들을 덮을 것이요 모든 열국에는 수취가 있고 모든 머리는 대머리가 될 것이며”(겔7:18). “패망이 이르리니 그들이 평강을 구하여도 없을 것이라”(겔7:25). “이스라엘 땅에게 이르기를 여호와의 말씀에 내가 너를 대적하여 내 칼을 집에서 빼어 의인과 악인을 네게서 끊을찌라”(겔21:3).

이스라엘이 심판을 받고 멸망하게 되는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한 사실이 되었다. 그 심판을 돌이킬 수 없는 것이고 남은 자가 하나도 없이 멸망하게 한다고 선지자가 계속 선포하는 것이다. “그들이 칠 때에 내가 홀로 있는지라 엎드리어 부르짖어 가로되 오호라 주 여호와여 예루살렘을 향하여 분노를 쏟으시오니 이스라엘 남은 자를 모두 멸하려 하시나이까”(겔9:8). 이 장면은 겔9장의 환상 속에서 어느 정도 긍휼함이 없이 심판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내가 본즉 여섯 사람이 북향한 윗문길로 좇아오는데 각 사람의 손에 살육하는 기계를 잡았고 그 중에 한 사람은 가는 베옷을 입고 허리에 서기관의 먹 그릇을 찼더라 그들이 들어와서 놋 제단 곁에 서더라”(겔9:2).

이 상황이 오늘 한반도에도 펼쳐지고 있는데 믿음으로 보는 눈이 있는가. 남은 자가 한 사람도 없이 심판하시겠다는 소리와 그 울림은 퍼져나가는데 살육하는 기계(켈리 마파초)가 다가오고 있는데 말이다. 조국이여, 조국이여 울어라.

“형제가 형제를, 아비가 자식을 죽는데 내어 주며 자식들이 부모를 대적하여 죽게 하리라 또 너희가 내 이름을 인하여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나 나중까지 견디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막1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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