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활천문학상 최우수상 수상(2018), 서울신학대학교 신학과 졸, 동대학원 졸, 독일 베텔신학대학원 수학, 현재 독일 보쿰대학교 조직신학 박사과정 중, 독일 다름슈타트 중앙교회, 독일 이삭교회 담임목사 역임. 현 간동교회(강원도 화천) 담임목사

1990년대 옛 유고슬라비아 연방을 참혹한 내전으로 몰고 간 '발칸의 살육자' 밀로셰비치는 2000년대 초반 네덜란드 헤이그에 설치된 유엔 산하 국제 유고전범재판소(ICTY)에서 재판을 받았습니다. 크로아티아의 한 언론인은 유고내전의 전범재판을 방청하고 기사를 썼는데, 글의 제목이 뭔지 아십니까? “파리 한 마리조차 해칠 수 없는 그들”이었습니다. 8천명이 넘는 세르비아인을 살해한 살인자는 평범한 남편이자 마음씨 착한 동네 아저씨였다고 합니다.

 

2차 대전 중에 홀로코스트 건축가로 불리며 유대인 학살을 주도하던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을 지켜보던 한 생존 유대인은 재판을 지켜보던 중에 기절을 했습니다. 깨어난 후에 그는 “아이히만이 저렇게 평범한 사람이라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악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에게 내재해 있다는 사실은 놀랍기만 합니다. 이 악한 마음과 행동이 표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사회의 시스템일 텐데요, 그러나 이런 악함은 완벽히 제어되지 못한 채 사람의 마음 한구석에 늘 자리하고 있습니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기다렸다는 듯이 악함이 나타나 횡포를 부려대다가 또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수그러들기도 합니다.

손자 '마르코 밀로세비치'와 함께 있는 "발칸의 살육자" 밀로세비치. 외모를 보면 누가 그를 전범이라 상상할 수 있겠는가?

사실 인간만큼 폭이 넓은 존재는 없을 것입니다. 사람은 악하려고 마음먹기만 한다면 악마보다 더 악할 수 있습니다. 악마도 놀랄 만큼 악한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착하려고 마음을 먹기만 한다면 천사보다 더 착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폭은 천사와 악마 사이에 있는데, 문제는 그 마음을 먹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과연 나는 어떻게 해야 선하게 살고, 어떻게 해야 선한 마음을 먹을 수 있을까요? ‘선한 마음을 먹어야지’, 생각만 한다고 선하게 살 수 있을까요? 인간은 지극히도 이기적인데, 과연 나는 적극적인 선을 실천할 수 있을까요? 적극적인 선이 아닐지라도, 그저 악한 일을 보아도 물들지 않고, 악한 일을 당한 그대로 되갚아주는 일을 멈출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내 마음을 지키고 선을 행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하나님의 지혜를 가지는 것, 곧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지혜를 버리지 말라 그가 너를 보호하리라 그를 사랑하라 그가 너를 지키리라”(잠언 4:6)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기로 마음을 먹기만 한다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말씀을 묵상하고, 말씀을 사랑하면, 오히려 하나님의 말씀이 나를 지키시고 보호하신다는 것입니다.

바꿔서 말하자면, 내가 지혜를 붙들려고 애를 쓰는 줄 알았지만, 실제로는 하나님의 말씀이 나를 붙들고 있었던 것입니다. 내가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려고 발버둥 치는 줄로만 알았는데, 오히려 하나님이 나를 사랑해주셨기 때문에 그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잠언 4:23)

나는 스스로를 제어하고 선하게 살아갈 능력도 지혜도 없습니다. 그저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고 지키며 순종하기로 마음을 먹을 뿐입니다. 그런 나를 하나님은 사랑하시고 선하게 사용하실 것입니다. 주님, 나의 마음을 지켜 주소서!

 

 

저작권자 © 본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