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이해-용서-화해를 이루게 하는 식탁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담임, 성결대, 중앙대석사, 서울신대박사, 미국 United Thological Seminary 선교학 박사, 공군군목, 성결대학교, 서울신학대학교 외래교수

인생을 살면서 갈등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아마도 우리가 천국 문에 들어서기까지는 수 없이 많은 갈등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사랑의 공동체를 강조하고, 많은 시간 설교를 들었으며, 때로 부흥회나 수련회 때 서로 껴안으면서 갈등을 해결하는 훈련을 가졌습니다. 그럼에도 갈등은 쉽게 일어나며, 또한 한번 갈등관계를 만들면 쉽게 풀어버리지 못하는 것이 또한 성도들의 특성입니다.

목회자들이나 선교사들이 목회현장을 떠나는 많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인간관계로 인한 갈등이라고 합니다. 아마 성도들 역시 교회를 떠나는 이유도 갈등이 큰 이유가 될 것입니다. 그 정도로 갈등은 마음을 아프게 하고, 교회를 흔들어 놓기도 하며, 사역을 포기하기까지 만들 정도로 사람들 사이에 분열을 일으키는 요소입니다. 신학교에서 제대로 교육받았고, 교회에서 제법 인정받도록 훈련받았던 사역자들도 막상 교회 현장에 들어서면 제일먼저 부딪히는 것이 갈등입니다. 큰 교회라고 갈등이 많은 것은 아니고, 작은 교회라고해서 갈등이 전혀 없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성도들이나 목회자들이나 한번 갈등관계를 갖게 되면 상처나 후유증이 크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교회와 성도들은 갈등을 잘 해결하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교회는 성도들이 경험하는 갈등의 원인을 찾고 해결하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갈등이 일어난 후에 처리보다는 갈등이 일어나지 않는 교회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나님은 성도들에게 화평케 하는 자가 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다른 많은 방법들을 제시할 수 있으나 식탁교제는 많은 부분에서 갈등을 이기게 하는 좋은 방법이 됩니다.

 

1. 갈등을 대하는 태도

먼저 갈등에 대한 태도를 보려 합니다. 대부분 교회에 갈등이 나타나기 시작할 때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네 가지 반응이 나타납니다.

첫째는 전투적인 타입의 반응입니다. 어떤 이들은 교회 안에서 갈등을 경험하게 되면 갈등의 원인을 제공하는 자들을 사탄의 무리로 간주하고 영적 전쟁터로 나가는 병사와 같은 심정으로 대처하려 합니다. 이런 이들의 문제점은 갈등이 일어난 원인에 대해 파악하여 하지 않고, 더 이상 문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으려 한다든지, 갈등 당사자들과의 대화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주님만 의지하고 나아가서 악한 무리들을 처부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는 포용주의자들입니다. 교회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포용하자는 타입니다. “교회는 각기 다른 모습과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하나가 된 사랑의 공동체이므로 서로 다른 점을 인정해야 한다. 서로 다른 주제나 문제에 일일이 반응하지 않아야 한다.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는다고 했으니 그저 사랑해야 한다”는 식의 사랑의 수호자들이 이러한 두 번째 유형에 속할 것입니다. 하지만 화평케 하는 것(peace making)과 화평을 지키는 것(peace keeping)은 다릅니다. 교회 갈등을 뛰어넘어 화평하게 하기 위해서는 화평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없애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하나 되기 위한 사명을 적극적으로 감당해야 합니다.

셋째는 자기 방어에 몰두하는 변호사 타입니다. 이들은 갈등을 자신의 개인적인 문제로 받아들임으로써 문제를 객관적으로 풀어가는 방법을 알지 못하고 매사에 감정적으로 대하는 타입입니다. 교회 갈등 속에서 자기 합리화를 통해 자신을 변호하고 지키려고 합니다. 성경을 부분적으로 인용하여 자신의 의로움을 증명하려고 노력하고 종종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때에 따라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사람들을 조종하기도 하며, 가까운 사람들을 이용하려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넷째는 방관주의 타입니다. 서로 상관하지 말고 각자 생각하는 바에 따라 행동하면 된다는 식입니다. 이러한 논리 뒤에는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갈등 해결자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식이 깔려 있습니다. “당신은 당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행하고, 나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행 할 겁니다”라고 말하는 상대주의는 상대방뿐만 아니라 자신도 옳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나오는 태도로써, 실제적으로 갈등을 풀어나가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2. 교회 갈등에 대처하는 방법

갈등은 종류도 많고, 그만큼 해결하는 방법도 다양합니다. 여기서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을 나누고자 합니다.

첫째는 갈등을 기회로 보는 것입니다. 이것은 믿음의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만약 믿음을 가진다면 갈등을 교회의 부흥의 기회로 볼 수 있습니다. 믿음이 있어야만 거기에 따른 우리의 반응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교회 갈등이 부흥의 불씨로 만들어진다는 믿음이 있을 때만 실제적인 부흥과 회복을 경험할 수 있으며, 갈등에도 불구하고 주시는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믿고 기꺼이 행동으로 반응할 수 있습니다.

둘째로 갈등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인생의 최고 목적이 무엇인가라는 신조의 질문에 우리는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것’이라고 고백합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교회 안에서 갈등을 만났을 때 그것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기회가 된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실은 교회 갈등도 우리가 믿음으로 반응한다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영광을 받으시는 삶의 한 부분으로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셋째로 우리 눈에서 들보를 빼는 것입니다. 교회 갈등이 시작되어 교인들 서로 간에 불신이 증폭되며 문제 해결이 점점 어려워질 때 꼭 집고 넘어가야 할 과제가 있다면, 바로 자신의 눈에 있는 들보를 빼내는 작업입니다.

넷째로 갈등의 원인이 내게 있다면 잘못을 시인하는 것입니다. 성경은 갈등과 분쟁이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정욕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약 4:1-3). 내게 문제가 있는 것을 보았다면 주님께 문제를 가지고 나아가 기도하면서 주님의 도움을 구해야 합니다.

3. 갈등을 극복하는 식탁

성도들의 식탁은 갈등을 해결하는 식탁으로 발전해 나가야 합니다.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식탁에서 무슨 대화를 할 때 갈등이 풀어질까요? 몇 가지 대화의 단계를 소개합니다.

용서하라: 잠언 19장 11절에 보면 “허물을 용서하는 것이 자기의 영광이니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언제 허물을 덮어 주고 언제 허물을 지적해야 할까요? 한 마디로 잘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여기서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철저한 영성에서 시작합니다. 우리 자신의 힘만으로는 절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주님께 용서의 능력을 달라고 간절히 엎드려 기도해야만 합니다. 용서의 영성이 있을 때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걸음을 먼저 걸을 수 있습니다. 용서하는 마음이 있을 때 식탁에서부터 갈등을 해소하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화해하라: 성경적으로 교회 갈등을 풀어나가려고 할 때 두 번째 단계는 화해입니다. 우리는 가장 위대한 용서를 받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을 용서하는 데 너무 인색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철저히 용서해 주셨을 뿐만 아니라 우리와 온전한 화해를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것은 바로 우리도 이렇게 용서하게 하시기 위함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협상하라: 세 번째 단계는 갈등의 소지를 제공한 당사자나 그룹과 만나 의논하며 협상하는 단계입니다. 많은 교회 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듯 하다가 다시 벽에 부딪치는 경우는 바로 이 단계에서 성경적인 방법을 따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성경적으로 기도하며 순전한 마음으로 만나고, 상대를 존중하면서 상대방을 이해해주고 상대방과 함께 창조적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기억하라: 네 번째 단계로 교회 갈등 문제를 다룰 때마다 기억해야 할 것은 하나님께서는 결과를 보고 성공했다고 평가하시는 것이 아니라 신실한 순종을 높이 평가하시므로 결과를 떠나 화해를 위한 순종, 그 자체가 소중하다는 것입니다. 동시에 ‘그래도’의 자세로 끝까지 성경적인 방법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그리 아니하실지라도”라는 다니엘의 세 친구의 신앙적 결단과 같은 심정입니다.

기도하라: 마지막으로 위로부터 오는 도움을 바라는 것입니다. 기도는 분쟁을 해결하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그 누구도 자신의 능력과 노력만 가지고 갈등과 분쟁을 화해와 평화로 만들지 못함을 인정해야 합니다. 내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께로부터 도움을 얻어야 합니다. 하나님께 이러한 도움을 얻으려면 먼저 그분과 우리가 화평해야 할 것입니다.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을 받으면, 다른 사람과 평화할 수 있는 힘과 능력을 하나님께서 친히 부어 주시게 됩니다.

교회 안에 갈등이 있을 때 보통은 찾아가 심방합니다. 말씀과 기도로 권면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뿐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갈등 당사자와 중재자가 만나 식사를 나누는 것은 갈등해결을 위한 좋은 방법입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마음이 상하고, 만나고 싶지 않지만 주님이 원하시는 것이 만남이요,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라면 누구든지 만나야 합니다. 그리고 식탁으로 초대하여 함께 음식을 나누면서 위에 열거한 몇 단계 대화를 가집니다. 부활하신 주님이 배반하고 떠난 제자들을 만나 화해하신 방법도 식탁으로의 초대였습니다(요 21:12). 우리 또한 초청해야 합니다. “함께 식사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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