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철 목사가 말하는 “성공” (1)

한명철 목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은혜와 평강교회를 담임하며 30권의 저술과 글쓰기를 통해 복음 사역에 애쓰는 목회자이다

 

미래의 성공은 과거의 성공을 과감히 개혁하는 것

미래학자인 엘빈 토플러는 생존기업의 제1법칙으로 과거의 성공을 미래의 가장 위험한 요소로 파악하는 것이라 보았다. 작은 성공을 밑거름으로 큰 성공으로 나아가려는 것이 상식적인 성공의 구도다. 어떤 경우에 성공이 더 큰 성공에 거침돌이 됨은 매우 놀랍고 두려운 경험이다. 최선의 적은 최악이 아니라 차선이란 표현도 비슷한 뉘앙스를 풍긴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라는 시간의 큰 그림에서 성공과 실패의 역학관계를 파헤친 석학 토플러의 안목이 놀랍다. 그의 이런 언급은 사색의 결과물이 아니라 초일류기업들에게 성공을 안겨주었던 제품과 프로세스와 조직 형태가 파멸의 직접적 원인이 되었던 사례들을 연구한 결과물이었다. 성공의 씨앗이 언젠가 파멸의 회초리로 다가온다는 것은 깊이 생각해야할 일이다. 성공의 과정도 중요하고 성공의 성취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성공 이후의 관리다.

성공 관리는 과거의 성공 요소를 재빨리 분석하고 재평가하여 체질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성공의 디딤돌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이는 결코 쉽지 않고 고통과 저항이 따르는 작업이다. 성공을 길게 이어가려면 이 길은 피할 수 없다.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면 장애물로 여겨 회피하려 말고 허들로 간주하여 넘어서라! 적당한 거리에서 도약함으로 허들에 부딪히지 않고 허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질주하여 결승선을 향해 전심전력으로 달려라! 장애물 경주자들은 어느 순간에 속도를 줄이고 가속하며, 어느 거리에서 도약해야 함을 끝없이 연습한다. 부딪히고 넘어지고 속도 조절에서 완급 실패의 과정들을 수없이 겪으면서 노련한 장애물 경주자가 탄생된다. 실패의 요소를 하나씩 제거하는 것 못지않게 성공이 품고 있는 미래의 거침돌을 제거함이 관건이다.

육상경기에서 가장 어려운 종목이 바로 400m허들이다. 91.4cm의 허들이 10개 놓인 그 거리를 빠르게 주파하려면 모든 요소가 고려되어야 한다. 미국의 에드윈 모지스(Edwin C. Moses)가 1970년대 중반에 이 분야를 완전히 석권했을 당시의 세계 정상급 허들 선수들은 한 허들에서 다음 허들까지 14걸음으로 달렸다. 모지스는 13걸음으로 달려 허들을 넘었다. 그 결과 그는 1977년에서 1987년 사이에 모두 122회의 연속 우승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남겼다. 허들 없는 400미터 트랙을 모지스는 약 45초로 달렸는데 이는 허들 10개를 건너는데 불과 2초 정도 추가되었을 뿐이라는 말이다. 무서운 질주다. 과연 위대한 허들러는 장애를 만나도 속도를 멈추지 않는다. 장애물을 마치 장애물 없는 듯 달리며 제 속도를 내려 하면 자신의 몸을 쳐서 복종시키는 엄청난 강훈이 필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열정의 불씨가 세상을 태울 들불되어

열정이 식으면 성공의 적정 온도를 유지하기 어렵다. 비전은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기에 비전의 시력을 늘 확인해야 한다. 비전이 흐리면 열정도 식는다. 비전이 밝으면 열정도 덩달아 달아오른다. 열정은 집착이 아니며 혈기는 더더욱 아니다. 열정은 외적인 요인에 의해 부추겨지는 그런 화끈함도 아니다. 열정은 안에서 치솟아 오르는 마음의 불꽃이며 거세게 번지는 요원의 불길 같다. 열정의 출발은 작은 불씨 하나다. 거대한 불길로 시작하는 열정은 없다. 작은 불씨 하나가 큰 불길을 일으키고 그 불길이 들불처럼 번지면 세상도 능히 태운다. 작고 아주 미미한 꿈틀거림에서 천지개벽의 대역사가 시작된다. 세상을 집어삼킬만한 용암은 아주 보잘 것 없는 수증기에서 발원된다.

 

확신의 장작에 소망의 라이터로 불을 지펴라

수년 전 컨설팅 회사인 왕중추(汪中求) 디테일 관리 자문을 설립해 CEO 겸 수석컨설턴트로 활동 중인 왕중추의 <작지만 강력한 디테일의 힘>(細節決定成敗)은 한국에서만 30만부, 중국에서는 400만부, 해적판까지 합치면 천만 부 이상이 팔렸다. 세밀함과는 거리가 먼 중국 사회에서 그의 찌르는 살 같은 한 권의 책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작은 것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 ‘중국 인구는 무려 14억이다. 한 사람이 한 가지 문제만 가져도 14억의 문제가 된다.’ 원자바오 총리가 했던 말의 요지다. 새겨들을 말이다. 작을수록 디테일은 강하다. 모든 일에 세심하게 살피는 ‘정밀조사'(scrutiny)의 탐사정신은 큰 프로젝트에 전력투구하는 이상으로 중요한 과업이다. 그렇다. 너무 작고 하찮아 보여 결코 자질구레한 일이 아니라 그럴수록 더 살피고 주의를 기울여야 할 과업이다.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내셔널 그룹의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 회장에게 기자가 질문을 던졌다. “기업의 성공을 위해 경영자가 갖춰야 할 마음 자세는 무엇인가요?“ 마쓰시타 회장이 답했다. “첫째는 열정이라 생각합니다.” “그럼 두 번째는 무엇인가요?” 회장은 다음 질문의 예봉을 꺾기 위해 대답했다. “두 번째, 세 번째도 열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주 들어본 어투가 아닌가? “첫째도 겸손, 둘째도 겸손, 셋째도 겸손!” “첫째도 희생, 둘째도 희생, 셋째도 희생!” 성공의 덩어리만이 아니라 성공을 가꾸는 모든 과정들, 시작에서부터 마침까지 변치 않는 열정적 자세를 견지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알파와 오메가가 중요함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알파에서 오메가에 이르는 과정에는 베타, 감마, 델타.......처럼 숱한 과정들을 거친다. 그 실제의 과정들은 시작점인 알파와 도착점인 오메가 못지않게 중요하다. 열정 없이 일을 시작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모두 출발선에서는 뜨거운 열정의 불로 자신의 의지를 달군다.

왜 중도 하차를 하는가? 누구도 중도에 그만 두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현실에서는 이런 부류가 너무 많다. 삶의 난국을 헤쳐 나갈 용기와 능력, 다시 말해 맷집과 배짱이 없어서다. 충분히 훈련으로 다져지지 않으면 이런 맷집과 배짱은 형성되지 않는다. 자기 강화를 위한 훈련을 소홀히 함으로 위기관리 능력을 축적하지 못하면 고난이란 괴물이 출현할 때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도중에 역경과 고난이 닥치면 어느 정도 몸부림치다 꿈을 접는다. 식어가는 열정을 충분히 덥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열정은 냄비처럼 확 끓었다가 이내 식어버리는 것이 아니다. 상온을 유지하며 끝까지 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열정을 끝까지 이어가는 성실성이 수반되어야 한다. 열정의 온도가 내려가면 확신의 장작더미를 집어넣고 소망의 라이터로 불을 댕겨야 한다.

 

작은 악습이 성공의 발목을 잡는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2013년 1월 판에서 “성공을 막는 13가지 습관”을 발표했다. 500명의 학생과 교수, 벤처기업가에서 사업가에 이르기까지 조사한 결과를 기초로 해서 뽑은 성공의 장애 요소들을 다루었다. 책을 훑어본 소감이다. 저자는 성공에 사보타주(sabotage)란 강력한 단어를 사용해서 독자를 더욱 긴장시킨다. 우리에게 너무 익숙해 수긍할 것도 많지만 어떤 것은 의외의 내용이다. 맞춤법, 약속파기, 성급한 결정, 불평불만, 허풍떨기, 궁색한 변명, 조급함, 그런 척하기, 무개념, 약속 남발, 복잡함, 생각 없이 행동하기, 거짓말이다. 이런 사소한 것들, 평소에 무관하게 넘겼던 것들이 결정적 순간에 우리의 꿈을 접어버리게 만든다는 것은 정말 의외다. 그래서 사소한 것일수록 더욱 세심하게 다루어야 함을 새삼 긍정한다.

성공을 가로막는 것은 큰 장애물이 아니다. 아주 하찮고 작은 일상의 경험이다. 미세먼지보다 더 무서운 것은 초미세먼지다. 나중 지구의 환경이 더 악화되면 극초미세먼지라는 괴물이 탄생할지도 모른다. 실패란 우리가 자주 넘어지고 반복된 실수와 변명으로 인해 굳어진 발바닥의 군살 같은 것이다. 실패를 인정하고 반복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여 대처하지 않고 방치하다 보면 원치 않는 실패의 쳇바퀴를 계속 돌기 쉽다. 높은 탑을 쌓는 것은 오래 걸려도 무너지는 것은 눈 깜짝할 사이다. 고도가 높을수록 추락하는 비행 물체의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성공 가도를 달리는 사람들이 간과하기 쉬운 게 작은 악습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이다. 작은 악습이 성공의 발목을 잡는다.

 

일상의 작은 성취가 쌓여 성공이 되는 것

대통령이 아닌 인물로 미국 지폐에 도안된 두 명 중 한 사람으로 100달러의 주인공인 벤저민 프랭클린은 미 건국 역사에서 중추적 인물이다. 그의 성공을 위한 13계명은 오늘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을 깨우쳐준다. ▶절제: 나른해질 때까지 먹지 말 것, ▶침묵: 필요 없는 대화는 삼갈 것, ▶질서: 해야 할 일은 해야 할 때 할 것, ▶결의: 결심한 것은 반드시 실천할 것, ▶검소: 불필요한 비용을 들이지 말 것, ▶근면: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 것, ▶성실: 올바르고 때 묻지 않는 생각을 가질 것, ▶정의: 남을 해치는 일을 하지 말 것, ▶온건: 극단을 피할 것, ▶청결: 몸과 옷과 집은 항상 깨끗하게 유지할 것, ▶평온: 평정심을 잃지 말 것, ▶순결: 정욕에 빠지지 말 것, ▶겸손: 자신의 장점을 숨길 줄 알 것이다. 도덕 교과서에나 실릴 것으로 보이는 이 덕성들이야말로 진정한 성공의 좋은 씨앗들이다. 기독교적 가치관과도 일맥상통한 이 내면의 질서는 성공 추구자들의 마음 바탕을 정결하게 만든다. 성공 전후에서 가장 돋보여야 할 부분은 성공 추구자의 성품이다. 성품이 바르지 못하면 성공자 자신에게도 유익을 끼치지 못하는 싸구려로 전락하고 만다.

사소한 언쟁이 거친 시비를 거쳐 피를 부르는 싸움으로 번진다. 간혹 층간 소음으로 인해 이웃 간에 벌어지는 칼부림을 보면 안타깝다. 도로 주행 과정에서 상대의 비위를 거스른 것이 빌미가 되어 끝까지 따라와 거대한 쇠뭉치로 차를 내리치는 모습에 경악하는 우리도 그런 상황에서 ‘욱’ 하는 감정을 느낀다. 작은 것이 더 커지지 않게 다루는 지혜가 필요하다. 눈에 이물질이 들어가면 그렇게 성가실 수 없다. 손톱 밑에 박힌 작은 가시 하나가 엄청 사람을 괴롭힌다.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은 먼 곳의 높은 산이 아니라 신발 안의 작은 모래알이다. 작은 실수가 큰 실패의 원인이듯 작은 성취가 큰 성공의 밑거름이 된다. 일상의 작은 성취를 홀대하지 말라! 작은 성취가 쌓여 하나의 큰 성공을 만든다. 당신에게 있는 작은 허물 하나가 당신 인생의 최대 적이며, 당신 안에 잠재된 아주 미세한 가능성 하나가 당신을 시대의 영웅으로 만든다.

 

화룡점정(畵龍點睛), 점 하나가 완전함을 이루어

팔굽혀펴기를 하기로 결심했으면 팔을 바닥에 대고 몸을 아래로 밀고(push) 다시 위로 올려야 한다(up). 열 번 하기로 결심했는데 아홉까지 푸시-업(push-up)을 했어도 열 번째 몸을 밀기만 하고 일으키지 못하면 실패한 것이다. 몸을 내렸으면 올려야 한다. 푸시 다음에 업이 있어야 다음 동작이 가능하다. 그것이 작은 성취의 출발이다. 작은 성취를 소홀히 여기면 큰 성공의 마지막 관문에서 쉽사리 포기한다. 1센트를 중요하게 여기지 못하면 1달러의 가치를 모른다. 1센트는 단지 1달러의 1/100이 아니다. 1센트가 없으면 99센트는 영원히 1달러가 되지 못한다. 마지막 방점을 찍는 핵심 요소는 때로 이렇게 가장 작은 것 하나로 결정된다. 작은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작은 사랑을 가슴에 새김이 성공이다. 배은망덕은 삶을 수치스럽게 만든다. 작은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작은 친절 하나를 잊지 않아 가슴에 새김이 운명을 판가름할 관계로까지 발전시킨다.

경쟁사회에서 작은 흠집 하나는 회사를 말아먹기에 충분하다. 1960년대 초엽 미국시장에 진출한 폭스바겐은 대형자동차가 시장을 잠식하던 당시 분위기에 역행하여 작은 차 비틀(Beetle)을 출시했다. 판매 실적에 신경 쓰던 어느 날 미국인들은 TV와 신문을 보고 놀랐다. 폭스바겐이 자동차 출하 중지를 내용으로 한 광고를 냈던 것이다. 자동차 생산중단 발표의 배경을 알리는 내용은 이렇다. “글러브박스 띠에 작은 흠이 있어 교체해야 합니다. 보통사람 눈엔 잘 띄지 않을 작은 흠이지만, 크루트 크로너라는 검사원이 발견했습니다.” 자동차 성능엔 아무 영향도 미치지 않는 작은 흠이었지만 폭스바겐은 과감한 결정을 내렸고 이 광고에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였다. 작은 것 하나도 세밀하게 살피는 장인 정신이 까다로운 고객들을 감동시켰다.

약간 다른 얘기다. 중국의 한 기업이 유럽으로 냉동새우 1,000톤을 수출했다. 통관 절차를 밟던 중 이물질이 발견됐다. 새우를 손질하던 직원의 손에 묻은 미량의 항생제가 일부 새우에 섞였다. 새우는 전량 폐기됐다. 0.2g이 50억 배에 달하는 물량의 수출을 망쳤다. 작은 흠집 하나가 전체를 망가뜨리는 좋은 사례다. 온 세상을 삼키는 불은 작은 불씨 하나에서 비롯될 수 있다. 거대한 방축을 무너뜨리는 것도 바늘만한 구멍 하나에서 시작된다. 이는 긍정적인 관점에서도 맞는 얘기다. 아주 작은 빛은 커다란 어두움을 능히 잠식시킨다. 작은 위로 한 마디가 무너지기 직전의 마음을 파멸로부터 지켜준다. 성공의 거상은 작은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인생의 최소단위까지 살피는 세심함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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