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 간동교회 담임목사

어린 시절, 저녁 해가 저무는 것도 모르고 동무들과 온 동네를 쏘다니며 돌아다닐 때, 저만치서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저를 부르시는 어머니의 목소리입니다. 밥 먹으라는 소리지요.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저는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더 놀고 싶은 마음을 애써 떨궈내야 했습니다. 그때는 왜 엄마가 저를 애타게 찾는지를 몰랐습니다. “어머니는 왜 나를 그렇게 찾지? 배고플 때는 어김없이 들어가는데 말야...” 라고 생각했었지요.

그런데 부모가 되어보니 아이를 찾을 때의 그 산더미 같은 마음을 알게 됩니다. 부모님들은 한 번씩 자신의 시야에서 사라진 아이를 찾아본 경험이 있으실 것입니다. 그때의 마음을 설명하기가 여간 곤란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내가 내 아이를 애타게 찾아보니까, 그때의 부모님의 마음이 이해가 되고, 부모님의 사랑을 기억하며 감사하게 됩니다.

온 골목을 돌아다니며, 아이들에게 물어보아도, 이웃에게 물어보아도 내 아이가 보이지 않을 때 걱정이 됩니다. 처음에는 ‘이 녀석을 찾기만 하면 엉덩이를 흠씬 두들겨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차츰 걱정은 커져갑니다. 나쁜 사람 따라간 것은 아닐까? 너무 멀리 가버려서 길을 잃은 것은 아닐까? 이런 저런 걱정은 눈덩어리처럼 불어납니다. 그러다가 결국 아이의 목소리가 들리고, 아이를 찾아내었습니다. “아이고, 내 새끼...”

우리 주님 예수님은 잃어버린 양을 찾아 구원하러 오셨습니다. 아흔 아홉의 양을 놔두고 말썽피우는 그 한 마리 양을 찾으시려고 온 계곡을 두루 돌아다니며 찾으시는 목자이십니다. 어둔 골짝을 지나, 시내를 건너, 돌짝밭을 지나고 가시덤불을 헤치며, 애타게 그 이름을 부르고, 온갖 걱정으로 가슴이 미어지다가, ‘이 녀석을 찾기만 하면 지팡이로 흠씬 때려 주리라’ 마음먹었다가도, 결국 찾으면 너무 기뻐서 양을 어깨에 메고 춤을 추며 돌아오는 목자이십니다.

그 말썽피우고 제 멋대로 돌아다닌 그 놈이 바로 접니다. 바로 당신입니다. 예수님은 바로 당신을 찾았습니다. 예수님은 잃은 양을 찾아 구원하는 기쁨으로 가득하십니다. 그 기쁨을 누리시려고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 기쁨으로 예수님은 충만하셨기 때문에 멍에를 메셨습니다. 십자가에서 우리를 용서하셨습니다. 오늘도 예수님은 잃어버린 한 영혼을 애타게 찾고 계십니다. 나를 찾아주신 예수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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