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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 SUICIDE】 자살과 미디어 (1)교회를 자살 예방 센타로 세우는 기획 칼럼(9)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담임, 성결대, 중앙대석사, 서울신대박사, 미국 United Thological Seminary 선교학 박사, 공군군목, 성결대학교, 서울신학대학교 외래교수

우리 사회의 자살에 대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자살예방의 저해요소가 되고 있는 한국사회 특유의 사회문화적 요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종종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유명인들의 자살로 인해 그들의 뒤를 잇는 유사형태의 자살이 이어지는 ‘모방자살’이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모방자살이란 개인의 사적인 결단, 사회적 무관심의 결과, 유전적인 소인 등과 같은 요인이외에 타인의 자살이 계기가 되어 자살을 하는 경우를 뜻합니다. 즉 한 사람이 자살을 함으로써 이에 공감대가 형성된 사람들이 자살하는 것입니다. 유명인이나 자신이 모델로 삼고 있던 특정인이 자살할 경우 그 사람과 자신을 동일시하고 거기 추종하는 이들이 자살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아래 자료를 보면 하루 평균 30여명의 자살자가 유명 인사의 자살 뉴스가 나간 후 2배 이상 늘어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모방자살이 발생하는 제1원인으로는 미디어의 영향력에 관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특정인의 자살사건이 발생한 경우 그에 대한 너무 리얼한 보도거나 혹은 추측성 보도가 모방자살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인기 연예인들의 자살소식은 대중매체에서 연일 상당한 비중으로 다뤄졌으며, 그들의 자살방법까지 상세히 기술하여 모방자살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즉 일반인들은 언론에 드러난 빙산의 일각과도 같은 유명인의 자살원인을 전부처럼 생각하고, 그 사람과 자신을 동일시하고 자신의 자살을 합리화하여 자살을 시도하게 됩니다. 이와 같이 자살의 모방효과가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우리나라는 유교적인 문화, 가족 간의 끈끈한 유대감으로 모방자살의 위험군인 이혼자와 독거노인이 서양에 비해 많지 않아 모방효과가 적다는 견해가 많았습니다. 또한 모방자살에 대한 학자들의 인식이 부족하였고, 그에 대한 실태조사나 연구 역시 미흡한 실정입니다. 일부 모방자살에 대한 기존 연구는 그 대상이 청소년과 노인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한정된 연구가 행해졌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사회는 이혼율이 점차 증가하며 핵가족화 되고 있다는 점, 인터넷 보급률 세계 1위로 정보의 전파속도가 빠른 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특정인의 자살 이후 일반인의 모방자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자살과 미디어의 관계를 보면서 교회와 성도들은 미디어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응해야 합니다.

 

1. 미디어의 영향력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는 눈부신 기술로 가득한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보거나, 읽거나, 듣는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진 미디어의 포화 속에 살고 있습니다. 눈을 뜨면서 스마트 폰을 들여다봅니다. 새벽기도회에 나와 교회 홈을 열어 오늘의 본문을 확인합니다. 모르는 성구나 단어가 나오면 곧장 성서공회 홈에서 사전을 찾거나 다른 번역을 찾아 확인합니다. 출근 전에 미리 할 일을 찾아 스케줄을 확인합니다. 스마트 폰에서 날씨를 살펴 옷을 정하고, 오늘의 뉴스를 확인합니다. 출근길에는 신문 앱을 열어 뉴스를 검색합니다. 출근 후에는 점심 메뉴를 정하기 위해 맛집 검색을 합니다. 퇴근길에 찾을 상품을 미리 주문해 놓습니다. 이렇듯 미디어는 우리 사회에서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온갖 뉴스와 게임, 온라인 오락물들로 넘쳐나고, 그런 것들이 우리의 믿음, 사상, 행동에 주는 영향은 미묘하면서도 매우 강력합니다.

우리가 마음에 들어오도록 허용하는 것들은 결국 우리 자신을 형성하게 됩니다. 우리가 품는 생각은 결국 우리 자신의 됨됨이를 결정하게 됩니다. 필자는 젊은 시절 대학원에서 미디어의 영향력을 주제로 공부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와 현재는 엄청난 시대적 변화와 환경 변화의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얻은 너무도 확실한 결론은, 우리가 받아들이기로 선택하는 미디어는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반드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할 일은 미디어를 완전히 피하거나 단순히 부정적인 미디어를 접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고양하는 건전한 미디어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자살을 생각하거나 결정할 때도 미디어의 영향을 무척 받게 됩니다. 현대의 대중 잡지, 주간지 등과 같은 상업적 저널리즘, 저속한 영화와 연극, 그리고 쇼처럼 진화하고 있는 스포츠 등과 같은 대중 오락은 정치적 무관심을 자아내게 하며, 나 자신의 정체성을 대중속에 파묻어 버립니다. 특히 신문이나 케이블 TV등은 정치적 문제와 사건을 비정치화시켜서 대중에게 전달하거나, 또는 대중의 흥미와 관심을 비정치 대상에 집중시킴으로써 많은 사람의 관심을 비정치적 영역에 집중시켜 버립니다. 이를테면 정치적인 문제를 다룰 경우에도, 사건의 본질과는 관계없는 에피소드와 부속 현상을 크게 보도하거나, 또는 정치가를 소개하는 경우에도 그 정치적 자질과 식견 및 지난날에 있어서의 업적 등과 같은 본질적 문제보다는 오히려 그의 사생활을 크게 보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같은 경향이 나타나는 것은 거대 기업화한 매스컴이 대량의 발행 부수와 시청률을 유지·확대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불가불 대중성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 같은 미디어의 특성상 인간 본질이나 존엄성, 인격 등은 뒷전이고 대중들이 호기심을 가질만한 외모, 학벌, 재산 유무, 스캔들 등에 주목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특히 현대의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는 소비 물자의 표준화와 규격화의 현상을 보이게 했는데, 이 과정에서 온갖 수단을 다하는 광고가 범람하게 됩니다. 이로 인하여 소비와 오락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엄청나게 증대되었습니다. 유행하는 아름다운 복장과 장식품의 구입으로 상류 사회와 심리적으로 동일시되려 하고, 값싼 모조품을 사서라도 일시적 만족감을 얻으려 하는 경제적 요구의 단편화는 마침내 자신의 삶에 대한 무기력과 다른 사람의 인격이나 존엄성에 대한 무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또한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여 자존감의 상실을 초래하게 만듭니다.

미디어의 특성상 사이버 오락 장치의 거대화에 따라 대중들은 현실과 가상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수많은 드라마 영화, 게임 등에서 사람들을 쉽게 죽이고 파괴하는 모습을 일상의 게임처럼 인식하게 만듭니다. 특히 TV나 스마트 폰의 보급으로 인하여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매스컴은 일반 대중의 인식을 가상현실 속으로 가두어 버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메스미디어는 일종의 ‘그레셤의 법칙’(편집자 주 :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한다.”는 법칙으로 16세기 영국 재정가 그래셤T. Graesham이 제창하였다. 뜻은 일반상품에서 가격이 같고 품질이 다른 경우 품질이 좋은 것은 소비되며, 품질이 좋지 않은 것은 경쟁에서 소멸 제거된다는 법칙)에 의해서 인생의 가치라는 경화(硬貨)를 대중오락이라는 지폐로써 구축해 버리게 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또한, 주로 소비적 오락을 대상으로 하는 매스컴은 일반 대중의 가치 감각을 중화화(中和化)시키는 데도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아나운서는 국제 분쟁에 관한 뉴스와 각종 화장품과 상품의 선전을 별로 다른 어조로 방송하지 않게 됩니다. TV에서 뉴스, 영화를 보더라도 대홍수와 대화재의 참상에 뒤이어 곧장 삼국지나 미래세계의 전사들이 화면에 가득 나와 서로 죽이고 넘어뜨리는 광고가 그대로 등장합니다. 이런 것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마땅히 있어야 할 것과 있어서는 안 될 것, 바람직한 것과 바람직하지 않은 것과의 구별을 짓지 못하게 하며, 필연적으로 인간의 사고력을 마비시켜 가치 감각을 중화시킴으로써 인상의 세분화와 단편화로 이끌어 가는 것입니다.

 

2. 미디어와 자살

미디어가 자살에 일정 수준 이상의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거의 분명한 사실로 보여집니다. 우리나라 국민이 갖는 미디어에 대한 민감성은 높은 수준이며, 이에 따라 자살을 모방하는 ‘베르테르 효과’ 또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언론 보도의 영향도 있지만 TV드라마 및 웹툰은 더욱 심각합니다. 언론보도는 자살보도에 대한 가이드라인 및 지침을 정립하고 이를 따르려는 자정적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드라마와 웹툰의 경우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 하에 지침 적용은 물론 구체적 지침 수립에 관한 논의 또한 어려운 실정입니다.

대표적으로 TV 드라마에서의 자살 소구가 빈번하게 등장합니다. 소위 골든타임에 방영되는 웬만한 드라마들에서는 대부분 버젓이 자살이 등장하는 것을 봅니다. 자살에 관한 묘사가 드라마 상에 필요 이상으로 자세히 빈번히 등장하는 이러한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막고자 언론 및 전문가들에서는 계속하여 이를 보도 및 공론화 하고 있고, ‘자살 묘사를 되도록 피하라’는 방송심의 권고도 있으나 그 영향력은 미미한 수준에 불과합니다. 성인들이 시청하는 드라마 뿐 아니라 학생들이 시청할 수 있는 드라마에도 이러한 장면은 빈번합니다. 더구나 시청 관람가 연령을 규제하고 시청시간대를 나누는 노력 자체가 오늘날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 모바일 및 온라인을 통한 VOD 서비스 이용을 통해 누구나 제약 없이 이러한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매체별 자살 유해정보 신고현황을 보면 인터넷 포털사이트, 커뮤니티, 눈, 자살 사이트 순으로 자살 유해정보가 들어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0대들이 많이 이용하는 미디어인 웹 툰은 더욱 심각합니다. 자살과 관련된 테마를 다룬 웹 툰도 많고, 웹 툰 제목 자체가 자살이나 자살을 연상하는 단어를 내포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에피소드에서 자살을 다루는 사례가 가장 빈번한데, 이 과정에서 투신, 자해는 물론 번개탄자살 등 다양한 자살 방법을 자극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살 장면을 누구나 손쉽게 연령 제한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셈입니다.드라마 속 자살자는 대부분 성인이었으나, 청소년이거나 청소년이 관여되는 상황도 다수 등장하는 경우가 많고, 자살 장면을 미화하는 경우도 다수 등장합니다. 한편 웹툰의 경우에도 다수의 케이스에서 자살 장면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 역시 자살을 희화화하고, 자살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할 뿐 아니라 자살도구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자살의 연성화 경향도 특징적인 것입니다. 자살을 심각하게 그리지 않는 한편 이를 서정적으로 방식으로 그려내기 때문입니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성인보다 웹툰 이용도나 관심도가 높고, 자살에 호의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나이이기에 이들에게 대중매체가 미치는 영향이 분명한 데, 이에 대한 제약은 없는 상황으로, 자살 콘텐츠에 대한 관대함은 가히 위험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청소년들은 사회적 동조에 맞추어 루머 메시지를 신뢰하는 경향이 크기에 더욱 주목해야 합니다. 따라서 교회는 이런 미디어의 영향력을 인지하고 더욱 경각심을 갖고 주목하며 경계해야 합니다.

 

최종인 목사  jesuspoin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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