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온교회 김정식 목사, 따스한 선행 잔잔히 알려져

파주 헤이리 가는 길가 비닐하우스 단지 맞은편에 보면 키 낮은 조립식으로 지어진 교회가 있다. 예수온땅사랑교회라는 의미의 예온교회가 그 교회다. 예온교회 담임목사는 코미디언 출신의 김정식 목사다. 김정식 목사는 한 때 『유머1번지』,『쇼비디오자키』 그리고 어린이극장영화 등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온 국민을 웃겼던 『유머1번지』 ‘동작그만’에서는 말년 병장으로 등장을 해서 다른 코미디언들의 군기를 잡는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실제로 그는 코미디언 후배들에게는 무서운 군기반장으로 통하기도 했다. 그는 밥풀떼기로 기억되고 있다.

80~90년대 시청자들의 웃음과 위안이 되었던 그가 어느 날 갑자기 신학대학을 가고 2007년 4월 목사안수를 받은 후 13년을 목회의 한길을 달려왔다. 김정식 목사는 코미디언으로 잘 나가던 시절 우연히 청각장애인 홍보영화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장애인 사역에 뜻을 세우고 그들을 섬기는 목회를 하고 있다. 하지만 김정식 목사는 자신이 지금 또 하나의 교회를 세워 목회를 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저 그들과 함께 산다고 생각하며 목회한다.

김정식 목사는 한국교회를 위한 간증집회도 섬기고 있다.

오는 9월1일 설립 5주년을 맞는 예온교회는 교회 마당에서 예배당까지 턱 하나 없다. 휠체어 장애인들이 편하게 교회를 들어올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렇게 장애인들을 위한 목공교육장인 <예꿈공방>, <장애인가족지원센터>, 장애인 가족의 사회적 기업인 <예온산업>, 장애인과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을 위한 <예꿈학교>를 통해 그들의 삶 속에 녹아진 목사가 되었다. 주일 낮 예배 후 오후 예배는 교회 밖 나눔과 섬김이 필요한 곳을 찾아가는 <나눔예배>를 드린다. 이렇게 장애인이나 독거노인 외국인 노동자 등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그들을 만나는 목회를 펼쳐왔다.

그러던 5년 전에 차 한 대 겨우 들어갈 산모퉁이 컨테이너에 가족도 없이 홀로 살아가는 장애인 한 분을 만났다. 한쪽 다리는 의족을 끼고 있었지만 환한 얼굴로 맞이하던 이*열 성도는 김정식 목사를 통해 세례를 받고 예온교회 한 성도가 되어 언제나 행복해했다. 이*열 성도는 김정식 목사를 "목사님 아빠"라고 부르며 열심히 따르고 신앙생활 했다. 하지만 지난 해 치매가 와서 하는 수 없이 요양병원에 입원을 시켜드렸다. 김정식 목사는 매주 주일마다 요양원을 찾아 그를 교회로 데리고 와서 함께 예배를 드렸다. 그러나 지난 7월 말 갑자기 그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가족들을 수소문해서 찾았지만, 겨우 찾은 가족도 이*열 성도를 나몰라 했다. 자칫 무연고자가 되어서 아무런 장례 일정 없이 한줌의 재로 변하고 만다는 현실에 김 목사는 교회와 함께 스스로 상주(喪主)로 자처해 나섰다.

교회 앞마당에 휠체어가 다니기에 불편하지 않도록 통로인 “꽃길”을 만들어, 이*열 성도도 회복되어 그 길을 통해 예배당에 들어오게 하는 것이 김 목사 마음의 작은 바람이었는데 결국 그 길이 아닌 김정식 목사를 통해 천국 길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다행히 김정식 목사와 예온교회의 따스한 마음에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장례 일정마다 힘을 모았고, 비가 오는 장마철인데 신기하게도 예온교회의 장례 예배 때 마다 하나님은 구름을 걷어 햇살을 허락하셨다. 또한 갑작스러운 장례를 후불제 상조인 <천국의 계단>이 함께 도왔다. 한 때 코미디언으로 온 국민에게 웃음을 주던 김정식 목사는 이제 소외된 사람들의 삶에 기쁨과 위로가 되는 목회를 통해 주님의 얼굴에 미소가 되고 있다.

 

저작권자 © 본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