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 대부분의 질병은 구강 세균과 연관돼

 

구강 세균 즉, 잇몸 세균은 치과 질환뿐만 아니라 성인병과 전신질환을 일으킨다. 당뇨, 심장병, 뇌졸중, 치매 등을 일으키며, 특히 여성과 임산부는 유산이나 저체중아와 골다공증을 유발한다. 표어 ‘8020’, 80세까지 20개 이상 치아를 가지면 80세 이후에도 건강하게 살 가능성이 크다. 치아를 잘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원유 원장 - 연세이원유치과의원원장, 전 연세대 교수, 워싱턴주립대 교정과 초빙교수, 켄터키대학 구강안면통증센터 초빙교수, 세계치과교정학회, 미국치과교정학회, 구강안면통증학회, 아시아 임플란트학회 회원, 아시아 두개안면장애학회 회원, 대한치과교정학회 정회원, 대한치과교정학회 인정의, 대한치과이식임플란트학회 회원

치아 상실의 원인으로 첫 번째, 잇몸병을 꼽는다. 잇몸병은 2018년 보고에 의하면 우리나라 대표적인 세균성 만성질환이다. 작년 한 해 동안에 잇몸병 환자 수는 1천6백만 명이고, 이는 전 국민의 30%에 해당한다. 특히 잇몸병은 해마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구강 세균이 왜 위험한가? 구강 내에는 보통 5백만 마리 세균이 있다. 신체의 면역기능이 정상적이고, 염증이 없으면 이런 세균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면역력이 떨어지고, 치석과 치태에 존재하는 병균이 번성하면 염증이 발생되며, 이때부터 세균들이 신체를 본격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한다.

 

세균과 염증 과정 중 나오는 독소가 먼저 치아 주위 조직인 치조골과 잇몸을 공격하면 피가 나고, 붓고 아프다. 세균과 독소는 입안의 혈관을 타고 온몸을 돌아다니며, 일종의 ‘패혈증’ 상태로 온몸의 세포와 장기를 공격하여 각종 성인병과 전신질환을 일으킨다.

 

 

특히 당뇨, 심장병, 뇌졸중, 치매 등 대표적인 만성질환을 일으킨다. 지속해서 구강 세균과 독소를 제거하지 않으면, 세균과 독소는 온몸의 질병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빠르게 악화시킨다.

 

이는 구강 세균과 독소가 일종의 고속도로인 혈관을 타고 온몸을 돌아다니는 셈이다. 세균이 혈관을 타고 돌면 패혈증이라고 하는데, 노인들은 임종 시 대부분 패혈증으로 사망한다.

 

잇몸 세균이 심장 판막에 붙으면 심장 판막염을 일으키며, 임산부의 태반에 달라붙으면 조기 출산, 저체중아를 일으킨다. 뇌의 혈관과 세포에 달라붙어서 뇌졸중과 치매를 유발한다. 췌장 세포에 붙으면 당뇨병 발병률을 두 배 증가시키고, 당뇨 합병증을 더욱 악화시킨다. 구강 세균이 현대인의 성인병에 모두 관여되어 있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이 사실을 아직도 많은 사람이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혹시, 당뇨, 심장병, 뇌졸중 등의 만성 전신질환 환자에게 아무리 적절한 치료를 하더라도, 환자가 잘 낫지 않는다면, 환자의 구강 세균 때문인지 확인해야 한다. 구강 세균이 혈관을 타고 돌지 못하게 세균의 온상인 입안을 우선 치료해야 한다. 즉, 잇몸병과 충치 등 심한 염증이 있다면 다른 과의 치료와 함께 치료하면서 잇몸 세균을 없애야 한다.

 

구강 세균을 억제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구강 세균을 없애기 위하여 입안을 깨끗이 닦는다. 올바른 칫솔 법으로 이를 닦고, 치실, 치간 칫솔 등의 보조기구도 같이 사용하면 좋다. 잇몸병이 심하거나, 임플란트나 치열 교정하고 있다면, 반드시 구강 세정기(water jet)를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

 

 

둘째, 꾸준한 치료와 정기적 검진이다. 잇몸에 피가 나고, 붓고, 농이 차서 아플 경우, 한두 번 치료해서 증상만을 완화하고 중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잇몸병은 중단하기 말고 계속 치료하여 염증이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 중증의 잇몸병은 절대로 한두 번 치료로 나을 수 없다.

 

치료 후 어느 정도 잇몸의 염증이 조절된 이후에는 정기적 점검을 해야 한다. 잇몸이 건강한 경우는 6개월마다 점검하지만, 심한 잇몸병이라면 2~3개월마다 점검하는 것이 좋다. 아무리 구강위생을 잘해도 계속 쌓이는 치태와 치석을 막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잇몸 치료는 건강보험에 해당한다. 주기적으로 치과 치료를 하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치과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 만약 치과 공포증이 있다면 치료 전 진정제를 먼저 먹고 하면 안심이 된다.

건강한 치아로 건강한 100세를 꿈꾸어보자. 생활 습관을 바꾸면 100세 행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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