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철 목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은혜와 평강교회를 담임하며 30권의 저술과 글쓰기를 통해 복음 사역에 애쓰는 목회자이다

 

이란인 엘람과 그의 몽둥이 바벨론

에스겔 38-39장과 연관하여 이스라엘의 원수들에 대한 하나님의 파멸적 예언은 성경 곳곳에 언급되었다. 이스라엘은 건국 이후 줄곧 적대국들에 둘러싸여 괴롭힘을 당했다. 이스라엘이 강대국으로 부상했을 동안에는 주변의 열국들이 이스라엘에 조공을 드리는 등 중동의 강자로 군림할 수 있었지만 그런 시간은 결코 오래 가지 못했다. 이스라엘의 순종은 짧았고 고질적인 불순종은 길고 오랬다. 그 결과로 이스라엘은 끊임없이 주변국들의 공격 대상이 되었으며 역사적인 대제국들에게 연이어 예속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하나님의 눈동자였던 이스라엘은 열방을 향해 선택 받은 민족답게 제사장 나라로서의 구실을 제대로 감당치 못함으로 혹독한 심판을 면치 못했다. 이스라엘의 흥망과 회복의 역사는 곧 하나님과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바라보아야만 납득할 수 있다. 적대국들 중에서 특히 종말의 사건과 연관하여 몇 나라만 살펴보기로 하자.

먼저 이란에 관한 예언이다. 렘 49:34-39절에 보면 이 엘람에 대한 심판과 마지막 순간에서의 회복을 예언하였다. “유다 왕 시드기야의 즉위한지 오래지 아니하여서 엘람에 대한 여호와의 말씀이 선지자 예레미야에게 임하니라 가라사대 나 만군의 여호와가 이같이 말하노라 보라 내가 엘람의 힘의 으뜸 되는 활을 꺾을 것이요 하늘의 사방에서부터 사방 바람을 엘람에 이르게 하여 그들을 사방으로 흩으리니 엘람에서 쫓겨난 자의 이르지 아니하는 나라가 없으리라.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내가 엘람으로 그 원수의 앞, 그 생명을 찾는 자의 앞에서 놀라게 할 것이며 내가 재앙 곧 나의 진노를 그 위에 내릴 것이며 내가 또 그 뒤로 칼을 보내어 그를 진멸하기까지 할 것이라. 내가 나의 위를 엘람에 베풀고 왕과 족장들을 그곳에서 멸하리라 여호와의 말이니라. 그러나 끝 날에 이르러는 내가 엘람의 포로를 돌아오게 하리라 여호와의 말이니라.”

이란은 고대에 바사 또는 엘람이란 이름으로 불렸다. 엘람은 셈의 장자였는데(창 10:22) 나라로서 엘람의 기원은 아브라함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소돔 왕, 고모라 왕, 아드마 왕, 스보임 왕, 소알 왕 다섯 연합군과 싸웠던 4개 동맹국의 우두머리가 바로 엘람 왕 그돌라오멜이었다(창 14:5). 엘람 왕국은 후일 앗수르의 마지막 왕조를 이룬 사르곤(722-705 BC)에 의해 병합되었고(721 BC) 앗수르의 아들 산헤립과 손자인 앗수르바니팔(Assurbanipal)의 침공을 수차례 받다가 결국 앗수르바니팔에 의해 엘람의 수도였던 수사가 함락되었다(646 BC). 산헤립이 이스라엘을 침공했을 당시에는 엘람 출신의 궁사와 병거 모는 자와 마병대가 참여했다(사 22:6). 그러다 바벨론의 느브갓네살에게 정복되어 나라 자체가 멸망하고 엘람은 하나의 지역(province)으로 축소되고 말았다(단 8:2).

엘람을 징치함에 있어 바벨론을 몽둥이로 사용하고(렘 50:23; 51:20) 느브갓네살을 종으로 부리긴 했지만(렘 25:9; 27:6; 43:10), 엘람에 자신의 보좌를 베풀고 끝날에 그들을 회복시킬 분은 단연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엘람을 꺾으셨던 바벨론을 손수 꺾으실 것이다. 바벨론이 엘람에게 행했던 대로 하나님은 바벨론을 징치하신다. 활을 꺾고(렘 49:35=51:25), 사방 바람으로 치듯 대적자를 치고(49:36=51:1), 흩어지고(49:36=50:3), 적에 대한 공포에 사로잡히고(49:37=50:43), 여호와의 칼에 상하며(49:37=50:35-38), 왕들이 파멸 당한다(49:38=51:57). 금세기에 이르러 비록 복음을 통한 회심의 역사는 짧지만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로 이란의 복음화는 꾸준히 증가추세에 있다. 숫자적으로는 분명히 열세이지만 94년도에 약 2천 명이었던 신자 수가 현재 20만 명까지 육박했음은 비율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기독교 전통에 따라 주님의 제자인 도마나 바돌로매 또는 둘이 파르티아에 복음을 전했다면 이란의 기독교 역사는 꽤 오래되었다. 아람어로 된 초기 교회의 한 문서에 따르면 3세기 초엽 이란 지역에는 350여 개의 교회가 존립했었다. 그렇다면 17세기 만에 복음이 스며든 이 지역에서 하나님이 수확하실 영혼이 얼마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맛과 다르밧, 다메섹에 대한 심판

시리아에 대한 예언이다. “다메섹에 대한 말씀이라. 하맛과 아르밧이 수치를 당하리니 이는 흉한 소문을 듣고 낙담함이라 바닷가에 슬픔이 있고 평안이 없도다. 다메섹이 피곤하여 몸을 돌이켜 달아나려 하니 떨림이 그를 움켰고 해산하는 여인 같이 고통과 슬픔이 그를 잡았도다. 찬송의 성읍, 나의 즐거운 성읍이 어찌 버린 것이 되지 않겠느냐? 나 만군의 여호와가 말하노라. 그런즉 그 날에 그의 청년들은 그 거리에 엎드러지겠고 모든 군사는 멸절될 것이며 내가 다메섹의 성벽에 불을 놓으리니 벤하닷의 궁전이 살라지리라.”(렘 49:23-27)

하맛과 아르밧은 자신들의 왕과 섬길 신들을 가질 만큼 기틀을 지닌 왕국이었다. 산헤립이 예루살렘을 공격했을 때 대항하던 히스기야를 겁박하며 외쳤던 호언장담 속에 이런 사실이 담겨 있었다. “하맛과 아르밧의 신들이 어디 있으며?”(왕하 18:34) “하맛 왕과 아르밧 왕과 스발와임 성의 왕과 헤나와 아와의 왕들이 다 어디 있느냐?”(왕하 19:13) 하맛은 오론테스(Orontes) 강으로부터 다마스커스 북쪽 110마일 지점에 위치했고, 아르밧은 하맛 북쪽 95마일 지점에 위치했다. 다메섹은 고대 왕국 아람 또는 시리아의 수도였다. 이 세 도시는 앗수르에게 정복되었으며(사 10:9) 다마스커스는 주전 605년경 느브갓네살에게 유린당했다. 아람은 다윗 사후에 르손 치하에서 강국을 이루었다(왕상 11:23-24). 아람은 북으로는 가나안, 남으로는 에돔까지 이르렀다.

아람은 유다 왕국 그리고 이스라엘 왕국과 더불어 빈번히 전쟁을 치렀다(왕상 22:1; 왕하 6:8). 어떤 때는 아람이 이스라엘과 동맹을 맺어 유다 왕국을 쳤다(왕상 15:19; 왕하 16:5-6). 아람의 르신과 이스라엘의 베가가 동맹하여 유다 왕국을 쳤을 때 유다 왕국의 청에 따라 앗수르의 디글랏빌레셀이 다메섹을 파멸시켰다(왕하 16:9). 이처럼 다메섹 또는 아람은 앗수르를 섬기다가 앗수르가 멸망함에 따라 자연히 바벨론의 느부갓네살에게 복속되었다(605 BC). 하맛은 아람의 주요 도시였으며 구약 성경에서 하맛과 아르밧은 함께 묶여 자주 언급되었다. 이사야도 아람의 수도였던 다메섹(다마스커스)의 패망을 예언하였다. “다메섹에 관한 경고라. 보라, 다메섹이 장차 성읍 모양을 이루지 못하고 무너진 무더기가 될 것이라.”(사 17:1) 아모스 선지자 역시 다메섹의 화에 대해 예언하였다(암 1:3-5). 다메섹의 아람 왕으로 여러 명의 벤하닷이 등장하는데 이는 “하닷의 아들”이란 뜻의 벤하닷이 개인의 이름이라기보다 애굽의 바로처럼 통치자를 가리키는 칭호일 가능성이 큼을 보여준다.

 

이스라엘의 오랜 숙적 암몬과 모압의 운명

요르단에 관한 예언이다. “암몬 자손에 대한 말씀이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이스라엘이 무자하냐? 상속자가 없느냐? 말감이 갓을 점령하며 그 백성이 그 성읍들에 거함은 어찜이뇨? 그러므로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보라 날이 이르리니 내가 전쟁 소리로 암몬 자손의 랍바에 들리게 할 것이라. 랍바는 거친 무더기가 되겠고 그 촌락들은 불에 탈 것이며 그 때에 이스라엘은 자기를 점령하였던 자를 점령하리라 여호와의 말이니라. 헤스본아 애곡할지어다. 아이가 황폐하였도다. 너희 랍바의 딸들아 부르짖을지어다. 굵은 베를 감고 애통하며 울타리 가운데서 앞뒤로 달릴지어다. 말감과 그 제사장들과 그 방백들이 다 사로잡혀 가리로다. 타락한 딸아 어찌하여 골짜기 곧 네 흐르는 골짜기로 자랑하느냐? 네가 어찌하여 재물을 의뢰하여 말하기를 누가 내게 오리요 하느냐? 주 만군의 여호와가 말하노라. 보라 내가 두려움을 네 사방에서 네게 오게 하리니 너희 각 사람이 쫓겨서 바로 나갈 것이요 도망하는 자들을 모을 자가 없으리라. 그러나 그 후에 내가 암몬 자손의 포로로 돌아오게 하리라. 여호와의 말이니라 하시니라.”(렘 49:1-6)

롯의 자손인 모압과 암몬은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민족 또는 국가로서 성경에 가장 많이 등장한다. 암몬에 대한 심판은 랍바의 파멸로 극대화되었다. 수도인 랍바는 “왕성”(royal citadel)이라 불렸고, 헤스본 북동쪽 14마일의 얍복 강에 위치하여 “물들의 성”이라고도 불렸다(삼하 12:26-27). 랍바는 다윗의 충신이었던 헷 사람 우리아가 전사했던 바로 그곳이었다(삼하 11:1, 17). 어미 성인 랍바의 파멸로 울타리 없이 지내던 딸 같은 작은 성들은 화염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파멸로부터 도피할 방도는 전연 없다. 심판의 잔에 채워진 독주는 남김없이 마시게 될 것이다. 암몬은 주전 721년 이후에 앗수르의 통치 아래 놓였으며, 요세푸스의 진술에 따르면 예루살렘이 멸망된 지 5년 째 되던 해에 바벨론의 느브갓네살에게 정복당했다. 이스라엘은 자신들을 점령했던 암몬을 점령케 되는데 이의 역사적 실현은 부분적으로 마카비 가문에 의해 이루어졌다. 온전한 실현은 마지막 때에 가서 이루어질 것이다.

 

소돔과 고모라에 버금가는 암몬과 모압

말감(Malkam)은 곧 밀곰(Milkom)으로서 모압이 그모스(Chemosh)를 섬기듯 몰렉(Molech)이란 다른 이름으로도 불리는 암몬의 주신이다. 몰렉은 원래 솔로몬이 힌놈의 아들 골짜기에 세운 것으로서 그는 이방 출신의 아내들을 기쁘게 하려고 이방 신상들을 많이 세웠다. 밀곰이나 몰렉은 어린 자식을 불살라 희생 제물로 드리는 사악함으로 인해 하나님께 가증스런 것으로 여겨졌다(신 12:31; 18:10-13). 결국 솔로몬은 이 악행으로 인해 형벌을 받아 열 지파가 여로보암의 손에 빠져드는 결과를 맞았다(왕상 11:31-33). 모압과 암몬은 종족의 기원부터 불결했고 그들의 신앙은 하나님이 강력히 경계시켰던 가증 덩어리였다. 모압은 이스라엘과 오랜 숙적관계에 있었는데 그들의 우상숭배와 교만함은 극에 달했다. “우리가 모압의 교만을 들었나니 심히 교만하도다. 그의 거만하여 교만하며 분노함도 들었거니와 그 과장이 헛되도다.”(사 16:6) 그들에 대한 엄중한 심판은 자주 언급되었고 멸망은 불가피했다. 모압의 멸망을 자세히 다룬 예레미야 48장에도 그 교만의 모습을 힘주어 강조했다. “우리가 모압의 교만을 들었나니 심한 교만 곧 그 자고와 오만과 자긍과 그 마음의 거만이로다.”(렘 48:29)

스바냐 선지자 역시 요르단의 이스라엘 침공과 뒤이은 요르단의 패망을 언급하였다. “내가 모압의 훼방과 암몬 자손의 후욕을 들었나니 그들이 내 백성을 훼방하고 스스로 커서 그 경계를 침범하였느니라. 그러므로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말하노라. 내가 나의 삶을 두고 맹세하노니 장차 모압은 소돔 같으며 암몬 자손은 고모라 같을 것이라. 찔레가 나며 소금 구덩이가 되어 영원히 황무하리니 나의 끼친 백성이 그들을 노략하며 나의 남은 국민이 그것을 기업으로 얻을 것이라.”(습 2:8-9) 하나님은 먼저 서쪽의 팔레스타인을 보시고 다음에 동쪽의 암몬과 모압을 바라보신다. 하나님은 이들에 대한 심판을 약속하시는데 영구적인 파멸로 규정하셨다. 근친상간으로 악의 씨를 퍼뜨린 모압과 암몬에 대한 심판은 소돔과 고모라의 죄악상에 대한 심판과 동일하다.

 

고요한 감찰자 하나님의 심판과 구스의 회심

애굽에 관한 예언이다. “슬프다. 구스의 강 건너편 날개 치는 소리 나는 땅이여, 갈대배를 물에 띄우고 그 사자를 수로로 보내며 이르기를 너희 경첩한 사자들아 너희는 강들이 흘러 나누인 나라로 가되 장대하고 준수한 백성 곧 시초부터 두려움이 되며 강성하여 대적을 밟는 백성에게로 가라 하도다. 세상의 모든 거민, 지상에 거하는 너희여 산들 위에 기호를 세우거든 너희는 보고 나팔을 불거든 너희는 들을지니라.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내가 나의 처소에서 종용히 감찰함이 쬐이는 일광 같고 가을 더위에 운무 같도다. 추수하기 전에 꽃이 떨어지고 포도가 맺혀 익어 갈 때에 내가 낫으로 그 연한 가지를 베며 퍼진 가지를 찍어버려서 산의 독수리들에게와 땅의 들짐승들에게 끼쳐 주리니 산의 독수리들이 그것으로 과하하며 땅의 들짐승들이 다 그것으로 과동하리라 하셨음이니라. 그 때에 강들이 흘러 나누인 나라의 장대하고 준수하며 시초부터 두려움이 되며 강성하여 대적을 밟는 백성에게서 만군의 여호와께 드릴 예물을 가지고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을 두신 곳 시온 산에 이르리라.”(사 18:1-7)

이사야 당시의 구스는 애굽을 다스리고 앗수르와 견줄 만큼 강성했다. 이집트 25왕조를 약 80년간(715-603 BC) 통제한 구스의 옛 영토는 현재의 수단과 소말리아까지 포함했다. 이스라엘은 이미 멸망당했기에 위협을 느낀 유다의 히스기야는 강대국 구스와 제휴하여 앗수르 제국에 대항하였다. ‘날개 치는 땅’인 구스의 디르하가(Tirhakah)는 실제로 앗수르를 치러 갔고(사 37:9) 이사야는 구스와의 제휴를 비판했다. 당시 애굽의 화가들은 구스의 주권을 상징하기 위해 넓게 펼친 날개로 표시했다. 구스의 사바코(Sabaco) 왕이 이집트를 점령하면서 이집트 25왕조는 구스 왕국에 의해 거의 1세기 동안 통치되었다(주전 747-656). 바로 이 시기에 이사야가 구스에 대한 예언을 했다.

날개 치는 소리, 갈대배를 물에 띄우고 사자를 수로로 보내며, 장대하고, 대적을 밟는 백성, 그리고 강들이 흘러 나누인 나라의 다섯 특징을 가진 나라로 미국이라 해석하는 이들도 있으나 지나친 해석이다. 그렇게 간주할 만한 점들이 있지만 당연히 고대의 강대국이었던 구스에 대한 묘사로 이해함이 옳다. 신흥 강국으로 일어선 앗수르를 견제하기 위해 한때 강국이었던 구스가 사자들을 유다에 파송해 공동전선 펼 것을 요청했다. 하나님은 구스의 의도를 못마땅해 하셨고 선지자를 파송해 고국으로 돌아갈 것을 명했다. 하나님은 구스인들에 대한 구원의 계획을 갖고 계셨다. 열국들의 움직임을 살피시던 하나님이 마치 풍성한 포도나무의 결실을 위해 농부가 때에 맞게 나뭇가지를 다듬듯 앗수르를 다루실 것이다. 고요한 감찰자이신 하나님이 열국을 향한 심판의 채찍을 휘두르실 것이다. 강대국의 도움 없이도 하나님은 실제로 산헤립의 대군을 파하셨다(701 BC). 하룻밤 사이에 185,000명의 대군이 몰살당했다. 회심을 통해 구스인들은 시온을 찾아와 하나님께 감사의 예물을 드리게 될 것이다. 하나님께 대항했던 구스는 회심을 통해 하나님을 경배함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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