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치통엔 무조건 그 약이 아니라 턱관절치과

 

이원유 원장 - 연세이원유치과의원원장, 전 연세대 교수, 교정전문의, 워싱턴주립대 교정과 초빙교수, 켄터키대학 구강안면통증센터 초빙교수, 세계치과교정학회, 미국치과교정학회, 구강안면통증학회, 아시아 임플란트학회 회원, 아시아 두개안면장애학회 회원, 대한치과교정학회 정회원, 대한치과이식임플란트학회 회원

요즘 같이 갑자기 추워지는 날씨에는 머리가 지끈지끈하는 통증을 종종 느끼게 된다. 갑작스러운 환경변화와 사회생활의 스트레스로 인한 두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산업화 사회로 갈수록 근골계 질환 환자들이 늘고 있으며, 특히 선진국은 1/4 정도가 두통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그런데 ‘두통’으로 고생하시는 분 중에 혹시 '두통'이 턱관절 부위의 근골격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보셨는지 궁금하다.

예전에 어느 방송국에서 ‘턱관절장애와 두통’에 관하여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 TV 방송을 보시고 중년 여성분이 찾아오셨는데, 그분의 말에 의하면 30여 년간 원인 모를 '편두통'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하셨다. 거의 매일 지끈거리는 편두통으로 여러 병원에 다니면서, CT 등 검사를 받아도 원인을 찾을 수 없어서 진통제만으로 버티며 살고 있다는 것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찾아오신 이 분은 아스피린이나 판피린 등 진통제를 거의 매일 드셔서 그랬는지, 본인 스스로 '아스피린 아줌마'라고 소개하셨다.

이 분의 턱관절을 검사해 보니 턱관절 주위의 음식을 씹는 근육에 문제가 있었다. 음식을 씹는 근육을 저작근이라고 하는데, 검사 결과 근육에 매우 단단한 띠가 만져졌고, 눌렀을 때 심한 통증을 호소하였다. 그래서 턱관절 장애를 치료한 결과, 더 이상 진통제를 복용하지 않고도 두통이 사라져 매우 행복해 하셨다.

일반인들이 말하는 '편두통'은 머리 양 쪽이 아닌 '한 쪽에 발생하는 두통'을 말하며, 인구의 10% 정도에서 발병한다. 원인은 주로 뇌 안에, 즉 두개골 안의 혈관과 뇌신경의 이상에 의하여 발생하며, 가족력이 있어 유전적 요인이 크다. 편두통의 통증을 전조기, 두통기, 회복기 등의 3~4단계로 구분하며, 전조기에는 매우 신경이 예민해지며 눈에 번쩍이는 증상(aura)을 호소하기도 한다. 두통기에는 극심한 통증과 함께 구토, 안구통, 빛과 소리에 회피 반응까지 일어난다.

하지만 '턱관절에 의한 두통'은 이러한 전조증상과 심각한 발작성 통증이 없고, 목과 어깨가 아플 때 두통이 동반하기도 한다. 턱관절로 인한 두통의 강도는 편두통처럼 극심하지 않고, 스트레스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어, 스트레스가 심하면 더 심해지고, 스트레스가 없어지면 약해진다.

그렇다면 턱관절로 인한 두통은 왜 생기는 것일까? 우리가 음식물을 씹을 때 사용하는 저작근은 ‘깨물근’과 ‘측두근’이 주로 담당하는데, ‘깨물근’은 아래턱의 귀밑 아래, ‘측두근’은 관자놀이에 위치해 있다. 근육이 단단하게 뭉친 것을 발통점(trigger point)라고 하고, 발통점에서 발생하는 통증을 '근막통증'이라고 한다. 발통점은 근육의 통증 바로 그 자리에 나타나기도 하고, 엉뚱하게 다른 곳에 나타나기도 하는데, 엉뚱한 곳으로 전이되는 통증을 연관통(referred pain)이라고 한다. 바로 목, 어깨, 승모근의 발통점이 ‘중추신경의 흥분’ 등에 의하여 측두부에 통증을 일으켜 관자놀이 부위에 두통이 발생한다. 이런 근육의 연관통은 턱이나 얼굴뿐 아니라 허리 등 여러 곳에서도 나타난다.

그러면 왜 목과 어깨의 통증이 두통을 일으킬까? 승모근의 목신경과 얼굴 부위의 삼차신경이 각각 두 가닥 전선으로 신경들의 연결 집합소인 삼차 신경절이라는 곳에 모이게 되는데, 이것을 전기 배선 회로에 비유하면 배전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즉, 배전반에 두 신경이 물려 있어서 어깨의 통증 신호가 지속해서 유입되거나, 또는 폭주하게 되면 배전반의 역할을 하는 중추 신경계가 흥분되고 과열되어 오작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배전반에 과부하가 걸리면 배전반이 뜨거워지고 전선이 합선되고, 누전되듯이 신호전달체계가 교란되어 중앙모니터에 이상신호가 잡히는 것과 같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와 다르거나 이상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즉, 아픈 원인(origin)과 아픈 장소(site)가 다르게 된다.

통증의 양상을 잘 구분하면 '진짜 편두통'과 '턱관절에 의한 두통'을 구분할 수 있다. ‘턱관절에 의한 두통'은 요즘 현대인들에게 쉽사리 찾아볼 수 있는 통증이다. 그래서 요즘 미국에서는 두통을 턱관절장애 전문 치과에서 치료하고 있다. 턱관절 장애는 두통 뿐 아니라 중추 신경계의 지나치게 자극된 징후로 원인불명성 안면 통증, 이명, 귀통증, 어지러움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무심코 지나가는 통증은 건강을 해롭게 한다. 혹시 편두통이라고 생각하시고 계신다면, 턱관절 통증에 의한 두통을 의심해 보시기 바란다. 턱관절 장애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치과에서 치료할 수 있다. 백세 건강도 통증 없이, 두통 없이 지킬 수 있다.

 

압구정역에서 가까운 <연세이원유치과> 이원유 원장(소망교회 장로)의 치료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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