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백두산’(이병헌, 하정우 주연)이 놀라운 흥행을 기록하며 개봉 이후 순항하고 있다. 남북간 미묘한 현실 상황 속에서 가능성 있는 자연 재해 위협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라 긴장감이 높다는 평이다. 백두산은 죽은 화산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1만여 년 전까지 여러 차례 분화했고 언제든 다시 분화할 수 있는 활화산이다. 1000년 전인 10세기에 기록한 ‘밀레니엄 분화’는 1만 년 내 지구에서 가장 강력했던 분화에 속한다. 백두산 분화는 지금도 가능한 일일까? 성경은 화산과 지진에 대해 어떻게 말할까?

1. 백두산은 사화산인가 휴화산인가(백두산 폭발의 징조)

1980년대까지만 해도 학교에서 백두산이나 한라산은 활동이 멈춘 사화산(死火山)이라고 가르쳤다. 지금은 아무도 백두산이나 한라산을 사화산이라 말하지 않는다. 백두산이나 한라산은 언젠가 다시 활동을 개시할 휴화산(休火山)인 것이다. 화산은 갑자기 폭발하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극적 재난을 강조하기 위해 화산이 돌변하여 폭발한 듯 강조하나 실은 그 전조 증상이 있기 마련이다. 폭발 화산 주변의 지진 빈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지하의 마그마가 상승하면서 산 정상부가 부풀어 오르고 지각 아래 맨틀에서 올라오는 헬륨 가스 농도가 높아지는 등 화산 폭발의 전조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미 백두산 주변은 2002년부터 한 달에 250여 차례의 지진이 계속되고 있으며 산 정상부 주변에서 발견되는 지표 균열 현상(마그마가 부풀어 오르는 증거)과 맨틀에서 올라오는 헬륨 가스 농도가 높아지는 등 화산 폭발의 전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백두산이 사화산이 아니라는 증거이다. 한라산도 조선시대 편찬된 고려사에 보면 목종 5년(1002년) 분출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한라산은 1002년 뿐 아니라 1007년에도 분출 기록이 있으며 백두산도 발해 시대 이후에도 1668년, 1702년, 1903년 분출 기록이 남아있다.

울산시교육청의 소원주 장학관은 백두산 대폭발과 화산재에 숨겨진 지구과학적ㆍ역사적 의미에 대해 연구하여 지난 1990년부터 지금까지 연구한 결과를 '백두산 대폭발의 비밀'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발간(사이언스북스 펴냄)한 적이 있다. 과거 과학동아는 1천 년 전 백두산 폭발의 잿더미가 일본 열도까지 날아간 지층 사진의 증거를 공개하기도 했다. 소 장학관은 지난 1989∼1991년 일본 문부성 장학생으로 히로사키(弘前) 대학에서 지질학을 공부하다가 화산학자 마치다 히로시(町田洋) 교수를 만난 인연에서 백두산 화산 연구가 비롯했다고 말한다. 그는 당시 일본 헤이안(平安) 시대의 유적 발굴 작업에 참가해 한국인 최초로 일본 땅에서 백두산 화산재를 발견하기도 했다.

그는 "10세기 중반, 백두산이 대폭발을 일으켰고 그 화산재가 편서풍을 타고 1천km 이상 떨어진 일본까지 날아갔다"며 "당시의 이 엄청난 폭발은 발해 멸망의 수수께끼를 풀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마치다 교수는 일본으로 날아온 화산재의 이름을 '백두산(Beagdusan)'이라고 붙여놓았다.

‘해동성국’(海東盛國)이라 불리며 강성했던 발해(渤海)가 멸망한 직접적인 원인은 거란과의 전쟁이라는 주장이 지배적이지만, 화산재가 일본까지 날아갈 정도의 대 폭발이었으니, 간접적으로는 화산 폭발로 민심이 혼란해지면서 나라가 분열됐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 2007년 12월 20일, 개성에서 개최된 남북보건환경 회담에서 북한은 느닷없이 백두산 화산 폭발에 대비에 지진계를 설치해 줄 것을 요구했던 적이 있다. 북한도 무언가 불안한 징조를 느끼고 있다는 증거이다.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윤성효 교수는 기상청 주최의 ‘백두산 화산 위기와 대응’ 세미나에서 2014∼2015년 백두산 화산이 폭발할 수 있다는 중국 화산학자들의 견해를 전한 적이 있다. 윤 교수는 만일 백두산이 정말 폭발한다면 그 위력이 최근 있었던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보다 더 위력적일 것으로 전망한다. 윤 교수는 “2010년 봄 아이슬란드 화산의 분출물은 0.11㎦에 화산폭발지수는 4였으나 대량의 수증기가 생기고 화산재로 인한 피해가 컸다”며 “하지만 백두산이 1천 년 전 분화했을 때 분출물은 83∼117㎦, 화산폭발지수는 7.4였다. 정상부에 20억t의 물을 담은 백두산이 분화하면 이보다 훨씬 심각한 화산폭발이 일어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KBS의 시뮬레이션 결과 만일 백두산이 폭발한다면 화산재는 함경도를 거쳐 동해, 일본 방향으로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남한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지만 북한의 경우 백두산 주변은 화산재가 1m 이상, 함경북도에는 5cm 이상 덮이는 직접적 피해가 발생할 거로 보고 있다. 하지만 남한에도 유무형의 직간접적 피해가 발생할 것이다.

2. 화산 폭발의 위력

백두산 말고도 역사적으로 유명한 몇 가지 화산 폭발이 있었다. 로마 귀족들의 휴양 도시였던 폼페이의 베수비오 화산, 인도네시아의 크라카토아, 미국의 세인트 헬렌 등이 그것이다.

베수비오 화산은 서기 79년, 엄청난 규모의 폭발을 일으키며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폼페이를 5~6m 두께의 화산재로 덮어버렸다. 이로 인해, 5000 여 명에 달하는 폼페이 시민과 도시 전체는 한 순간에 그 자취를 감추어버렸다. 당시 폼페이는 농업과 상업의 중심지였으며 로마 귀족들의 휴양지로 인기가 높았는데, 폼페이 최후의 날에 대해선 오랫동안 미스터리에 싸여 있었다. 하지만, 1748년 화산재에 묻힌 도시가 발굴되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그 베일이 벗겨지고 있다. 현재까지 약 3분의 2 이상 발굴이 진행되면서 광장, 목욕탕, 원형극장, 약국 유적지를 통해 당시 발달된 문명생활을 엿볼 수 있게 되었다.

베수비오 화산은 1500년 동안 조용했기 때문에, 당시 사람들은 화산인지조차 알지 못했다. 주후 79년 8월 24일, 그날도 여느 때와 다르지 않았다. 도시 전체에서 약간의 진동이 감지됐지만, 폼페이 시민들은 아무도 눈치를 채지 못했다. 라틴어에는 화산이란 단어조차 존재하지 않을 정도로, 폼페이 시민들은 화산의 폭발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지 못했다. 폭발의 전조 증상인 지진은 물론 많이 있었다. 하지만 그 징조를 눈치채지 못했던 것이다. 폼페이 최후의 날을 기록한 소플리니우스의 삼촌이자 당시 로마 함대 사령관이었던 대(大)플리니우스만이 화산 활동을 연구하고 있었다.

화산이 폭발을 시작하자 굉장한 폭음과 함께 하늘 높이 기둥처럼 치솟은 화산쇄설물들은 바람을 따라 폼페이 쪽으로 몰려갔고, 햇살이 가득했던 대낮은 갑자기 칠흑 같은 어둠으로 뒤덮였다.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곧 하늘로 높이 치솟았던 뜨거운 돌덩이들이 차가와지면서 더 단단해지더니 폼페이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시속 200km의 속도로 떨어지는 돌덩이들은 어마어마한 충격을 가져다주었으며, 쌓이는 화산쇄설물의 무게를 감당 못해 집들은 힘없이 무너져 내려앉았다.

베수비오 화산이 뿜어댄 화산재는 18시간 동안 100억 톤에 달했고 암석파편을 뿜어댔다. 로마에서 구조대를 파견했지만, 화산 폭발의 참상은 너무도 끔찍했다. 그 후 1500년 동안 폼페이는 땅 속에 묻혀 완전히 잊혔다가, 1594년 수로 공사를 하던 중에 우연히 발견됐고, 그로부터 현재까지 100년 넘게 폼페이 유적지 발굴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1990년대 초 국내에서도 예술의 전당에서 폼페이 유물 전시회가 열린 적이 있었다. 전시회를 통해 드러난 적나라한 유물들을 통해 베수비오 화산이 얼마나 급작스럽게 닥친 화산 폭발이었는가를 알 수 있었다. 이 화산이 폭발하기 전 사도 바울은 로마로 압송되어 가면서 이 도시 근처를 지나갔을 것이다. 이때는 이미 로마에 그리스도인들이 많이 생겨났을 때였다. 그래서 혹시 폼페이 유적 가운데 기독교를 상징하는 유적의 흔적이 혹시라도 남아있을지 유물 한편 한편을 유심히 살펴보았던 기억이 난다. 그 같은 습성은 이탈리아나 그리스의 여러 고대 고고학 박물관을 다니면서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폼페이 유적은 죽음의 공포 속에서 발버둥치는 모습 등이 그대로 드러나 있고, 그 순간에도 재물의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금붙이를 끌어안은 채 그대로 화석이 된 사람의 모습과, 장례식을 치르고 있었던 듯 보이는 문상객들이 그대로 자신들의 장례식에 참석해 있는 모습도 있었다. 어린 아이를 품에 안고 숨진 어머니와 몸매가 드러난 소녀의 적나라한 시신도 있었다. 국내 전시물 가운데는 로마 휴양 도시 폼페이가 얼마나 환락이 심한 도시였는지를 보여주는 아주 민망한 자료들도 많았다. 필자의 둘째 딸이 아직 유치원도 들어가지 않았던 나이 였는 데 갑자기 한 전시실에 들어갔다가 튀어나오더니 “아빠, 여기는 우리가 들어가는 곳이 아니야” 하면서 나를 그곳으로 밀어 넣던 생각이 난다. 지금도 우리 딸 아이가 무엇을 보고 느꼈기에 그런 행동을 했는지 궁금하다. 그 전시실은 폼페이가 환락의 도시였음을 증거하고 있었다.

크라카토아(Krakatoa) 화산 폭발은 1883년 8월 27일 인도네시아의 자바섬 근처에서 있었던 폭발이었다. 이 섬의 이름이 크라카토아였다. 이 화산으로 파고가 15미터가 넘는 해일이 일어났고, 화산재와 분출한 수증기로 인하여 주위에는 6주 동안이나 비가 내렸다. 3만 6천 명이 희생되었고 지구는 이 화산 폭발로 인하여 전 세계적으로 3년 동안이나 기온이 떨어졌다. 화산에 의한 커다란 폭발음은 호주에 까지 귀가 찢어질듯 커다랗게 들렸다고 한다.

지중해 연안 텔라섬 폭발도 있었다. 지진학자들은 텔라섬의 화산은 크라카토아 섬 폭발의 4배 규모였을 거라고 추정한다. 영국의 고고학자 마리나토스의 계산이다. 텔라 섬의 화산 폭발은 백 킬로미터 떨어진 크레타 섬 파괴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세인트 헬렌스 화산은 최근 다시 활동을 시작하여 주목을 받고 있는 산이다. 미 워싱턴주 Skamania County에 위치한 화산으로 시애틀에서 남쪽으로 96마일(154km), 오레곤 포틀랜드에서 북동쪽으로 53마일(85km)가량 떨어져 있다. 세인트 헬렌(Mount St. Helens)이란 이 산의 명칭은 지난 18세기경 이 지역 일대를 탐사한 탐험가 조지 밴쿠버(George Vancouver)의 친구인 영국 정치인인 세인트 헬렌스 경(Lord St. Helens)에서 따온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놀랍게도 이 세인트 헬렌스 산은 우리의 광주민주화운동의 상징적 날인 지난 1980년 5월 18일 아침 8시 30분 대폭발이 일어났다. 이는 미국 역사상 가장 치명적이면서 가장 경제학적으로 파괴적인 화산 폭발이었다. 57명이 죽고, 250채의 가옥과 47개의 다리, 15마일 가량의 철로, 고속도로 185마일이 파괴되었다. 이 거대한 폭발 큰 산사태(debris avalanche)가 났으며 산 정상 높이가 9,677피트(2,950m)에서 8,365피트(2,550m)로 낮아지고, 폭이 1마일 가량되는 말발굽모양의 분화구가 생성되었다. 백두산보다 높았던 산이 그만 화산 폭발로 백두산보다도 낮아져버렸다.

이 여파로 미정부는 이 지역을 세인트 헬렌스 국립 화산 유적지(Mount St. Helens National Volcanic Monumnet)로 지정하고 과학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도 방문한 적이 있는 창조론자 스티브 오스틴(Steve Austin)은 이 지역의 격변을 연구하여 진화론적 지질학인 동일과정설(同一過程說, Uniformitarianism)에 대응하는 격변론적(激變論的) 지층형성과 격변론적 석탄형성모델을 연구 발표하고 있다.

3. 우리의 백두산과 일본의 후지산-아소산, 같은 고민?

일본을 대표하는 명산 후지산(富士山)이나 규슈 구마모토현의 아소산도 화산이다. 후지산 높이는 백두산보다 1천 미터나 더 높은 약 3776m이다. 후지산은 동경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 일본 시즈오카현 북동부와 야마나시현 남부에 걸쳐 있는 산이다. 후지산은 781년을 시작으로 1707년 마지막으로 분화했고 현재는 휴화산 상태다. 최근 이 일본 후지산이 분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일본 열도가 긴장하고 있다. 후지산 아래로 지진을 유발하는 활성단층(活性斷層)이 있어 큰 지진이 날 경우 후지산이 통째로 붕괴할지도 모른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보고되고 있다. 도쿄대 지진연구소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단층은 길이가 약 30km에 이르고 후지산에서 10여km 밑에 위치하고 있다. 연구팀은 후지산이 폭발할 경우 산의 측면이 대규모로 무너질 가능성이 있으며, 폭발 시 5m 높이의 흙과 돌덩이가 쓰나미처럼 바다까지 휩쓸고 갈 것이라 예상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후지산의 대규모 분화 가능성에 대비해 지자체간 협의회를 발족시키고 관련 단체들의 회담을 통해 후지산이 폭발할 경우에 대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회담에는 일본 내각부와 기상청, 시즈오카·야마나시·카나가와 현의 재해 방지 담당자, 화산 전문가 등이 참여하고 있다. 규슈 지역의 대표 화산인 아소산은 여전히 크고 작은 분화가 계속되고 있는 활화산으로 일본 당국은 그 분화의 규모에 따라 수시로 관광객들을 통제하고 있다. 활화산에서 갑자기 커다란 분화가 일어나면 화산탄이 수킬로미터를 날아갈 수 있기 때문에 화산의 나라 일본은 관광과 안전 사이에서 당국자들의 고민이 여전히 크다.

일본의 최근 빈발한 지진과 초유의 쓰나미 사태는 후지산 뿐 아니라 한반도의 백두산 주변 지진과 화산 폭발에 대한 관심과 우려도 증폭시키고 있다. 백두산 폭발은 어쩌면 우리 민족의 미래를 좌우하는 대재앙이나 변곡점이 될 수도 있다. 만약 백두산에서 분화가 일어나면 분출한 마그마는 '천지'에 있는 물 204억 ㎥와 섞여 흐르면서 북한과 중국 주변에 국가적 대재앙이 될 것이다. 또한 백두산 대폭발 시 과연 북한의 핵시설이나 남한의 핵발전소는 온전할 것인가? 도대체 무슨 준비가 있기는 한 것인가?

사실 서울이나 대구-경주-포항이나 충남이나 북한의 평양 등은 지진 안전 지대가 결코 아니다. 사실 지구촌 어디든 엄밀한 의미의 안전지대가 어디 있는가? 하지만 무슨 꼼꼼한 매뉴얼이나 대비 태세가 있다는 말은 전혀 들어 본 적이 없다. 우리는 대 쓰나미를 통해 일본과 같이 매뉴얼에 익숙하고 재난 대비에 철저한 나라도 대재앙 앞에서는 무기력함을 체험하였다. 하물며 안전망이 허술한 우리나라에 그같은 급변 사태가 온다면 어찌할 것인가! 최근 일본 도후쿠대(東北大)의 다니구치 히로미쓰 명예교수는 백두산이 20년 안에 분화할 확률이 99%라고 예상했다. 지진과 화산이 잦은 일본 학자의 주장을 흘려 듣지 말아야 한다. 이에 대해 최근 중국학자의 반론도 있었다. 하지만 지진과 화산 분화는 분명 있다. 이렇게 전문가 사이에 그 활동 시기가 언제냐 하는 문제만 남아있을 뿐이다. 일찌감치 대비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4. 성경은 지진과 화산에 대해

이 모든 일을 통해 화산과 지진은 일정한 부분에 있어 많은 연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무엇보다 우리 인간이 자연 앞에 얼마나 왜소한 존재인가도 알 수 있다. 지진과 화산은 우리 인간을 겸손하고 진지하게 만드는 도구이기도 하다. 성경에는 지진 이야기는 많이 등장한다. 넓은 의미에서 성경은 지진으로 시작해서 지진으로 끝나는 책이다. 성경은 세상 끝의 징조로 처처에 기근과 지진이 있을 거라고(마 24:7) 말한다. 지구는 지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하나님의 큰힘으로 창조되었으며(창 1:2) 언젠가는 땅뿐만 아니라 하늘까지 크게 요동칠 거라고 경고(히 12:26∼28)하고 있다. 지진은 우리들에게 인간의 왜소함과 하나님 앞에 겸손해질 것을 끊임없이 요구한다. 그리고 시편 기자는 지진으로 갈라진 땅의 틈이 메워지고 회복되도록 기도하고 있다(시 60:1∼2).

그런데 성경에 지진 이야기는 많으나 화산 이야기는 거의 눈에 띠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인류 새출발의 무대 아라랏산이 화산이다. 또한 지진과 화산이 밀접한 관련이 있음도 알았다. 다만 성경에 화산이 아닌 지진 이야기가 주로 등장하는 이유는 아마 성경의 주요 무대인 가나안 지역 주변에 활동성을 가진 유명한 화산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화산은 폭발이 시작되고 나서 대비하려 하면 이미 그 시기를 놓칠 수 있다. 그동안 큰 지진과 화산 폭발을 겪어 보지 못한 우리나라는 이 방면에 전문가가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제 이념을 떠나 남북한과 중국은 백두산 지질 연구에 서둘러 나서고 서로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다. 하나님과 하나님이 주신 자연 앞에 우리 인간은 늘 겸손하고 기도해야 함은 물론이다. 죽음과 자연 앞에 무기력하고 유한한 인간들이 창조주 하나님을 가볍게 여기고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교만한 일이던가! 인간은 재난이 없어도 누구나 평등하게 죽는다. Memento Mori(히 9:27)!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소장, 평택대 <과학과 신학> 교수, 환경공학, 조직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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