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멜버른의 연구팀은 중국 밖에서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실험실에서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피터 도허티 감염·면역연구소(Peter Doherty Institute for Infection and Immunity)의 연구팀에 따르면, 1월 25일 호주에서 확진된 첫 번째 환자에게서 채취된 바이러스를 분리했다고 한다.

"우리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에 따라, 이 바이러스를 전세계의 연구실과 공유함으로써 정확한 진단검사 및 백신 개발에 기여할 것이다"라고 도허티 연구소의 마이크 캐턴 부소장은 말했다.

중국의 과학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실험실에서 배양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바이러스 샘플을 다른 나라와 공유하지 않고 있으며, 지금껏 유전자 시퀀스만 공유해 왔다. 도허티 연구소에서 바이러스 확인을 지휘하는 줄리언 드루스에 따르면, 지금껏 중국 밖에서 바이러스를 배양하기가 매우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동(同)연구소는 '감염 진단'과 '바이러스의 분리 및 배양'에 관한 전문가를 모두 보유한 덕분에 바이러스를 어렵지 않게 배양할 수 있었다고 한다.

캐턴에 따르면, 바이러스 샘플을 보유하고 있으면 특이적인 면역세포(항체)를 탐지하는 검사를 개발함으로써, 신종바이러스에 감염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 검사는 특히 경증 및 무증상 환자들에게 유용한데, 바이러스 샘플이 없을 경우 항체검사를 개발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그는 말했다.

중국 선전(深圳)의 한 가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한 어린이가 신종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지만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WHO에 따르면, 중국 밖에서 3명의 무증상 환자가 보고되었다고 한다.

호주 브리즈번 소재 퀸즐랜드 대학교의 이언 맥케이(바이러스학)는 도허티 연구소의 발표를 '판타스틱한 뉴스'라며 반기고 있다. 그에 따르면, 실험실에서 배양된 샘플은 배지와 동물숙주 속의 바이러스 행동을 연구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한다. "바이러스 샘플은 분자진단검사를 검증하는 데 유용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연구실에서는 '완전한 바이러스'를 멀리하고 부분적 유전체를 기반으로 합성된 '부분품'을 선호해 왔다"라고 그는 말했다.

양병찬(약사, 번역가)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풍부한 인생경험을 살려 의약학, 생명과학, 경영경제, 스포츠, 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서적들을 번역 출간했다. 매주 Nature와 Science에 실리는 특집기사 중에서 바이오와 의약학에 관한 것들을 엄선하여 실시간으로 번역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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