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배 교수의 구약이야기(163) - 요나서 (2)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그리스도대 구약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전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전 부회장, KC대 전 총장

 

“내가 받는 고난으로 말미암아 여호와께 불러 아뢰었더니 주께서 내게 대답하셨고 내가 스올의 뱃속에서 부르짖었더니 주께서 내 음성을 들으셨나이다”(욘2:2).

 

요나서는 유대 민족주의와 보편적 세계주의가 맞닥뜨리는 책이다. 에스라서와 느헤미야서를 통해 유대 국수주의(nationalism)로 나가는 길목에서 요나서는 민족주의를 넘어서 적국까지도 포용하고 품는 세계적 개방주의를 보여주고 있다. “여호와께 기도하여 이르되 여호와여 내가 고국에 있을 때에 이러하겠다고 말씀하지 아니하였나이까 그러므로 내가 빨리 다시스로 도망하였사오니 주께서는 은혜로우시며 자비로우시며 노하기를 더디하시며 인애가 크시사 뜻을 돌이켜 재앙을 내리지 아니하시는 하나님이신 줄을 내가 알았음이니이다”(욘4:2). 고국에 있는 요나와 앗시리아의 수도 니느웨성을 멸하지 아니하시는 주님 사이에 간극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 요나서는 회개할 앗시리아 니느웨가 재앙을 맞지 않을 가능성을 예시(豫示)하며 하나님의 우주적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요나는 비둘기라는 이름을 가진 예언자로서 북왕국의 왕 여로보암 2세(주전 787-747년)때 아밋대의 아들 요나라는 선지자가 예언하기를 잃어버린 지역이 회복하리라고 말한다.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의 종 가드헤벨 아밋대의 아들 선지자 요나를 통하여 하신 말씀과 같이 여로보암이 이스라엘의 영토를 회복하되 하맛 어귀에서부터 아라바 바다까지 하였으니”(왕하14:25). 이 시대의 요나는 아모스와 동시대에 예언하였지만 후기 바벨론 포로 시대 이후의 정경화 과정에서 보편적 사랑이 이방인에게까지 구원의 가능성을 가지고 긍휼을 가지신 교훈적 이야기로 주전4-3세기에 쓰여 졌다고 본다(쉬미트). 그래서 후기 포로기 이후 시대에 이 예언자는 ‘민족적 구원의 예언자’가 영웅이 되었는데 어떻게 비둘기라는 요나라는 이름으로 늘 웃는 낯으로서 혹은 더 좋게 어리석은 본성을 가진 사람으로 나타나는가? 이는 하나님의 긍휼한 사랑을 나타내기 위하여 그렇다고 본다. 요나서는 12소선지서의 일부로 들어가서 전면에서 선지서가 말하는 하나님의 예언을 드러내는 책이 되었던 것이다. 이는 요나서가 가지고 있는 보편주의(Universalism)의 특성이 룻기나 에스더서, 다니엘서 등과 같이 하나님의 보편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주전 4세기 페르시아 시대 말에 최종 편집되었을 가능성을 말한다(앤더슨).

원래 요나서는 좀 더 긴 ‘물고기 이야기’였는데, 오늘의 요나서로 변형되었을 것이라 말한다. 고래의 뱃속에 들어간 요나는 바다 7곳을 돌아다니는 큰 고래의 배 속에서 삼 일간 돌아다닌다. 그러다가 토함을 받아서 살아난다. 이는 많은 상상력을 불어 일으키는 이야기이지만 요나의 사명과 하나님의 사랑이 초점이 되고 있는 말씀으로 다가온다. 요나서의 구조를 보면 요나서 1-2장은 바다에서 있는 이야기이고, 요나서 3-4장은 육지에서 있는 이야기로 반분된다. 바다에서 이야기는 요나서1:1-3 사명과 도망감, 요나서1:4-16절은 선상에서 폭풍속의 위험에서 잔잔해지는 이야기를 말하고 있다. 또 요나서 1:17-2:10절에서는 요나가 삼 일 낮과 밤을 물고기 뱃속에서 있는 장면을 보여준다. 2:3-10절은 감사시편으로 고난과 탄식의 순간에서 회개를 통한 구원과 감사의 단계로 나가는 시편의 구조를 보여준다. 인생의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개인이나 국가의 모습도 이와 같은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물이 나를 영혼까지 둘렀사오며 깊음이 나를 에워싸고 바다풀이 내 머리를 감쌌나이다. 내가 산의 뿌리까지 내려갔사오며 땅이 그 빗장으로 나를 오래도록 막았사오나 나의 하나님 여호와여 주께서 내 생명을 구덩이에서 건지셨나이다.”(욘2:5-6).

바다는 혼돈의 세력을 말하며 어둠의 상황을 이야기 하지만 육지에서는 사명을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할 수 있는 장(場)이 된다. 그래서 육지에서 요나서 3장은 새로운 사명(1-3절)과 니느웨 성에서 선포(4절) 인간과 짐승들의 탄원의 금식(5-9절) 하나님의 돌이킴(10절)을 보여준다. 4장에서는 결국 땅에서 하나님의 관대한 처분에 대한 요나의 분노가 나타난다. 이것은 하나님의 생각과 인간의 생각이 다르고 하나님의 뜻과 인간의 뜻이 다른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하나님이 그들이 행한 것 곧 그 악한 길에서 돌이켜 떠난 것을 보시고 하나님이 뜻을 돌이키사 그들에게 내리리라고 말씀하신 재앙을 내리지 아니하시니라”(욘3:10).

오늘 일어나고 있는 우한 폐렴 바이러스 전염병은 하나님을 떠난 재앙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요나에게서 보여주는 심판의 연기와 하나님의 인내는 그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기도와 간구로서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구하며 앗시리아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며 중보해야 할 때이다. 그것이 우리의 평안을 구하는 길이다.

“주의 크고 영화로운 날이 이르기 전에 해가 변하여 어두워지고 달이 변하여 피가 되리라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행2: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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